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식욕억제제? ‘약물’ 다이어트 안전하게 하려면

2021쿠키건강플러스 62회- 유수인 기자의 메디IN

기사승인 2021-05-30 0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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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식욕억제제? ‘약물’ 다이어트 안전하게 하려면?


김민희 아나운서 / 건강에 꼭 필요한 이슈들을 속속들이 알아보는 시간, 메디인 시작하겠습니다. 오늘도 스튜디오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유수인 기자 / 안녕하세요.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해오셨나요? 


한약? 식욕억제제? ‘약물’ 다이어트 안전하게 하려면
쿠키건강TV 화면 캡쳐


유수인 기자 / 먹는 것에 비해 덜 움직이게 되었던 겨울철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찾아오면서 다이어트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는데요, 운동이나 식이요법은 비만 치료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꼽히지만 운동과 식이요법을 시행하는데 제약이 있는 경우에는 다른 보조적인 치료를 진행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보조치료가 바로 식욕을 억제해주는 약물치료인데요,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오·남용을 하게 될 경우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이런 약물 다이어트 방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또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작년부터 이어져 온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하여 활동량이 줄어 체중이 늘어난 사람들이 많아졌죠. 체중감량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올바른 식습관이 선행되야 하지만 이를 유지하기 어려울 경우 손 쉽게 다디어트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다이어트 약물 복용 시에는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약물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할텐데요, 유수인 기자와 함께 체중감량을 위한 약물복용 시 꼭 알고 있어야 할 부분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수인 기자, 요즘 유행하고 있는 약물 다이어트, 식욕을 억제해 주는 역할을 하는거죠? 

유수인 기자 / 네. 약물을 이용한 다이어트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운동과 식이요법을 할 수 없는 여성이나 직장인 사이에서 특히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요, 이들 약물 다이어트의 핵심 기전은 약물로 식욕을 억제함으로써 음식 섭취량을 최소화하거나 일시적으로 열량 소모를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한방과 양방 모두에서 이런 약물을 이용한 다이어트가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어요. 

유수인 기자 / 그렇습니다. 약방의 경우 식욕억제제를 주로 사용하고 있고요 한방에서는 
식욕을 억제하고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약재로 만든 한약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양방과 한방 모두 식욕을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간 약을 복용하는 것인데요  하나씩 짚어보도록 할게요. 먼저 한약 다이어트, 요즘 주위에 광고도 참 많고, 한약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유수인 기자 / 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다이어트 방법 중 하나로 ‘한약’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한약이라고 하면 허해진 몸을 회복하고 보호하는 용도로 여기기 쉽지만 2030대 사이에서는 살을 빼기 위한 목적으로 다이어트 한약을 처방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한약도 체질에 따라 쓰이는 약재가 다르고, 사람마다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다이어트 시 한약이라고 해서 그저 안심하고 복용하는 분들도 계신데요, 어떤 점을 조심해서 복용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죠. 먼저 한방에서는 비만의 
원인을 무엇으로 보고 있나요? 

유수인 기자 / 한방에서 보는 비만의 원인은 규칙적인지 못한 생활 습관,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인한 어긋난 신체 균형으로 보고 있습니다. 소화할 수 있는 에너지 소비량에 비해 섭취량이 늘게 되면 신체에 불균형이 생기면서 체지방 등의 축적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다면 한약 다이어트는 어떤 원리로 이루어지는건가요? 신체의 균형을 잡아주고 식욕이 과도해지지 않도록 한약처방으로 조절하는 건가요? 

유수인 기자 / 다이어트 한약은 기본적으로 ‘목표 체중’을 타깃해 에너지 섭취-소비의 균형을 바로 잡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요, 약재는 식욕조절, 근육량 유지 및 기초대사량 증가 등 살을 빼는 목적에 따라 달라 집니다. 정원석 경희대한방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인류가 태어나서 생겨난 다이어트 방법은 3만 가지가 넘는데, 결국 비만이라는 것은 에너지 섭취-소비 밸런스가 깨져서 생기는 것”이라며 “이 밸런스를 맞추는데 쓸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많다. 크게 보면 식욕을 억제하는 방법, 에너지 대사를 늘리기 위해 몸을 따뜻하게 하고 열을 내게 하는 방법, 섭취량 감소에 따른 근육 감소를 막기 위해 근육과 관절을 튼튼하게 해주는 방법, 체질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방법 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군요. 살을 빼는 목적에 따라 한약에 들어가는 약재도 달라진다는건데요,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한약을 먹을 때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유수인 기자 / 정원석 경희대한방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한약도 처방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에 한의사가 권고하는 복용기간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방비만학회라고 하는 학술단체는 기존 연구결과들을 중심으로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며 “특히 식욕 조절을 위해 많이 사용되고 있는 ‘마황’이라는 한약재는 원래 바이러스, 전염병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던 것으로, 비만환자에게 쓸 때는 단기투여만 가능하다. 1년 이상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이 임의로 늘려서 복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다이어트 한약의 주재료로 쓰이는 ‘마황’이라는 한약재를 특히 주의해서 복용해야 하는거군요. 이 ‘마황’이라는 한약재는 보통 어떤 경우에 쓰이는 건가요? 

유수인 기자 / 대한한의사협회에 따르면, 마황의 주된 성분인 에페드린은 혈압 상승과 천식 치료, 코막힘과 콧물 제거, 감기 등의 치료에 사용되며, 비만치료에 있어서는 교감신경 자극 및 열대사촉진제로 사용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군요. 그런데 이 ‘마황’을 오남용 할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는 것이죠? 

유수인 기자 / 그렇습니다. 정원석 경희대한방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특히 마황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심박수를 높일 수 있고, 허혈성 심장질환이 있으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서 안전한 용량 내에서 사용해야 한다”며 “물론 많이 쓰면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부작용 위험이 있어서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보고 전문가의 지시 하에 복용해야 한다. 살이 안 빠지는 것 같다고 임의로 양을 늘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알레르기, 갑상선기능 문제나 피임약 등과 관련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위장관 운동을 저해하거나 변비가 생기는 등의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며 “마황이 아니더라도 다이어트를 위해 쓸 수 있는 한약이 많고, 내 몸에 맞는 약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꼭 전문가와 상의를 해야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마황은 부정맥, 심근경색, 뇌출혈, 정신질환, 급사 등의 치명적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다이어트 목적으로 한약을 조재할 시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를 해야 하는데요, 미국에서도 이와 관련한 부작용 보고가 있었죠? 

유수인 기자 / 네. 미국에서는 건강식품 가운데 마황 관련 제품이 1% 미만임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한 부작용 보고가 전체의 64%에 해당하는 등 높은 부작용 빈도와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FDA(미국 식품의약국)가 마황의 주 성분인 에페드린이 함유된 건강보조식품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다면 ‘마황’을 의약품으로 사용할 때 허용하는 수치는 어느 정도일까요? 

유수인 기자 / 미국 FDA는 의약품의 경우 에페드린의 1일 복용량을 150mg까지 허용하고 있으며, 한방비만학회에서도 전탕액으로 처방 시 1일 4.5~7.5g을 6개월 이내로 사용하는 것을 적당량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1일 에페드린 사용량은 90~150mg까지 안전하다고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허용량만 준수한다면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은데요, 하지만 이런 마황과 관련, 국내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등 의료계에서는 역시 여러 차례 위험성을 제기하기도 했었죠. 

유수인 기자 / 네. 지난 1월,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에서 '마황' 다이어트 한약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었는데요. 한특위는 의약품 에페드린 1일 복용량에 대한 FDA의 권고는 천식 증상 완화를 위한 기관지 확장제 용도의 에페드린 사용에 한정된 것으로, 다이어트 목적의 장기간 복용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특위는 "미국 FDA는 다이어트 목적이 아닌, 기관지 확장제 용도의 에페드린 사용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천식의 위험성을 전제로 증상이 심각한 경우 에페드린을 1일 150mg 사용할 수 있으나, 이 경우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도록 권고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150mg의 용량 역시 일상적으로 복용할 수 있는 용량이 아니라 해당 용량을 써야 할 정도로 증상이 심각할 때에 한해 의사와 상담 하에 사용하도록 했다"며 "이는 다이어트 목적으로 6개월 이내의 장기간 사용을 권고하고 있는 한약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기준으로 볼 수 없다"고 분명히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하지만 한의학계에서는 마황을 의약품으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어요 

유수인 기자 / 대한한의사협회는 “아직도 일부에서 마황은 사용해서는 안되는 한약재인 것처럼 잘못된 정보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한의약 폄훼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약 전문가인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에 따라 마황을 복용하는 것은 안전하다”고 강조했고요. 미국 FDA에 의해 금지된 마황 사용은 오로지 식품 첨가물에 한하며, 의료인인 한의사가 환자의 치료 목적으로 투여하고 처방하는데 있어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해당 FDA 규제에서는 ‘에페드린 알칼로이드를 함유하는 식품을 시장에서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나 전통아시아의학 속에서 마황의 사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전통 아시아 약물 요법의 에페드린 알칼로이드의 성분은 이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규정함으로써 한의약에서 마황을 의약품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어쨌든 한의학계에서는 마황을 사용할 때는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에 따라 사용량을 준수한다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군요 ?

유수인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정원석 경희대한방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한약은 약이다. 일반 건강기능식품과 다르기 때문에 반응을 정확히 예측하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한의사가 개입하는 것이 맞다”며 “또 ‘누가 한약을 먹고 짧은 기간에 많이 빠졌다’라고 하는 식의 광고가 많은데, 보통 그런 곳은 용량을 과도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다이어트 자체가 몸에 스트레스를 주는 거고 약도 몸을 괴롭게 하는 약이기 때문에 조심해서 써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다면 한의계에서는 이런 마황의 무분별한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나요? 

유수인 기자 / 학회를 비롯한 한의계에서는 다이어트를 위해 마황을 무분별하게 오남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임상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이번엔 양방에서 쓰이는 다이어트 약물, 식욕억제제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요즘 다이어트 한약 만큼이나 식욕억제제의 도움을 받아 체중 조절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요? 

유수인 기자 / 네. 이용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식욕억제제 처방 건수는 969만3765건이었습니다. 2018년 260만514건에서 2020년 411만8354건으로 급증했는데요. 같은 기간 처방환자 역시 217만7924명에서 332만2151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식욕억제제, 어떤 약인가요? 

유수인 기자 / 식욕억제제는 말 그대로 식욕을 억제해 음식의 섭취를 줄여주는 약으로 일명 ‘다이어트약’이라고 불리는데요 보통은 적절한 식이, 운동요법으로 감량되지 않는 비만환자의 체중감량의 단기간 보조요법으로 사용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식욕억제제의 어떤 성분이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하고,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인지도 궁금하네요. 

유수인 기자 / 식욕억제제 성분에는 펜터민, 펜디멘트라진, 마진돌, 로카세린 등이 있는데요. 이 성분은 뇌하수체의 특정 부분을 자극해 입맛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런데 이런 ‘식욕억제제’가 ‘향정신성의약품’으로서 마약류로 분류되고 있다고요? 

유수인 기자 / 그렇습니다. 식욕억제제에는 마약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관리되는 까닭에 ‘살 빼는 마약’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중독성에 대한 인식이 낮고, 약물 복용만으로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하거나 포만감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쉽게 살을 뺄 수 있다고 생각해 오남용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앞서 식욕억제제 처방이 급증하고 있다는 조사내용도 살펴보았는데요, 좀 더 자세히 살펴보죠. 최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욕억제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나요. 최근 사용현황에 대해 조사된 것이 있나요? 

유수인 기자 /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일선 의료기관에 제공한 ‘의료용 마약류 안전사용 도우미’(식욕억제제) 온라인 서한에 담겨진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1월 1일부터 2020년 10월 31일까지 지난 1년 동안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국민 39.1명 중 1명꼴인 133만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성별로는 ‘여성’이 119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남성은 11만명 정도였습니다. 연령대는 ‘30~40대’가 가장 많았고 특히 40대가 전체 29.4% 차지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성분별로 살펴보면 어떤가요? 

유수인 기자 / 성분별로는 펜터민(단일제) 성분 처방환자가 83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른 성분은 82만명 정도였습니다. 또 펜터민(단일제) 성분의 사용량도 8747만정(7954만일분)으로 가장 많았고, 펜디메트라진, 암페프라몬 순으로 많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렇게 향정신성 성분을 가진 약물은 중독성을 이유로 일반적으로 4주 이내로 사용하고 최대 3개월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이를 넘어서 장기처방을 받는 경우도 빈번하다고요? 

유수인 기자 / 대부분 4주(28일)이하로 처방됐으나, 3개월(90일)을 초과해 처방된 것도 5만8000건이나 되었고요 평균 처방일수는 21일이었습니다.  분석기간 중 81만명(61.1%)의 환자가 3개월분(90일) 이하로 처방받았고, 3개월 초과해 처방받은 환자는 52만명(38.9%)이었습니다. 

분석기간 중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은 환자 133만명 중 2개소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처방받은 환자는 22만명이었고, 2종 이상 기간이 중첩되도록 처방(병용처방) 받은 환자는 12만명에 달했습니다. 이 중 1만명이 3개월(90일)을 초과해 처방받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문제는 복용자의 절반 정도가 이들 약물을 복용하는 과정에서 의료진으로부터 중독 발생 가능성과 증상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점이라고요? 

유수인 기자 /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약물오남용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해 ‘약물오남용 대국민인식조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지난 해 6월에 발표했는데요, 조사 결과, 식욕억제제의 중독성에 대해 알고 있는 경우는 전체 응답자 중 22.5%, 대처 방법을 아는 경우는 8.8% 수준에 그쳤고,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5.9%가 식욕억제제의 안전한 복용 기간 등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 위험성에 대해선 다른 약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많은 사람들이 마약 등 불법 약물 중독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지만, 처방받은 약물의 중독성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탓인데요, 이런 식욕억제제에 대한 처방은 점점 늘고 있는 만큼, 처방 및 복용 과정에서 ‘중독’이나 부작용에 노출될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겠네요. 

유수인 기자 / 그렇습니다. 식욕억제제를 오남용하게 되면 중독은 물론 심혈관계 질환이나 우울증, 불안, 불면증 등 기분 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용법과 용량, 복용 기간 등의 준수가 매우 필요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어떤 점을 특히 주의하는 것이 좋을까요? 

유수인 기자 / 식약처가 마련한 마약류 식욕억제제 안전 사용기준에 따르면, 많이 처방되고 있는 성분인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의 경우 저용량부터 시작하고, 
허가용량 안에서 4주 이내 단기 처방해야 합니다. 또 펜터민과 토피라메이트 복합제는 제품 허가사항의 용법용량에 따라 처음 투여량으로 14일 동안 처방하고, 갑작스레 복용을 중단하면 발작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치료를 완전히 중단하기 전 점차적으로 줄여가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밖에 또 주의해야 할 점들로는 어떤게 있을까요? 

유수인 기자 / 식욕억제제는 중증 심질환 등의 부작용 발생 위험이 있으므로 다른 식욕억제제나 플루옥세틴, 설트랄린 등의 우울증치료제와 같이 복용해선 안 되며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 이 약은 성인을 대상으로 허가돼 있으며 어린이 및 청소년은 복용해선 안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리고 식욕억제제는 어디까지나 비만치료의 ‘보조요법’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죠? 

유수인 기자 / 네. 가장 중요한 것은 식욕억제제는 비만 치료의 보조요법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약물치료에 앞서 식사치료, 운동치료, 행동치료 등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남용 및 의존 가능성을 인지해야 하는 거죠. 식약처는 “식욕억제제는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 한국인의 비만기준인 체질량지수 BMI 25kg/㎡ 이상일 때 체중감량의 보조요법으로 사용해야 한다. 사용하더라도 체중감량의 1차 목표는 최초 투여시점 전 체중의 5~10% 감량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식욕억제제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대책, 어떤게 마련되어 있을까요? 

유수인 기자 / 식약처는 의료현장의 의료용 마약류 적정사용을 돕기 위한 ‘의료용 마약류 안전사용 도우미’ 온라인 서한을 제공하고 안전사용기준의 준수가 요구되는 경우 우편으로도 발송한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의료용 마약류 처방량이 많은 의사에게만 제공하던 지난해보다 대상을 확대해, 모든 처방 의사에게 온라인으로 도우미 서한을 제공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이겠죠. 기본도 하지 않고 약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이어트 시, 건강을 위해 가장 우선시 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서도 짚어주세요. 

유수인 기자 / 한약과 식욕억제제와 같은 다이어트 약물을 복용하더라도 운동과 식이요법을 바꾸지 않으면 약을 끊었을 때 요요현상이 올 수밖에 없는데요, 부작용 위험을 감수하고 치료받은 이후 또 다시 약을 찾지 않도록 식생활습관을 꾸준히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기본에는 왕도가 없겠죠. 아무리 효과가 좋은 약이라고 하더라도 모두에게 전부 맞기 힘들고, 결국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 잘 기억하셔야 겠습니다. 오늘 메디인 마칩니다. 유수인 기자였습니다. 

유수인 기자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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