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드문 ‘매도’ 리포트… 비즈니스 관계 악화 우려 등 속사정

기사승인 2021-05-19 06: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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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문 ‘매도’ 리포트… 비즈니스 관계 악화 우려 등 속사정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심신진 기자 =매수의견 제시를 일관해오던 증권가에서 매도 리포트가 등장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매도의견 제시를 꺼린다. 기업 활동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어서다, 다만 최근 개인투자자에게 공매도가 개방되기 시작하면서 매도 리포트가 더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에 대해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했다. 고배당주로 평가받는 두 종목이 배당성향을 낮추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17일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의 주가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13.83% 하락한 4205원, 16.78% 떨어진 1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사에서 매도 리포트가 나오는 일은 매우 드물다. 금융투자협회에 의하면 지난 3월31일 기준 과거 1년 동안 국내 증권사 32곳에서 낸 매도 리포트의 평균 비중은 0.13%였다. 이어 매수는 91.26%, 중립(보유)는 8.71%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매도의견 제시를 꺼린다. 해당 기업과 불화가 생기고 법인 영업 차질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매도 리포트를 내면 주가가 급락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시총이 떨어지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씌인다. 또 주주 입장에서는 손실이 난다”며 “매도 리포트는 엄청난 확신이 있지 않는 이상 쉽게 못 쓴다. 아예 쓰지 않거나, 매수를 중립으로 하향하는 등 우회적으로 매도의견을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업설명회(NDR)를 하지 못하거나 탐방에 제한이 생기는 등 영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또 기업은 매도 리포트를 쓴 증권사와 거래하지 않겠다며 채권 발행, 부동산 등 기업금융(IB)을 끊을 수도 있다. 비즈니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 15곳의 매도 리포트 평균 비중은 12.12%였다. 매수는 62.92%, 중립은 24.96%다. 평균 0.13% 수준인 국내 증권사 매도 리포트 비중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다. 이러한 매도 리포트 비중 격차를 두고 수요 차이라는 의견이 있다. 외국계 증권사의 주요 고객은 기관이다. 기관은 공매도를 통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 때문에 매도 시점과 고평가 여부를 분석하는 매도 리포트 수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들은 어느 종목을 언제 사야할지를 궁금해한다. 그런 타이밍을 잡아주는 측면에 치중하다 보니 매수의견을 내는 경향이 크다”며 “매도의견을 내면 기존에 종목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이 싫어한다. 매도보다 매수가 많은 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고객이 주로 기관이다. 그동안 공매도는 기관의 전유물이었다. 고평가 여부를 분석하고 공매도 타이밍을 잡아줄 보고서로써 매도의견 리포트를 비교적 많이 내는 것”이라며 “이제 개인도 공매도를 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공매도 타이밍을 알려주기 위해 매도 리포트가 더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ssj918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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