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줄줄이 미국증시行… 막지 못하는 한국거래소

기사승인 2021-04-15 01:09:54
- + 인쇄
국내기업 줄줄이 미국증시行… 막지 못하는 한국거래소
사진= 픽사베이

[쿠키뉴스] 심신진 기자 =국내 유망 기업들이 미국 증권시장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더 높은 기업가치 평가와 자금조달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기업들을 붙잡기 위해 코스피상장 요건을 낮췄지만 미국증시와의 경쟁력 면에서 역부족인 모습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나무, 마켓컬리, 야놀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벤처기업들이 미국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두나무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으로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 유통업체 마켓컬리는 올해 미국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숙박 플랫폼 업체 야놀자의 경우 국내와 미국증시 이중상장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콘텐츠 기업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두 시장 중 어디에 상장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자본시장연구원 남길남 자본시장실장은 "해외상장은 유지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 각종 공시나 투자자의 니즈, 당국과의 네트워크, 사업장 개설 등 비용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면서도 “미국증시에 기업공개를 하는데는 자본을 확충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목적이 클 것”이라 분석했다. 

실제로 쿠팡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시가총액 100조원이라는 평가와 함께 5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국내기업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99조7363억원)보다 높은 수치다. 기업 입장에서는 국내증시 상장보다 미국증시 상장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다만 국내 투자자 관점에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 남 자본시장실장은 "해외 상장을 하면 국내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렵다. 거래소의 사회적 역할은 우수한 기업을 계속 유치해서 그 성장의 과실을 투자자와 나누는 것"이라며 “해외기업이더라도 유치할 수 있느냐도 거래소의 경쟁력”이라 말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유망기업의 국내증시 상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업공개 요건을 지난달 8일 완화했다. 적자 기업이더라도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이면 코스피에 상장할 수 있게 됐다. 또 시총 및 자기자본 상장요건도 낮췄다. 기존 ‘시총 6000억원 및 자기자본 2000억원’에서 ‘시총 5000억원 및 자기자본 1500억원’으로 완화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적자기업이라도 시총이 유망하면 상장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놨다”며 “차후에도 유니콘 기업들이 국내 상장에 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 밝혔다.

ssj918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