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객실은 막아야” 관광객 사라진 호텔街, 가족 고객 유치 ‘안간힘’

기사승인 2021-04-10 06: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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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객실은 막아야” 관광객 사라진 호텔街, 가족 고객 유치 ‘안간힘’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호텔업계가 가족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외국 관광객이 사라진 상황에서 빈 객실을 채우기 위한 새로운 수요층 확보가 절실한 것이다. 업계는 ‘안전한 휴식’을 내세우며 봄나들이를 떠나려는 가족 고객들의 호캉스 수요를 정조준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백신 접종 소식에도 호텔의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외국인 관광객과 비즈니스 투숙객이 급감하며 문을 닫는 3성 4성급의 호텔도 늘어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관광숙박업(관광호텔, 리조트)에서 폐업과 휴업을 한 곳은 102곳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63건 보다 61% 급증한 수치다.

근본적으로 업황이 다시 살아나려면 하늘길이 열려야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 아직까지 요원한 일이다. 이에 업계는 변화한 현실에 맞춰, 내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장기 투숙, 재택근무 패키지, 대실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자구책으로 내놓기도 했다. 

아이와 부부 등 가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최근 변화하고 있는 특징이다. 코로나19로 봄철 나들이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아이가 있는 부부들에 초점을 맞춰 여행 수요를 호텔로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이다. 과거 호캉스는 연인‧친구 중심의 화려한 파티가 주 콘셉트였지만, 현재는 가족 중심의 조용하고 안전함이 우선되는 휴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빈 객실은 막아야” 관광객 사라진 호텔街, 가족 고객 유치 ‘안간힘’
사진=레스케이프 호텔
이달에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어린이 전용 멤버십이 등장하기도 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달 6일 어린이 전용 회원권(멤버십)인 '키즈Q'를 출시했다. 기존 맴버십과 달리 숙박료 할인뿐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놀이와 체험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담았다고 호텔 측은 설명했다.

회원은 전국 12개 한화리조트 연간 10박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전국 5개 아쿠아플라넷 입장권 연간 6매, 리조트·호텔 레스토랑 조식 이용권 연간 12매, 키즈 가족 시설 이용권 연간 12매 등을 받는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가족 단위 고객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한 아이디어 상품”이라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안전하고 특별한 휴식을 원하는 가족 고객의 요구를 반영했다. 아이들이 한화 리조트에 익숙해지면 향후 50년간 고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롯데호텔 역시 최근 유료 멤버십 프로그램을 통합해 가족단위 고객을 정조준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지난달 17일 객실형과 식음형, 클럽형, 고급형 4가지로 분류한 기존 트레비클럽 회원을 통합해 단일 상품으로 개편했다. 모임, 프로포즈 등 주로 기념일에 호텔을 찾던 고객들이 최근에는 호캉스나 파자마파티, 레이디스파디 등 일상 속 생활공간으로 호텔을 활용하면서 멤버십도 그에 맞춰 변화를 준 것이다. 

멤버십 유형별로 달랐던 무료 숙박권과 뷔페 식사권, 레스토랑 식사권, 발렛파킹 이용권 등을 유료 멤버십 ‘트레비클럽’ 회원에게 모두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는 펫캉스에 가족 사진까지 촬영할 수 있는 패키지를 선보였다. 9월30일까지 선보이는 이번 패키지 상품에는 전문 포토그래퍼의 촬영권 등이 담겼다. 반려동물과의 모습을 다양한 콘셉트의 가족사진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가족 고객들이 많아 이번 패키지를 기획하게 됐다고 호텔 측은 설명했다. 

호텔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서울 지역 호텔 투숙객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사라지며 내국인을 중심으로 새로운 수요층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시국에서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으며 가족 고객 수요를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라고 평가했다. 

ist1076@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