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보이는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최종 승자는 신세계?

기사승인 2021-03-04 15: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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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보이는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최종 승자는 신세계?
신세계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영입 전쟁이 벌어지는 스토브리그는 다음 시즌 농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과정이다. 특히, 즉시 전력감으로 불리는 자유계약선수(FA)를 얼마나 잘 영입해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다.

어느덧 시즌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한 경제 위기 속에서도 이번 스토브리그는 역대급이라고 할 정도로 흥미로운 소식들을 쏟아냈다.

◇ 공포의 타선 구축한 신세계

지난 1월26일 SK 와이번스를 인수하며 야구판에 뛰어든 신세계 야구단은 내외 가리지 않고 이슈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 시즌 9위에 그친 신세계 야구단이 플레이오프를 넘어 우승권 경쟁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에 인수되기 전부터 SK는 내야수 최주환를 FA로 영입했고, 사인 앤 트레이드를 통해 마무리투수 김상수도 품었다. 이후 신세계 체제에서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추신수를 특별 지명으로 품으면서 막강한 전력을 구축했다.

추신수의 합류는 리그 생태계를 요동치게 할 전망이다.

부산고 졸업 후 지난 2001년 미국에 진출한 추신수는 시애틀 매리너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네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 등을 거치며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메이저리그 통산 16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를 기록하는 등 메이저리그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추신수의 가세로 신세계 타선이 역대급 파괴력을 선보이리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심 타선에 추신수-최정-로맥-한유섬(개명 전 한동민)-최주환-이재원 등 거포 라인업을 완성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2017년 SK가 기록한 KBO리그 팀 최다홈런(234개)을 넘어서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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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과 7년 최대 85억원 계약을 체결한 허경민(오른쪽).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두산발 엑소더스는 없었다

2010년대 최강 구단 중 한 팀은 두산 베어스였다. 2015년부터 6년 연속 한국 시리즈에 올라 3차례 우승 컵을 들어올렸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축 기록은 삼성과 함께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두산의 기조는 내부 육성이다. 과거부터 주전급 선수들이 FA로 풀리면 금전적 문제로 잡지 못했다.

2015시즌 뒤 김현수(현 LG)가 미국에 진출했고, 2018년 돌아와서는 잠실 라이벌 구단으로 갔다. 그해에 주전 외야수 민병헌도 롯데 유니폼을 입었고, 2018시즌 뒤에는 현역 최고 포수 양의지가 NC로 향했다.

그럼에도 두산은 김재환, 박건우 등의 성장으로 전력을 메우며 2016년 정상에 올랐고, 지난해는 양의지의 백업 포수였던 박세혁이 주전으로 발돋움하며 우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이 끝나고 오재일, 허경민, 최주환, 정수빈, 김재호, 유희관, 이용찬 등 총 7명이 FA 자격을 취득하면서 전력 누수가 예고됐다. 이전과 스케일이 달랐다. 두산은 FA 선수들을 최대한 잡겠다는 의지를 표력했으나, 모기업의 재정 악화로 FA 선수들의 이탈을 막는 건 어려워 보였다. 2군 경기장인 이천 베어스파크를 담보로 구단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상황까지 발생하며 이 같은 분위기에 힘을 실었다.

실제로 최주환은 신세계로, 오재일은 삼성으로 보내면서 두산의 FA 단속이 쉽지 않을 거란 예상이 더욱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두산은 핵심 자원인 정수빈과 허경민을 지켜내며 숨통을 돌렸다.

최주환과 오재일을 보내면서 얻어온 보상 선수도 나쁘지 않다. 두산은 보상 선수 영입을 통해 SK의 강승호와 삼성의 박계범을 데려왔다. 강승호는 음주운전 전력이 있지만, SK에서 재능을 만개하면서 리그 상위급 유격수로 성장한 선수다. 박계범은 꾸준하진 않지만 간간히 나와 활약을 해온 선수들이다. 알짜배기급 선수들을 잘 데려왔다는 평가다.

정수빈과 허경민을 잡으면서 많은 돈을 쏟은 두산은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지갑을 닫지 않고 장기간 협상 끝에 김재호를 3년 25억원, 선발 투수 유희관은 1년 최대 10억원에 잡았다. 보장금액 보다 옵션 금액을 높이면서 손실을 최대한 줄였다.

한편 유희관까지 두산 잔류를 확정지으면서 두산 내 FA 선수 가운데서는 우완투수 이용찬이 유일한 미계약자로 남게 됐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이용찬은 원소속팀 두산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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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와 2년 26억원 계약을 체결한 롯데 자치언츠는 계열사 롯데캐피탈에 50억원의 운용자금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 코로나19 한파 피하지 못한 KBO리그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많은 이슈들이 쏟아졌지만, 긍정적인 소식만 전해진 것은 아니었다. KBO리그는 지난 시즌 코로나19 여파로 수입이 크게 줄면서 선수들의 연봉도 감소세를 보였다. 각 구단의 선수단 운영 기조가 내부 육성을 통한 리빌딩 등으로 옮겨가며 다수의 고액 연봉 선수가 은퇴한 것도 연봉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KBO가 발표한 리그 선수단 등록 현황에 따르면 10개 구단 소속선수 532명(신인, 외국인선수 제외)의 평균 연봉은 1억2273만원으로 지난해1억4448만원에서 무려 15.1%나 감소했다. 전체 연봉 총액 규모로 보면 652억9000만원으로 작년 739억7400만원에서 약 86억원8000만원이나 감소했다.

KBO 리그 소속선수 평균 연봉은 2018년 최초로 1억5000만원을 돌파한 바 있다. 이후 2019년 1억5065만원으로 역대 최고액을 달성한 이후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