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석 "환자마다 필요한 의료재료 달라...특수상황 반영해야"

의료기기 표준코드(UDI) 제도로 보고업무 늘어..."꼭 필요한 정보 외에는 과감히 줄여야"

기사승인 2021-04-09 16: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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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석
서인석 대한병원협회 보험이사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의료기기의 안전한 사용 유통관리 시스템 긴급점검' 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4.09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서인석 대한병원협회 보험이사는 8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의료기기의 안전한 사용-유통관리시스템 긴급점검' 정책토론회에서 "다양한 의료적 특수상황을 고려해 의료기기 표준코드(UDI)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표준코드(UDI)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은 의료기기를 식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등급을 매기는 제도다. 지난 2019년 순차적으로 3,4등급 의료기기부터 적용이 시작돼 올해부터는 전체 의료기기기의 70%를 차지하는 2등급 의료기기에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제도 시행에 따른 행정업무 증가, 기존 유통 관행과의 상충성 등으로 의료기기 업체들이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의료기기 구매자(병원 및 병원 간납업체)가 업체에 공급내역 보고의무를 전가하하거나 의료기기 개봉 및 소분판매를 요구하는 등 우월적 지위 행사가 UDI제도 시행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병원계에서는 '의료적 특수상황을 반영할 것'을 주문했다. 의료기기 개봉 및 소분 판매가 필요한 불가피한 상황이 있다는 것이다.

서 이사는 "의료기기는 병원 내에서 상당히 중요하고 환자 안전과 직결된다. 환자 특성에 따라 필요한 의료기기, 의료재료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구매를 해야 한다"며 "환자마다 신체, 체질이 다르고, 수술 및 시술에 들어갔을 때에는 상황이 시시각각 달라지에 예측하지 못하는 예외적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텐트 시술을 위해 카테터 준비했는데 개봉 시 불량이 발생했을 때, 상황이 예상과 다르게 급변했을 때를 감안해 다른 여러 치료재료를 준비해야 한다. 또 본인에 맞는 특정 재료를 요구하는 의료진도 있다. 이를 위해 공간, 물적, 인적 자원이 필요한데 건강보험에서는 실제 쓰이는 재료에만 비용을 적용하고 있다"며 "이런 점이 UDI제도와 맞물렸을 때 문제가 되기도 한다. 특히 사용되는 의료재료, 의료기기가 고가인 경우도 있어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또한 UDI제도 시행에 따라 병원 및 업체 등의 보고 의무가 너무 과중하다고도 지적됐다. 관련해 지난 2019년 부터 3,4등급 의료기기에 UDI를 적용했으며, 올해부터 2등급 의료기기에도 UDI에 적용할 예정이다.  

서 이사는 "3,4 등급 의료기기는 인체삽입형 등으로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상세하게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2등급 의료기기를 3,4등급과 동일한 방식으로 관리를 해야 할지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이사는 "UDI에 담아야하는 정보가 너무 많다.투명한 유통과정 정립, 공급 관리를 위한 정보 이외의 정보도 의무 보고 사항에 포함되어있는데, 실제 병원이나 공급자들의 부담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보고하는)데이터 중 실제 필요도가 떨어지는 정보있다면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병원 등 공급자의 갑질이 있다는 지적에는 "자유경제 상황에서 의료기기공급업체와 병원 간 예외상황들을 모두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보통 수술방의 의료기기들을 관리를 의료기기 공급(간납)업체가 담당하곤 한다. 여러 업체들이 있는 상황에서 어떤 업체가 최종 공급자인 병원에 더 효율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하는 일들에 '공정하게 하라'고 규제했을 때 실효성이 있을지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획일적 규제로 예외적 상황에 대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를 살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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