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 늘리겠다는 대통령… 정부 IPP사업은 역행?

김은빈 / 기사승인 : 2021-03-07 05: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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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취업 마중물, ‘IPP사업’… 대학 “수요 느는데 예산 줄어” 한탄
고용노동부, 청년일자리 104만개 창출 계획… 野 “가짜 일자리” 질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대책 보고대회 겸 제5차 일자리위원회 회의 중 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청와대

[쿠키뉴스] 김은빈 인턴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청년 일자리를 늘린다고 공언했으나 정작 대학생들의 취업지원 사업은 축소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일학습병행사업의 일환인 기업연계형 장기현장실습제도(IPP)는 흔히 말하는 인턴제도다. 학생이 수업을 수강하는 대신 기업에 출근하며 현장실무를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업을 주관하는 고용노동부는 “대학생들의 조기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IPP사업은 사실상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사업 초기인 2015~2018년까지는 예산과 공동훈련센터 수가 해마다 늘었다. 2018년에는 38개 대학에 총 3억2000만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2019년부터 예산과 공동훈련센터 수가 점차 감소했다. 대학은 37개로, 지원예산은 약 7300만원 가량이 줄어 2억4700만원이 됐다. 이후 2020년에는 36개 대학에 2억350만원, 2021년엔 35개 대학에 1억9476만원을 지원해 점차 감소했다.

이에 IPP사업에 참여하는 대학들은 예산이 부족해 운영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 대학은 “학생들의 수요는 점점 늘어나는 데 비해 지원금은 줄어들고 있다. 기존 대비 30% 정도 삭감된 것으로 체감된다. 결국 초기 사업 진행 때보다 약 50명 정도의 지원금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IPP 학교들은 전부 다 앓는 소리를 한다. 지원금이 줄어드니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 인원 감축이 있는 학교도 있다고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심지어 “예산이 부족하지만 교내 학생들의 취업률 향상을 위해 다른 사업비까지 끌어와서 쓰는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IPP사업을 포기한 또 다른 대학 관계자도 운영의 어려움을 사업포기 이유로 꼽았다. 이 관계자는 “학교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인건비 등이 많이 들어가는 데 비해 효율성이 떨어졌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IPP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사업이 축소된 것에 분노했다. IPP참여자 A씨(25)는 “대학생들의 취업에 도움이 된다면 정부가 나서서 장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 예산을 줄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 관리감독이나 실태조사 등을 통해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고용노동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IPP를 통해 쌓은 경력을 토대로 대기업에 취직한 B씨(25)는 “대학이 취업을 위한 곳은 아니지만 현재는 대학의 도움을 받아 취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일자리를 늘린다고 했는데 사업을 축소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취업하려면 경력이 있어야 하는데 맨몸으로 뛰어들기 두려워 IPP에 지원했고, 이후 취업한 회사에서는 실무경험을 보고 뽑았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던 만큼 권장해야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는 앞서 정부가 내놓은 일자리 정책과 역행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합심해 3월까지 90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반드시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고용노동부도 지난 3일 5조9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올해에만 청년일자리 104만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청년 ‘고용한파’에 대한 구체적 통계와 어두운 현실에 대한 비난여론이 커지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힘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셈이다. 하지만 정작 고용사다리 역할을 할 IPP는 위축시켜 정부의 의지가 막연하거나 다른 방향을 향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예산 자체가 감축되긴 했지만 참여대학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예산이 부족해서 지급을 줄인 경우는 없었다. 사업계획상으로 목표를 높게 책정하면 지원금을 많이 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사업계획서에 목표한 성과를 기준으로 예산을 지급한다. 만약 이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패널티를 줄 때도 있다. 연속해서 낮은 등급을 받으면 사업비에 대해 일부 감하기도 한다”며 “대학이 사업계획서에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최하 목표를 적는 등 대학이 보수적으로 목표를 설정하다보니 전체 예산이 줄어든 것 같다”고 부연했다.

대학이 사업목표치를 낮게 잡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문제는 같은 말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사업운영에 불이익이 생기니 대학은 최소선을 설정할 수밖에 없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충분한 예산을 줬다는 고용노동부와 지원금이 부족하다는 대학 입장이 다소 엇갈리는 이유이자 사업축소의 원인이다.

한편 청년고용 사다리를 만들기보다 단기형 공공일자리만 늘리는 데 집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정부는 지난 2일 일자리 사업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1327억 규모 1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가장 많은 추가 일자리를 제공할 디지털 일자리와 특별고용촉진장려금 지원은 모두 정규직 전환의무가 없어 일시적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고용률 숫자 늘리기에 불과한 ‘가짜 일자리’라는 비판에도 직면했다. 박기녕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5일 논평을 통해 “세금 지원으로 3개월, 6개월짜리 ‘가짜 일자리’만을 만들어대고 있고, 어쭙잖은 목표만 내놓으며 ‘일자리 신기루’만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난 4년간 말로만 떠들던 일자리정책의 성과를 어서 보여 달라”고 일침을 가했다.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