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업계 반도체 수급난…언제까지 이어지나

적어도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

기사승인 2021-04-15 04: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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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업계 반도체 수급난…언제까지 이어지나
울산항에서 선적되고 있는 현대차.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전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대란이 장기화하면서 현대차를 비롯해 쌍용차,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중단 위기에 처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급 부족 현상이 최소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쌍용차는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 중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한국GM은 지난 2월부터 부평2공장의 가동률을 50%로 줄였고, 자동변속기를 제조하는 보령공장도 완성차 생산량 감소에 따라 휴업 등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파워트레인 컨트롤 유닛(PCU) 부품의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인해 지난 12일과 13일 아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로 인한 생산차질 규모는 약 2050대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코나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도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일부 부품공급 차질로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가동을 멈춘 상태다. 현대차는 14일부터 그랜저와 쏘나타 등을 생산하는 아산공장 가동을 재개한다고 공시했지만 여전히 반도체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기아는 지난달부터 공장별로 특근을 줄여오다 이달에는 화성공장과 광주1공장의 특근을 취소하기로 했다.

지난 2월 협력사 납품 거부로 사흘만 공장을 가동한 쌍용차는 이달에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평택공장의 생산을 8일부터 16일까지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자동차 업체 뿐만 아니라 토요타와 폭스바겐, 포드, GM, 혼다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반도체 수급 차질로 생산 중단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이처럼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게 된 이유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수요 예측에 실패한 탓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코로나19로 자동차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판단해 반도체 주문량을 줄이자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업체들은 생산 라인을 게임이나 PC, 가전제품용 반도체 생산으로 돌렸다.

그러나 자동차 수요가 당초 예측보다 줄지 않았고, 자동차 업체들이 뒤늦게 반도체를 주문했지만 파운드리 업계는 대응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텍사스주의 한파로 삼성전자와 인피니언 등의 반도체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세계 3위 차량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일본 르네사스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각종 재해와 사고가 겹치면서 수급난은 심화됐다.

업계는 적어도 올해 3분기까지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최소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가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반도체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섬과 동시에 국내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부여해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를 추진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eba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