문대찬
기성용과 폭로자, 한 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축구 국가대표 기성용. 연합뉴스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까. 축구 국가대표 기성용의 ‘폭행 논란’이 법적 공방으로 확대될 전망이다.지난 24일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는 보도자료를 내고 축구 선수 출신인 C 씨와 D 씨가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초 선배인 A 선수와 B 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이에 기성용이 정황상 가해자 선수 A로 특정됐다.기성용 측은 곧바로 “사실 무근”이라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기성용은 25일 개인 SNS를 통해 “결코 그러한 일이 없었다. 제 축구 인생을 걸고 말씀드린다”며 “고통 받는 가족들을 위해 법적 조치 등 모든 것을 동원해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방향을 잃었던 여론은 기성용에 의한 피해 사실을 제보한 C와 D 씨 역시, 중학생 시절 후배들을 성폭행한 가해자였다는 한 축구인의 제보로 인해 급변했다. C‧D와 함께 중학교 축구부에 몸을 담았던 한 축구인은 “C와 D가 3학년 때 후배들에게 강압적으로 성폭력을 자행해 큰 소동이 빚어졌다. 자신의 성기를 만지게 하거나, 자위행위를 강요했고, 돈을 빼앗기도 했다. 당시 미디어에 보도가 됐을 정도로 떠들썩한 사건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C 씨와 D 씨는 돌연 ‘진실공방을 멈추고 싶다’며 한 발 물러섰다. 이들은 자신들의 신원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축구계에 알려지면서 심적으로 큰 압박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입장을 바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기성용을 옹호하는 여론도 힘을 얻었다.그런데 26일 C, D 씨가 다시 적극적인 진실 공방을 예고하면서 또 한 번 국면이 변했다.박 변호사는 “기성용 선수가 성폭력을 가한 건 사실”이라며 “충분하고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기성용 측이 폭로자를 회유하려 한 정황이 담긴 통화 녹취록도 확보했는데, 기성용 측은 D씨와 70통 가량의 통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박 변호사는 “첫 보도자료를 낸 이후 기성용 측의 압박이 있었다”면서 “기성용 측이 C 씨와 D 씨에게 정정 보도문을 배포하도록 회유했고, 이미 축구계에 신상이 드러난 C 씨와 D 씨가 괴로움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증거들은 기성용 선수의 최소한의 인격을 보호하기 위해 선수 본인 또는 소속 클럽 이외에는 제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려 한다”면서도 “기성용 선수 측의 비도덕 행태가 계속된다면 부득이 공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압박에 나섰다.박 변호사는 C, D 씨가 오히려 가해자였다는 폭로가 나온데 대해서는 “2004년도에 자신들이 저지른 학교폭력을 모두 인정하며,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이어 “해당사건의 경우 철저한 조사를 통해 C, D 씨 모두 엄한 징계 및 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다”며 “기성용 선수 및 다른 가해자의 성폭력 행위가 현재 쟁점”이라고 강조했다.폭로자 측이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진실 공방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 쪽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 중인만큼 단기간에 진위가 가려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