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독성 항암요법땐 3개월뒤 백신 접종...의학계 '백신 권고문' 릴레이

암⋅투석⋅알레르기 등 질환별 주의사항 알려...접종 후 '5시간 이상 수면' 권고도

기사승인 2021-04-06 03:3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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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독성 항암요법땐 3개월뒤 백신 접종...의학계 '백신 권고문' 릴레이
만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송파체육문화회관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어르신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 2021.04.01 사진공동취재단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한 가운데 의학계에서도 백신 접종과 관련한 권고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각 학회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관련 입장 및 권고사항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질환별 접종 주의사항부터 접종 전후 알아야 할 점 등 전문성에 기반을 둔 정보들을 담고 있어 주목된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 대처'방안을 발표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금기 대상자 안내와 아나필락시스 발생 시 대처법을 담은 권고문이다. 

학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에서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보인 경우 2차 접종이 금기되며, 과거 약물이나 다른 백신 등에서 아나필락시스 등 중증 이상반응을 경험한 경우 접종 전 알레르기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또 아나필락시스 발생 시 에피네프린 투여 등의 조치가 이뤄지고, 안정될 때까지는 1~4시간 정도가 걸리며 안정 전 환자를 일어서거나 걷게해서는 안 된다는 안내도 담겼다.  다만 발생 빈도가 매우 낮고(영국 기준 아스트라제네타 0.00018%, 화이자 0.002%) 접종 후 30분정도 대기시간을 갖는다면 의료기관에서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학회는 안내했다.   

유진호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홍보이사(서울아산병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할 확률은 굉장히 낮고, 발생하더라도 의료기관에서 대처가 가능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안내문을 발표했다”며 “기존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들의 경우 더욱 백신 접종이 걱정될 수 있다. 충분한 상담을 통해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암, 신장질환 등 중중질환자에 대한 맞춤형 백신 권고안도 나왔다. 대한종양내과학회는 ‘암환자의 코로나19 백신 잠정 권고안’을 내고 접종 주의사항을 안내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도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학회는 “항암치료 중이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적극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며 암환자 대상 백신 접종을 적극 권고했다. 

다만, 심한 골수저하를 유발하는 세포독성항암제를 사용하는 경우 담당 의료진의 판단 하에 접종 시기를 고려하고,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의 혈액암 환자들에서 동종 혹은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혹은 CAR-T 등의 세포치료를 시행 받은 환자는 치료 종결 최소 3개월 이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라고 안내했다.

대한신장학회는 혈액투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접종 안내문을 발표했다. 투석 환자와 만성콩팥병 환자의 예방접종을 적극 권장한다는 내용이다. 학회는 “(코로나19 백신이) 감염을 100% 예방하지는 못하지만, 심각한 폐렴으로 진행하는 걸 막는 효과가 80-90%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다. 드물게 중증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다른 백신에 비해서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접종 이상반응 및 관리방안 등을 안내했다.

이와 함께 신장학회는 정부에 ‘투석환자를 우선접종 대상자로 정할 것’을 건의했다. 투석 환자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시 위험성이 매우 높다는 이유에서다. 학회는 "투석 환자들은 면역력이 저하돼있어 감염에 취약하고 현실적으로 투석치료 중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워 이차 감염의 위험성이 크다"며 "의료진, 요양시설 입소자처럼 백신접종 우선순위에 포함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48시간 이내에 나타나는 발열 등 경미한 증상에는 응급실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백신 접종 후 응급실 이용 권고문'을 냈다. 경증반응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늘어날 경우 응급의료자원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 조치다. 

허탁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초기에는 이상반응에 당황해서 급히 응급실에 방문하는 환자들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홍보가 되어서인지 어느 정도 지켜본 뒤에 응급실에 오는 분위기로 조금 진정된 상황이다. 다만 아직 접종 속도가 빠르지 않은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접종 속도가 빨라질수록 응급실도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며 “발열 시에는 아세트아미노펜 등을 복용한 뒤 증상을 지켜보도록 하고, 단순 발열로 바로 응급실에 가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로나19 백신 접종 관련 ‘수면 지침’을 내놓은 학회도 있다. 대한수면학회는 ‘코로나 백신 효과를 높이는 수면 지침'을 발표했다. 백신을 맞은 후에는 평소보다 밤에 잠을 푹 자도록 하고, 하루에 5시간 이하의 수면은 백신 효과를 떨어뜨리며 면역기능에 치명적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권고 사항이다. 

정기영 대한수면학회 회장(서울의대)은 "적절한 수면 시간, 양질의 수면, 그리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은 좋은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며, 백신 접종 후 항체 생성을 증가시키는데 꼭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romeo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