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혈액 부족’…헌혈자 예우 높이고 홍보 강화

유수인 / 기사승인 : 2021-05-21 04: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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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기준 혈액보유량 4.0일로 적정 수준 밑돌아

서울 마포구 헌혈카페를 찾은 한 시민이 헌혈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헌혈 #혈액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하루 평균 혈액 보유량이 적정 수준인 5일 치에 못 미치는 날이 지속되자 정부가 헌혈을 독려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20일 기준 전국 혈액 보유량(적혈구제제)은 4.0일 분으로, 적정 혈액 보유량 5일분을 밑돌고 있다. 혈액형별로 보면, O형과 A형이 각각 3.5일분, 3.6일분으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혈액보유량은 5일분 이상일 때 ‘적정’ 수준으로 관리되며, 5일분 미만의 경우 혈액 수급 부족 징후로서 ‘관심’ 단계로, 3일분 미만은 혈액 수급의 ‘부분적 부족’ 징후로 ‘주의’ 단계로 관리된다. 1일 이상∼2일 미만은 ‘경계’, 1일 미만은 ‘심각’ 단계로 관리된다.

혈액 수급 문제는 저출산·고령화로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최근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방문 헌혈 및 단체헌혈이 급감하면서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기윤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헌혈 통계자료를 보면 2019년 26만 건에서 2020년 24만 건으로 2만 건 이상이 감소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혈액보유량이 적정혈액보유량 5일분의 60%를 밑도는 2.8일분까지 감소했다. 

보유량 3일분 미만인 ‘주의’ 단계가 지속되면 의료기관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혈액공급이 불가능하게 돼 긴급한 경우 외에는 대처가 어려워지게 된다. 또 재난, 대형사고 등 국가위기상황이 발생할 때는 심각한 혈액부족 사태가 발생될 수도 있다.

이에 정부는 혈액수급 안정화를 위해 헌혈을 독려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고지서를 활용해 헌혈 동참메시지를 발송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건보공단이 발송한 우편물량을 감안하면 매년 270만 가구에 발송할 수 있다. 백경순 복지부 혈액장기정책과장은 “앞서 강 의원이 지난 4월 혈액 수급 문제를 제기하며 4대 보험료 고지서를 활용한 헌혈 독려 방안을 검토할 것을 요청했고, 우리도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매체를 통해 헌혈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를 진행하게 됐다”고 추진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고지서에는 ‘헌혈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전자문진에 참여할 수 있고 헌혈 장소 등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QR코드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건보공단에서 매년 270만 가구에 고지서를 발송하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헌혈에 대한 국민 인식 개선과 헌혈 증진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동참메시지에 QR코드 등을 활용해 헌혈의집과 헌혈앱(레드커넥트) 등을 안내한다면 헌혈에 대한 접근성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개인 및 소방‧경찰 공무원, 예비군, 국군장병 등의 단체헌혈 독려를 위해 관계부처에 협조요청을 한 상태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지난 16일 주재한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공공기관 및 국민들의 헌혈 동참을 호소했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혈액수급위기에 대해 직접적으로 호소했을 때 효과가 컸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혈액수급위기가 발생했던 5월15일과 12월18일 정부에서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자 많은 국민들이 헌혈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인센티브’를 활용한 헌혈 장려 방안에 대해서도 고심하고 있다.

백 과장은 “무상헌혈의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헌혈을 장려할 수 있도록 헌혈자의 예우 부분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하려 한다. 그 일환으로 헌혈경험자, 다회헌혈자, 수혈자 등의 의견을 모아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헌혈을 했을 때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부분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해 적십자사 관계자는 “헌혈은 불특정인이 불특정 환자를 위해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행위이다. 헌혈 인센티브는 헌혈에 대한 보상이 아닌 예우의 개념으로 이해돼야 한다”면서도 “향후 저출생․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예상되는 헌혈자원 감소와 혈액사용량 증가에 대비, 헌혈에 대한 인식개선과 참여문화 확산을 위해 헌혈자를 우대하고 예우하는 방향으로 범정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혈자에 대한 인센티브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헌혈공가제도 활성화, 학생 헌혈봉사활동 인정 확대, 국군장병 헌혈장려제도, 예비군 및 민방위 대원 헌혈인센티브 제도, 공공시설에 대한 이용료 감면(비대면 자격확인 서비스) 등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헌혈의 지속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