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병원도 'AZ 백신 접종' 시작…서울대병원 95% 이상 접종 동의율

임산부 등 제외 모든 직원 동참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통증 전혀 없어...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기사승인 2021-03-04 11:3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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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병원도 'AZ 백신 접종' 시작…서울대병원 95% 이상 접종 동의율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예상했던 것보다 통증이 전혀 없네요. 찔렀는지 잘 모를 정도로."

4일 상급종합병원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서울대병원이 첫 스타트를 끊었다. 백신 종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코로나19 진료 의료진을 제외한 병원 임직원 모두가 접종대상이다. 

백신 접종 의료진의 첫 소감은 '아프지 않다'였다. 첫 백신 접종에 나선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예상보다 통증이 없었다. 새로 개발된 주사기여서 그런지 전혀 통증이 없다"며 "긴장해서 그럴 수도 있고 아직 몇분 안 돼 그런 것도 같다"고 소감 전했다.

오전 9시쯤 서울대 어린이병원 임상강의실에서 시작된 백신 접종은 '예진표 작성-접수-예진-접종-접종 후 등록-이상반응 모니터링' 등 6가지 단계로 진행됐다. 

접종 첫날인 이날은 김 병원장을 비롯한 의료진 50여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다음 날부터 하루 1000명씩 접종해 열흘동안 직원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코로나19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 340명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다.

앞으로 이 병원에서는 토, 일요일을 포함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씩 접종이 진행된다. 서울대병원 직원의 백신 접종 동의율은 임직원 8900명 중 95%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임산부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직원이 접종 동참 의사를 밝힌 셈이다. 

김 병원장은 "임산부, 임신 예정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동의했다. 이 중엔 의료진만 있는게 아니라 조리사, 이송직원 등을 포함한 모든 직원이 포함됐다. 3월부터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도 사전에 의향서를 받았는데 대부분 동의했다"고 전했다.

여전히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 높은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특히 다른 백신보다 이날 접종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안이 높은 편이다.  

김 병원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벡터 백신으로 이미 인류와 굉장히 오랜 기간 함께해 온 백신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한 백신"이라며 "특별히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병원이 아랍에도 있는데 정책상 중국의 시노팜 백신을 맞게 됐다. 의료진 150명 대부분이 접종한 걸로 알고 있다. 항체 검사 이뤄진걸로 보면 양성률도 높았다. 백신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국민들이 순서대로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신 접종 후 '생각보다 아프지 않다'는 의견은 다른 의료진들에서도 나왔다. 이경이 서울대병원 간호본부장은 "평소 독감 백신보다 주사 부위 통증을 못 느꼈다. 보통 백신을 맞을 때 근육이 뻐근한 느낌이 있었는데 아직까지 그런 느낌은 없다"고 했다.

이 병원 간호사 중 첫 접종자인 이 본부장은 "모든 직원들이 안전하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면 하고, 접종을 통해서 보다 안전한 근무 환경 마련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어린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른들이 백신접종에 적극 임해달라는 의료진도 있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에서 소아청소년이 제외된 만큼 건강한 어른들이 접종에 나서 아이들을 보호해달라는 당부다. 김한석 서울대병원 소아진료부원장은 "이번 백신 접종이 코로나 사태의 극복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소아청소년들은 접종이 제외됐는데 일단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맞아서 우리 어린이들을 지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백신 분주 및 접종 작업에는 코로나19 중환자 병동에서 근무하던 간호사들이 나섰다.

주사제 분주 업무를 맡은 심성희 코로나19 중환자병동 간호사는 "주사제 분주업무는 중환자 병동에서도 워낙 해왔던 일이다. 대신 방호구, 보호구를 안 입고 있다는 게 제일 다른 점인 것 같다"며 "아무래도 코로나 백신은 천천히 분주를 해야 해서 조금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집단면역이 형성되어서 방호복, 마스크를 벗고 가볍게 일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백신 접종 업무를 맡은 주진영 간호사도 지난 1월까지 코로나19중환자 병동에서 근무했던 경력자다. 주 간호사는 "코로나 중환자병동에서 안 좋은 환자분들을 보다가 백신접종 시작되니 감회가 새롭다"며 "백신을 통해 감염 추세도 낮아지고 중증 환자 줄어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백신 접종을 마친 의료진들은 환자 진료 등을 위해 다시 업무로 복귀했다. 2차 접종은 4월 말 진행될 예정이다.

romeo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