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준의 한의학 이야기] 봄의 기운을 담은 달래

최문갑 / 기사승인 : 2021-03-05 16: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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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 묵림한의원 원장, 대전충남생명의숲 운영위원)


박용준 원장
삼라만상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은 양력 3월 5일쯤으로 학교의 새 학기도 이때쯤 시작한다. 꽃샘추위가 지나간 다음, 오래 기다렸던 봄의 느낌을 확실히 전해주는 경칩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땅 밖으로 나오는 날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동물들이 길고 긴 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하기 시작하는 시기인 경칩에 우리 조상들은 농기구를 정리하고 땅을 다지는 등의 본격적인 농사 준비를 시작하였다. 

경칩 즈음에 봄을 맞이하는 나물들로 냉이, 쑥, 달래 등을 들 수 있다. 냉기를 이겨낸다는 냉이,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기운을 담아 쑥쑥 자란다 하여 쑥, 그리고 겨우내 지친 피곤한 몸을 달래준다는 달래가 대표적인 봄을 알리는 나물들이다. 

이 중에서 달래는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달래'의 옛말인 'ᄃ·ᆯ뢰'는 《향약구급방》에 기재되어있다. 전국의 산야에 널리 분포하고 있는데, ‘들에서 자라는 마늘’이라 하여 야산(野蒜), ‘작은 마늘’ 같다 하여 소산(小蒜), ‘산에 사는 마늘’이라 하여 산산(山蒜), 파와 비슷한 향이 난다 하여 소총(小摠)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산마늘, 골파 등과는 다른 식물이다. 지방에 따라 달링괴, 달랑개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쑥과 마늘의 전설이 담긴 단군신화에 나오는 '산이십매(蒜二十枚)'는 '마늘 20개' 가 아니라 '달래 20뿌리'로 해석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달래는 마늘, 쑥과 더불어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이 애용한 나물이자 약초이다. 

달래(왼쪽)와 달래꽃.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피로감이 쌓이고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데, 이런 초봄 환절기의 건강관리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달래이다. 신토불이(身土不二), 식약동원(食藥同源)에서는 달래 같은 제철 음식을 최고의 보약으로 친다.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나물인 달래는 비타민은 물론이고 각종 무기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몸에 활력을 주고 춘곤증을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 면역력을 증가시키며 동맥경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잎은 물론이고 뿌리줄기 전체를 생으로 먹거나, 여러 가지 방법으로 조리해 먹는데 특히 작은 마늘 모양의 뿌리줄기 부분을 한의학에서는 소산(小蒜)이라 하여 약으로 쓴다. 뭉쳐있는 안 좋은 기운을 소통시켜 가슴과 속을 시원하게 하고, 체한 것을 통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동의보감에 달래의 효능은 "달래는 속을 덥히고 음식 소화를 촉진하며 복통이나 설사를 그치게 한다”고 나와 있다. 다량 함유되어 있는 알리신 성분은 달래의 매운 맛을 내는데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동맥경화와 같은 혈관질환을 예방한다.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효능은 여성들의 생리불순을 다스리고, 남자들의 정력을 강화하는 데도 효과가 크다. 

달래에 함유된 각종 항산화 효소 성분들은 해독작용을 돕는다. 또한, 풍부하게 함유된 비타민은 면역력 강화를 통해 봄철에 나타나기 쉬운 잇몸병이나 입술터짐 등을 개선하는데도 효과가 크다.

맛이 매콤하고 향긋해서 봄나물로 제격인데. 이 매콤한 맛 때문에 "고추 먹고 맴맴, 달래 먹고 맴맴"이라는 동요 가사에도 나올 만큼 친숙한 달래로, 겨우내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보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