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유통구조 개선…미용‧혁신기기 활성화 지원 강화할 것” 

유철욱 제9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 취임 기자간담회 

기사승인 2021-04-13 0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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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유통구조 개선…미용‧혁신기기 활성화 지원 강화할 것”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왜곡된 의료기기 유통구조를 바로잡고 혁신의료기기 관련 규제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등 적극적인 대정부 활동을 펼쳐나가겠다.” 

제9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으로 취임한 유철욱 신임 협회장은 12일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3년간 협회 운영 방향을 공개했다. 

우선 유 회장은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해 왜곡된 의료기기 유통구조 개선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의료기기유통구조TF를 유통구조위원회로 격상하고 정부 측에 ‘유통구조 전담부서 신설’을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의료기기 유통구조는 투명하지 못하고 복잡한 측면이 있어 불공정 거래로 인한 업체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기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병원들은 의료기기 구매시 대행 업체인 ‘간납사’를 이용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공급업체(의료기기업체)가 의료기관에 직판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개 공급업체→대리점→간납사→의료기관 순으로 유통되고 있다. 

문제는 간납사가 병원설립재단과 ‘특수 관계’인 경우가 많고, 이때 독점적 지위를 형성해 대금결제 날짜를 늦추고 할인을 강요하는 등 ‘갑질’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점이다. 또 간납사가 의료기기 허가사항 이외의 소분 판매를 요구하고 공급내역 보고를 떠미는 등 불공정한 요구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유통구조는 불법 리베이트 발생과도 연관돼 문제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유 회장은 “유통선진화를 통한 국민 신뢰 확보는 중요한 문제다. 이를 위해 지난해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꾸려진 ‘의료기기유통구조TF’를 ‘유통구조위원회’로 격상했다”면서 “투명한 유통구조 조성 및 공정한 의료기기 거래행위 정착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의료기기 유통구조에 관한 법령 제정 및 유통업체 자격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라면서 “제약 분야와 마찬가지로 특수관계자 간의 판매행위 금지, 가납 재고 요청 금지, 표준 결제기간 설정, 표준공급계약서 마련 등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정숙 의원 등이 발의한 의료기기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조속한 처리와 통과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참고로 서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병원 특수관계인의 간납사 운영 금지 ▲대금 지급 결제 기한 강제 규정 마련 ▲‘의료기기 공급 보고 책임 전가’ 처벌 등이다. 해당 법안은 의료기관과 특수관계인 간납사간의 거래를 규제해 1차 의료기기 공급업자에게 갑질을 할 수 있는 왜곡된 시장 구조를 근본적으로 정상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아울러 유 회장은 “의료기기 판매업은 규모와 형태가 다양해 모니터링을 통해 의약품 우수의약품유통관리제도(KGSP)와 같이 판매업체의 적격성 심사 및 교육기관의 지정이 필요하다”며 “주기적으로 도매업체 자격을 확인해 사후관리를 강화하겠다. 이와 함께 일부 도매업체의 독점 금지, 요양기관의 비용 전가 금지, 불법 리베이트 단속 강화 및 대금 결제기간 단축 의무화 등 불공정 행위를 방지하고 불합리한 시장구조를 개선하고자 한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유통구조 자체가 투명하지 못하고 복잡하다보니 의료기기 시장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곳이 많지 않다. 정부 담당자들에게 힘들게 설명하더라도 인사이동이 잦아 다시 설명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며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유통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정책 보고서를 만들 예정이다. 또 의료기기=식품의약품안전처, 유통=보건복지부, 공정거래=공정거래위원회 등 여러 정부 부처에 흩어진 역할을 하나로 모은 유통구조 전담부서의 신설을 위해 정부기관에 건의할 계획이며, 이해관계자인 병원계와도 소통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 회장은 ‘의료기기 표준코드(UDI)’ 제도 의무화에 따른 업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DI는 의료기기의 용기나 외장 등에 제품별로 고유하게 생성되는 코드를 바코드로 표시하고, 해당 표준코드 및 제품의 정보 등을 의료기기통합정보시스템에 등록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올해 7월부터 2등급 의료기기의 표준코드 부착 및 3등급 의료기기의 공급내역보고 이행이 예정돼 있지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유행으로 경영이 악화돼 경제적 부담이 크다고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의료기 산업의 양극화가 발생했다. 체외진단기기나 방역 관련 업종은 수혜를 받았지만 다른 부분은 15~20%정도 산업이 위축됐다”며 “UDI의 성공적인 제도 안착과 운영 부담을 완화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고 국제 기준과 부합하도록 다양한 의료기기 특성에 맞은 UDI 부착과 공급내역보고 점검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식약처는 올 하반기 표시기재 실태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에 협회는 의료기기 업계 실태와 애로사항 등을 사전에 확인해 행정처분 조치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고, 업계가 충분히 제도를 이해해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 지금의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올바르게 제도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유 회장은 전임 진행부에 이어 미용 기기 활성화 지원을 지속하고, 혁신의료기기 제도 규제 해소를 위한 대정부활동도 해나가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미용의료기기특별위원회’의 명칭을 ‘더마(Derma)융복합위원회’로 변경하고 보다 명확한 위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연령과 성별에 걸쳐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 (전임 집행부에 이어) 현 집행부에서도 미용 및 첨단의료기기 분야에 대한 활동을 발전시킬 예정”이라면서 “전임 집행부가 특별위원회 차원의 기반을 마련했다면, 9대 집행부에서는 이를 좀 더 구체화시키고 활동 추진 계획을 실행해 나가려고 한다. 특히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혁신의료기기 관련 분야에 역점을 둬 현식산업위원회가 중추적 역할을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1년도 더마융복합위원회에서는 K-뷰티 성장동력으로서 미용목적 의료기기 산업 활성화를 위한 보호체계를 마련하고, 미용산업의 규모 확대 전망에 따른 산업 홍보를 기획하고 있다. 미용목적 의료기기 산업의 지속성장과 안정적인 생태계 조성을 위해 유관 기관과의 소통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 회장은 혁신산업위원회를 새롭게 재편해 혁신의료기기 산업을 이끌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올해 새롭게 재편한 혁신산업위원회에서는 혁신의료기기 산업 선도와 발전을 위한 정책 건의 및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혁신산업 기술 및 제품 파악을 통해 혁신의료기기 기업을 발굴하고자 한다”면서 “또 스타트업 기업들이 위원회에 참여하도록 해 업계의 애로사항이 정부 정책과 지원에 반영되도록, 정부의 정책과 지원이 업계에 다다를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향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하고자 한다. 아울러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대비한 혁신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제안서 마련에도 중점을 두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혁신의료기기 규제 개선에도 힘쓰겠다고 했다. 그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까지 9개 혁신의료기기를 지정한 바 있으나, 한국보건의료연구원(네카)에서는 3건만 혁신의료기술로 인정했다”며 “혁신의료기술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고 혁신제품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공급되기 위해서는, 여러 부처, 기관 등에 분산된 간접적이고 전시적인 지원보다는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곳에 지원하는 ‘마중물 붓기 전략’이 필요하다. 즉, 여러 부처에 분산된 의료기기 산업발전 지원 예산을 혁신적인 제품의 가치 인정에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의료기기‧혁신의료기술이 의료현장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혁신의료기기와 혁신의료기술의 가치가 보험수가 적용시 반영돼야만 한다. 9대 집행부는 AI‧로봇 활용 혁신의료기술의 건강보험 적용과 가치인정을 위해 보험위원회 산하 ‘혁신‧첨단 전략분과’를 신설했다”며 “이를 주축으로 관련 규제의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등 적극적인 대정부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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