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세 모녀 살인’ 피의자 구속…집착에 따른 스토킹 범죄 여전

기사승인 2021-04-04 19: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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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 세 모녀 살인’ 피의자 구속…집착에 따른 스토킹 범죄 여전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인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씨가 4일 오후 도봉구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지난달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20대 남성 A씨가 4일 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 박민 판사는 이날 ‘노원 세 모녀 살인 피의자’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도망할 염려 및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노원경찰서는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보강 조사한 뒤 이르면 이번 주 후반 A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검거된 A씨는 이틀 전인 23일 피해자 B씨의 집에 몰래 들어가 B씨의 여동생과 어머니, 그리고 마지막으로 귀가하던 B씨를 차례로 살해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자해를 한 A씨를 병원으로 옮겨 수술과 치료받게 한 뒤 체포영장을 집행했고, 지난 2일과 3일 조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B씨가 만남과 연락을 거부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전 피해자 B씨와 연락을 주고받던 중 B씨가 실수로 노출한 집 주소로 찾아가 만나려고 한 적이 있으며, 연락처가 차단되자 다른 전화번호 등을 이용해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한편 ‘세 모녀 살해 사건’ 남녀관계에서 집착에 따른 스토킹 범죄 사건은 여전하다. 지난해 발생한 ‘창원 여성 살인 사건’도 우발적 범죄가 아닌 스토킹에 따른 집착이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창원의 한 식당 여주인이 남자 손님에게 살해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범인은 식당 여주인의 응대에 불만을 품은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으나 경찰 수사 결과 사건 발생 전 석달 간 100통에 가까운 전화를 했던 정황이 나타났다. 이어 경찰이 숨진 여주인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한 결과 피의자가 여주인을 수년 동안 스토킹 한 증거들이 잇따라 나왔다.

또한 지난해 1월에는 연인이 이별을 통보하자 스토킹하던 남성이 피해자 일터로 찾아가 흉기와 둔기를 휘두른 뒤 도주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는 지난해 6월 살인미수·주거침입죄 등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스토킹처벌법이 국회에 통과됐지만 형사처벌이 아닌 행정처분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토킹처벌법에 따르면 가해자가 경찰 직권의 접근금지 등 긴급 응급조치를 어겨도 1000만원이하 과태료 처분에 그쳐 피해자 보호 효과는 제한적이다.

스토킹법에 따른 경찰의 행정력도 제한돼 있다. 경찰은 스토킹범에게 ‘피해자 100m 이내 접근금지’나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조치’ 등은 취할 수 있지만 ‘경찰서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유치’ 등의 잠정 조치를 해야 할 경우 구속영장 발부와 같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

shwan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