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프레스] “방관한 것도 폭력이야”

한전진 / 기사승인 : 2021-04-02 1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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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유니프레스] 홍다은 숙대신보 기자 = “방관한 것도 폭력이야.”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등장인물 ‘제니’의 엄마가 한 말이다. 제니는 극 중 학교 폭력 피해자로서 탈모 증상을 겪는 등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다. 다 지나간 일이라고 하기에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아픔, 그것은 학교 폭력이다.

최근 일반인들이 과거 학창 시절 경험했던 학교 폭력 피해 호소가 늘며 스포츠계와 연예계가 어수선하다. 학교 폭력 뉴스나 기사들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진실 공방에 집중한다. 물론 진실규명은 필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이 따로 있다. 학교 폭력 사건의 주요 등장인물인 피해자와 가해자 주변에 있는 ‘방관자’다.

‘방관’이란 어떤 일에 직접 나서서 관여하지 않고 곁에서 보기만 하는 행위다. 방관자는 학교 폭력을 목격하더라도 이를 신고하지 않으며 피해자를 구할 기회조차 외면해버린다. 방관자가 피해자를 보며 일말의 죄책감을 느꼈다고 해도, 그는 폭력에 동조한 소극적 가해자다.

필자의 학창 시절을 돌아봐도 방관은 만연했다. 학생 대다수는 학교 폭력 문제에 개입했다가 본인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 학교 폭력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들조차 가해자가 징계를 받기까지 소요되는 학교 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업무 부담이 커 방관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심지어 학교 폭력 가해자를 훈육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에게 참으라는 식의 조언을 하는 교사도 봤다.

학교 폭력의 출발선인 ‘학교’에서 방관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부터 학교 폭력 근절이 시작된다. 가해자에 대한 학교의 조치는 이미 학교 폭력이 발생한 후이기 때문에 사실상 실질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 그러므로 사전에 학교 폭력에 대한 교내 교육이 좀 더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학교 폭력이 왜 문제가 되는지, 방관의 문제성과 신고의 중요성 등을 알려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학교 폭력의 상처는 쉬이 아물지 않는다. 이제는 피해자를 고통 속에서 구하기 위해 방관이 아닌 방어가 절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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