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오줌과 성(性)] 식욕과 성욕

기사승인 2021-04-12 09: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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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오줌과 성(性)] 식욕과 성욕
글⋅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인간이 가진 가장 기본적인 본능은 살아가기 위한 식욕과 종족 번식을 위한 성욕이다. 사실 식욕과 성욕은 모든 생명체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건강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고 또 영향을 받는 욕구이다. 나이가 들어 신체적 기능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음식에 대한 육체의 욕구는 여전히 존재하고 사랑에 대한 정서적인 욕구도 영원히 지속된다.

살기 위해서 먹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로 고민하는 시대이다. 성행위도 임신을 위한 수단에서 행복과 즐거움을 주는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비아그라 발매 초창기인 20년 전 “나이가 들어 약을 먹으면서까지 그 짓을 꼭 해야 돼”라는 비난이 있었지만, 이제 성생활은 나이에 상관없이 약의 힘을 빌려서라도 즐기는 행위가 되었다.

인간의 성은 생명체들이 공통적인 가진 종족 번식이라는 기능 외에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애정 표현, 관계 유지, 갈등 해소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쾌락 추구, 육체와 정신의 건강에 도움을 주는 치유 효과가 있다.

성생활이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사실은 많은 연구에서 밝혀져 있다. 영국 브리스톨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활발하게 성생활을 즐기는 남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건강하게 오래 산다. 성생활을 열심히 해서 장수하는 것인지, 장수를 하면 성생활도 잘 할 수 있는 것인지 구분은 어렵지만, 건강해야 성생활을 즐길 수 있고 성생활을 즐기면 건강해진다는 것은 사실이다.

성생활의 일차효과는 육체운동으로 조직의 산소량을 증가시켜 신체를 활성화시킨다.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증가시켜 뼈와 근육을 강화하고, DHEA 분비를 증가시켜 노화를 방지한다. 행복호르몬 옥시토신 분비를 증가시키고, 혈중 콜레스테롤의 비율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부수적 효과로 관절통, 두통 등 통증을 완화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남성의 전립선 질환을 예방하고, 여성의 요도와 질 점막을 부드럽게 해서 배뇨장애의 불편함을 줄여준다.

성생활은 특별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고, 육체적 즐거움뿐만 아니라 신체적 접촉을 통한 만족감과 친밀함을 얻고 정서적 안정을 얻는 것이다. 성생활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당연한 삶의 한 부분이다. 특히 중년 이후의 성은 신체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고 존재감을 찾고 삶의 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중년 및 노년의 성을 위해서는 나이에 상관없이 개인의 성생활에 대해 개방적이고 이해하는 사회 분위기가 필요하고, 건강한 성생활을 만들기 위해서는 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달라져야 한다. 성이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고, 함께 즐기고, 함께 만족하는 것이다. 행복한 성생활을 위해서는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문제가 있으면 함께 극복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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