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계열사 수장 지각변동…타 금융지주 여파 가능성

기사승인 2021-02-27 0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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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계열사 수장 지각변동…타 금융지주 여파 가능성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하나금융지주가 그동안 예상을 깨고 일부 계열사 인사 개편을 단행했다. 그동안 연임하지 않겠다던 김정태 회장은 1년 추가로 임기를 이어가면서 4연속 지주 회장 자리를 차지했다. 반면 연임 가능성이 높았던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이번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후보로 등록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임기를 마무리한다. 

하나금융지주의 이 같은 인사 개편으로 타 금융지주 계열사 수장들의 변화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금융당국의 제재 심의와 주주총회 문턱도 넘어야 한다. 

하나금융, 대대적 인사 개편…연임 가능성 컸던 지성규 2+1 임기 못 채워

하나금융그룹이 주력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는 큰 폭의 인사를 단행했다. 차기 하나은행장으로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이 내정됐고, 차기 하나금융투자 대표에는 하나금융지주 이은형 부회장이 맡기로 했다.

박성호 차기 하나은행장은 하나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인물로 다양한 이력을 지닌 인재로 알려졋다. 그는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해 이후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은행장과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쳐 현재 하나은행 디지털리테일그룹 부행장을 담당했다. 

한때 연임에 무게가 실렸던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일반적인 은행장 임기인 2+1를 채우지 못하고 행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충격에도 지난해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컸다.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지 행장의 사퇴 배경에 대해 다양한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은행장은 (실적이 좋으면) 기본임기 2년에 플러스 알파를 받는다”며 “하나은행이 코로나19 충격에도 실적 선방했는데 연임이 되지 않은 것은 의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관련업계에서는 김정태 회장이 법률리스크와 세대교체를 고민한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타 금융지주도 안심하긴 일러…당국 재제·주총 넘어야

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해 나머지 금융지주사도 지난해 말 인사 개편을 발표한 바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연임이 확정됐고, 은행장 가운데 허인 KB국민은행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연임이 결정됐다. 증권 계열사 가운데 KB증권 박정림 대표가 1년 더 KB증권을 이끌게 됐다.

다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의 제재 심의가 남아있어서다. 앞서 금감원은 라임펀드 판매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태승 회장에게 ‘직무 정지’를, 진옥동 행장에게 ‘문책 경고’를 각각 사전 통보했다. 

또한 주주총회 문턱도 넘어야 한다. 금융지주사 사실상 최대주주로 불리는 국민연금이 연임 불가를 통보할 경우 임기 연장에서 실타래가 꼬일 수 있다. 최근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에 발맞춰 투자목적 변경과 금융지주 지분 확대로 적극적인 주주 활동에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3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shwan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