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 불가리스 '코로나19 억제' 연구 역풍..."과학적 근거 부실"

기사승인 2021-04-15 10: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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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 불가리스 '코로나19 억제' 연구 역풍...
남양유업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남양유업이 유산균 음료 '불가리스'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예방 효과 발표로 역풍을 맞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KRIBS)이 주관한 '코로나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77.8%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발표 직후 남양유업 주가가 급등하고, 마트에서 불가리스 제품의 품절 사태가 발생하는 등 혼란이 일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해당 연구는 한국의과학연구원이 ‘개의 신장세포’를 숙주 세포로 인플루엔자 연구를 진행하고, 충북대 수의대 공중보건학 연구실이 남양유업과 함께 ‘원숭이 폐세포’를 숙주 세포로 실험을 한 결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남양유업의 발표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과학적 근거가 부실하다는 것이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임상시험도 거치지 않은 세포수준의 실험실 결과를 학술 심포지엄 형태로 발표하는 형태는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독립적으로 수행된 연구도 아니고 업체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업체 관계자가 발표한 것은 신뢰성에 문제가 있고, 과학적으로도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실험실 연구에서는 굉장히 많은 약물들이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인체에 적용했을 때 효과가 있는 약물은 소수에 불과하다"며 "지금껏 코로나19 억제효과를 보였던 많은 약물 가운데 인체적용 시 효과를 나타낸 약물은 렘데시비르 1개 밖에 없었다. 렘데리비르조차 아주 극적인 효과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관련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에 대해 정 교수는 "정말 효과가 있다면 방역당국이 먼저 관심을 가질 것이다. 특정 정보를 무턱대고 믿기보다는 한걸음 떨어져서 다른 의견을 들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방역당국도 난색을 표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면서 "잘 통제된 사람 대상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그 이후에 공유할 만한 효능인지를 검토하는 것이 적절해보인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해당 연구원에서 제시하고 있는 결과는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서 얻은 결과"라면서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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