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백신 여권' 도입에...백신패스 준비 기업들 '멘붕'

전미옥 / 기사승인 : 2021-04-07 05: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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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조회'도 일시 중단...민간 '백신증명서' 불투명

사진공동취재단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질병관리청이 '백신 여권'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나서자 백신접종증명서비스를 준비하던 기업들이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정부는 블록체인 기반의 한국형 백신여권을 이달 중 개통할 계획이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달 중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백신 접종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공식 개통한다"고 밝혔다. 

질병청의 ‘백신여권’은 기존 예방접종증명서를 블록체인 방식을 활용해 디지털화한 디지털증명서다. 특히 공개입찰이 아닌 국내 벤처기업 ‘블록체인랩스’에서 기술 기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백신접종증명서비스를 준비하던 민간 기업들에는 제동이 걸렸다. 정부가 직접 백신여권 앱을 만들겠다고 나서면서 서비스 시행 가능성이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근 질병청의 ‘백신여권’ 발표 이후 코로나19 백신에 한해 예방접종여부 조회 및 증명서 발급도 일시 중단됐다. 질병청은 앞서 지난 2월 말 코로나19 백신의 예방접종증명서 발급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관련해 민간기업이 고객의 개인정보 활용 동의를 받아 백신접종인증 서비스를 구현하거나 개인이 접종증명서를 특정 앱에 저장해 활용하는 등의 방안을 원천 차단한 것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그동안 기업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백신접종증명서비스 개발에 속속 착수해왔다. 블록체인 업체 메디블록은 지난 3월 메디패스 앱 내에 코로나19 백신 등 백신접종 이력을 증명하는 ‘백신 패스’를 추가해 출시한다고 예고했다. 탈중앙화 신원증명(DID) 기술을 탑재해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업체 측은 이달 중 해당 기능을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여기에 코로나19 백신이력이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메디블록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환자가 의료기관에서 받은 진료내역을 앱을 통해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구현하는 메디패스 내에 백신 접종기록을 포함하는 것이 백신패스 설계 방향”이라고 말했다. 

KT도 최근 인천국제공항, 인하대병원과 업무협약을 통해 ‘디지털 헬스 패스’ 플랫폼 구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디지털 헬스패스는 코로나19 검사 결과와 국가별 입국 시 필요한 각종 서류를 전자화해 출입국 과정을 간편화 시킨 플랫폼인데, 여기에 국내외 백신인증 플랫폼과의 연동도 계획 중이었다.

관련해 KT관계자는 “공항에서 적용 중인 코로나19 신속검사 프로세스를 모바일 플랫폼에 구축하겠다는 취지며 여기에 정부의 백신인증서를 연동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이라며 “아직 시작단계로 백신인증 등 구체화 부분에서는 유동성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정부 산하 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진행하는 블록체인 관련 공모사업에 분산ID(DID) 인증을 적용한 ‘백신접종증명서 개발 사업’을 공모해 유력한 선정 대상자로 떠올랐지만, 질병청의 ‘백신 여권’사업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힘이 빠졌다. 진흥원은 블록체인 시범사업의 최종 대상자를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발표 시점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진흥원 관계자는 “진흥원이 추진하는 '2021년 블록체인 DID 집중사업' 분야에 공모된 과제 중 SKT컨소시엄 등의 백신접종증명시스템 사업이 포함된 것은 맞다. 해당 사업들은 질병청의 백신여권과는 관련성이 없다”며 “아직 평가가 진행 중이며, 발표 일정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은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 데이터를 민간 기업에 제공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민간기업이 접종 인증 서비스를 시행하려면 질병청의 데이터를 얻어야 하는데, 민감정보이기 때문에 제공이 어렵다"며 "다만 전자 예방접종증명서에 대한 민간기업의 자체 서비스가 국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정보보호의 기술적 조치를 전제로 한 경우라면 검토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예방접종증명서 발급 중단과 관련해서는 "민간에서 (예방접종증명서를)발급하기 위해 질병청과 정보연계 등 공식적인 협의를 별도로 진행한 바가 없어 답변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했다.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