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M 설비로 중대재해 방지·스마트건설 발맞춰 갑니다”

GS네오텍 스마트빌딩사업부 인터뷰
BIM으로 원가절감·품질향상·안전성 확보
2012년부터 도입...현장 불만과 시행착오도
"BIM은 스마트건설 바탕...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

기사승인 2021-04-07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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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M 설비로 중대재해 방지·스마트건설 발맞춰 갑니다”
이용희 GS네오텍 스마트빌딩사업부장(상무)이 GS네오텍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GS네오텍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2012년도부터 BIM을 도입했는데, 처음에는 그동안의 현장문화와 달라 구성원의 불만이 많았죠. 하지만 GS네오텍은 BIM이 미래의 대세가 될 것으로 보고, 설비회사 중 최초로 BIM을 도입했습니다.”(이용희 GS네오텍 상무)

건설정보모델링(BIM,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이란 쉽게 말하면 건물을 짓기 전 컴퓨터상에 건물을 지어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외형만 3D모델링으로 비슷하게 한 것이 아니라 자재와 하중, 길이 등의 정보를 담은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 말 BIM 기본지침과 BIM 활성화 로드맵을 내놓은 가운데 설비회사인 GS네오텍은 BIM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다.

이용희 스마트빌딩사업부장(상무)와 오종열 스마트영업기술GR BIM 팀장, 조기연 스마트빌딩사업지원팀 팀장을 만나 GS네오텍의 스마트빌딩 및 BIM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GS네오텍은 2018년부터 BIM을 포함한 스마트빌딩 전담팀을 구성하고 BIM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용희 상무는 “대기업 건설회사들이 BIM을 점차 도입하고는 있지만 그 뒷단에는 여전히 BIM 구축이 더디다”라며 “설비회사인 GS네오텍이 BIM을 도입하면서 전공정 BIM이 훨씬 가까워졌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에 따르면 빌딩을 지을 때 건축(골조)는 물론 설비와 전기, 인테리어 순으로 이뤄지는 공정을 감안하면, 골조를 쌓는 건설회사만 BIM을 구축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전 공정의 스마트화가 BIM으로부터 이뤄지는 셈이다.

“BIM 설비로 중대재해 방지·스마트건설 발맞춰 갑니다”
BIM으로 만들어진 각종 배관의 3D 모델링. /GS네오텍

특히 최근 2월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건설현장에서의 위험한 작업을 줄이고 안전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BIM이 각광받고 있다. BIM을 통해 지으면 시공 전에 모델링을 구축해 사전 모듈작업이 가능해진다. 특히 파이프의 꺾이는 부분까지 계산해 미리 지상에서 만들고, 한꺼번에 위로 올려 연결하기 때문에 공중작업이 줄어든다. 이를 통해 위험한 일들을 줄여 나갈 수 있다.

실제로 GS네오텍은 캄보디아의 홍콩랜드마크 빌딩 기계실을 구축하는 등 BIM을 도입한 국내외 8개 사업에서 이 같은 모듈 조립과 사전 간섭 방지를 통해 원가절감과 함께 시간단축, 안전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이 상무는 “외부에서 모듈을 미리 제작하기 때문에 안전성을 높이고, 사고 가능성을 줄이며 작업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BIM 도입이 순탄했던 건 아니었다. 예전에는 시공 자체가 2D 도면만 보고 줄자로 직접 재어가며 전문 설비 기술자의 감과 노하우에 의존해 이뤄졌다. 그러다 보니 시공 오차가 나거나 잘못되는 경우가 많았다.이를 BIM으로 바꾸면서 작업자들에게 불만을 듣거나 새로운 공정을 이해시켜야 하기도 했다.

이 상무는 “예전에는 현장 설계사의 시공·조직 실력에 시공이 좌지우지됐다면, BIM 공법을 도입함으로써 전문인력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시공할 수 있다”이라며 “이제는 시공기술자들이 나이가 들어 점점 현장에서 은퇴하고 신규 인력이 수급되지 않고 있어 이를 기술로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BIM 설비로 중대재해 방지·스마트건설 발맞춰 갑니다”
BIM 설계와 실제로 현장에 구현된 배관. /GS네오텍

BIM 도입 초기에는 BIM을 만들어 놓았더라도 현장 설계가 변하면서 실제로 맞지 않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제는 시행착오를 거쳐 정확한 좌표를 찍어주는 3D스캐너 장비와 MEP레이아웃 등의 장비를 추가해 처음 설계부터 현장에 딱 맞도록 보완했다. 특히 배관과 배관이 만나 간섭되는 구간이나 배관 자체가 복잡한 곳들의 경우 더욱 정확한 시공이 가능하다.

오종열 부장은 “배관 부속이나 밸브 등 규격이 달라 BIM을 만들어 놓아도 달라지는 부분이 생긴다”라며 “처음부터 밸브 등 부속의 규격을 결정하고 나서 BIM에 들어가야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오 부장은 “최근에는 현장에서 이뤄지는 결정이나 상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BIM 팀 직원이 상주하며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작업자들의 이해를 위해 2D 도면도 만들고 있다. GS네오텍은 이 BIM으로 3D 도면을 만든 뒤에 2D 도면으로 출력해 내 작업자들의 편의를 돕도록 하고 있다. 최근 서울 장충동 앰배서더 호텔 리모델링 사업에서도 GS네오텍은 먼저 BIM작업을 하고 나서 이를 바탕으로 만든 전층의 구조도면을 만들어 작업자에게 배포했다.

“BIM 설비로 중대재해 방지·스마트건설 발맞춰 갑니다”
맵레이아웃 장비를 이용해 정확한 현장 실측에 나선 모습. BIM 도면의 좌표를 현장에 표시하고, 반대로 현장의 좌표를 BIM상에 표시할 수도 있다. /GS네오텍

이 상무는 “앰배서더 호텔과 같이 오래 전에 지어진 빌딩들은 이미 도면이 없거나, 증축 등으로 이전과 도면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라며 “그런 경우 BIM을 통해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BIM 기술이 없는 건설회사들은 GS네오텍에 설계검토를 맡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 BIM기술력을 활용해 시공과 설비까지 미리 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건설업계의 스마트화를 촉진하기 위해 BIM 기본지침과 활성화 로드맵을 내놓으며 현장의 변화를 독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건축기계설비법을 통해 설비기준이 법으로 만들어지면서 기계설비산업 정보체계 구축·운영 촉진이 가능해졌다. 

한편 아직 외국에 비해 한국 건설현장은 BIM 정착이 되기엔 갈 길도 멀다. 이 상무는 “외국에서는 설계부터 시공 기간을 길게 잡고 그 기한에 맞게 작업을 착수해 BIM대로 만들어지지만, 한국에서는 공기 단축이 중요해 일단 골조부터 올리고 나머지는 현장에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 변수가 많이 생긴다”라며 아쉬움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이 상무는 “BIM은 스마트 건설의 바탕이자 건설업에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의 초석”이라며 “시공품질과 효율, 안전성 면에서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 있어 앞으로도 BIM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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