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하십니까] “4살 아이가 ‘살려 달라’ 말해” 어린이집 학대 강력 처벌 청원

기사승인 2021-03-09 15: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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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하십니까] “4살 아이가 ‘살려 달라’ 말해” 어린이집 학대 강력 처벌 청원
그래픽=이정주 디자이너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어느 날부터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하고, 말도 잘할 줄 모르는 아이가 ‘살려 달라’는 말을 했습니다. 다른 원아의 피해 신고로 이제야 알게 돼 너무 후회되고 가슴이 아픕니다” 

제주의 한 어린이집에서 교사들이 아동을 학대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강력한 처벌이 촉구되고 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8일 ‘어린이집 학대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 부탁드립니다’라는 청원이 게재됐습니다. 청원인은 “4살 된 저희 딸이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부터 수시로 폭행을 당한 것이 확인돼 현재 수사 중에 있다”며 “철저한 수사와 함께 관계자 모두의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청원인이 엄벌을 촉구한 아동학대 사건은 제주경찰청 아동학대 특별수사팀에서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경찰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지난 5일 어린이집 교사 2명을 입건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어린이집에서 1세부터 3세 사이 아동 10명을 주먹과 발로 배와 머리, 몸통을 수시로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습니다. 

어린이집·유치원의 아동학대 문제는 반복돼 왔습니다. 지난달에는 인천 서구의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 2명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지난해 11월~12월 자폐증 진단을 받거나 장애소견이 있는 아동 5명 등 원생 10명을 학대한 혐의입니다. 피해 원생은 1세~6세로 전해졌습니다.  

같은해 11월, 서울 금천구의 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 유치원 교사가 아이들의 급식통에 정체불명의 액체를 넣어 논란이 된 일도 있습니다. 급식을 먹은 아이들은 복통과 구토, 가려움증 등을 호소했습니다. 코피를 쏟은 아이도 있었습니다. 가해 교사의 책상에서 물약통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모기기피제와 계면활성제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인 어린이집·유치원 교사가 아동학대 범죄를 저지른 경우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선고에서는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선고유예가 주를 이룹니다. 지난해 3월 울산지법은 5세 아동들을 30여차례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교사에게 “피고인의 지위와 피해 아동들의 나이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절대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형량은 벌금 500만원에 그쳤습니다. 

행정처분이 강화돼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아동학대 관련 어린이집·유치원 교사에 대한 자격정지는 최대 2년입니다. ▲영유아에게 중대한 생명·신체적 또는 정신적 손해를 입힌 경우 ▲비위생적 급식을 제공하거나 안전 보호를 태만히 해 생명·신체적 또는 정신적 손해를 입힌 경우라고 판단되지 않으면 자격정지 2개월에 그칩니다.

지난해에는 울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3살 아이에게 토할 때까지 물을 마시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울산 남구청은 가해 교사에게 자격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렸습니다. 비판이 일자 뒤늦게 자격정지 2년으로 정정했죠. 

전문가는 가해자 처벌 강화뿐만 아니라 좀 더 복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육아정책연구소 측은 “아동학대의 발생 원인 자체가 다양하다. 교사의 업무 과다, 인성 문제, 열악한 환경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며 “교사 대 아동의 비율을 줄이고 보조 교사를 더 투입해야 한다. 부모도 유치원·어린이집 운영에 관심을 갖고 아이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여러분은 청원에 동의하십니까. 

soyeon@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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