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통해 감정뿐 아니라 ‘뇌신경 이상’도 읽어냅니다”

한성주 / 기사승인 : 2021-06-10 07: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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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륭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9일 오후 서울 상암동 쿠키건강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뇌신경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얼굴은 뇌신경 이상을 감지할 수 있는 창구다. 특정 부분이 떨리거나 일그러지는 증상이 지속되면 ‘반측성 안면경련’을 의심할 수 있다. 가벼운 자극에도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은 ‘삼차신경통’의 주요 증상이다. 허륭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에 따르면 두 질환은 모두 뇌혈관이 뇌신경을 눌러 발생하며, 수술을 통한 치료 예후가 긍정적이다. 허 교수로부터 이들 질환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표정 통제 어려운 ‘반측성 안면경련’

반측성 안면경련은 동맥이 안면신경을 압박해 생긴다. 유전적 요인이나 종양에 의한 안면신경 압박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안면신경이 지나는 뇌간의 구조적 손상이 반측안면경련을 유발할 수도 있다.

나도 모르게 얼굴 한쪽을 씰룩거리거나 찡그리게 되는 것이 대표증상이다. 수면중에도 이런 경련이 나타나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해진다. 허 교수는 “경련은 의지대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들은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적 방법과 수술이 시도된다. 항경련제와 보툴리눔 톡신이 치료에 활용되는 약물이다. 다만, 항경련제 약물치료는 치료효과가 낮고 약물 부작용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아 권장되지 않는다. 보툴리눔 톡신을 경련이 일어나는 얼굴 근육에 소량 국소 주사하면 근육 수축을 억제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효과가 4~5개월간 지속되며 증상이 재발하면 다시 주사를 맞아야 한다. 장기간 사용하면 효과가 떨어지는 단점도 있다.

수술치료는 ’미세혈관 감압술’이다. 반측성 안면경련과 삼차신경통의 원인을 치료하는 수술법이다. 신경 압박을 일으키는 혈관과 안면신경 사이에 ‘테플론’이라는 스펀지 보철물을 고정시켜 경련 원인을 제거하는 원리다. 허 교수는 “반측성 안면경련에서 시행한 미세 신경 감압술의 완치율은 전세계적으로 91% 수준”이라며 “최근에는 완치율이 95%까지 증가됐다는 보고도 있다”고 설명했다.

송곳에 얼굴 찔리는 고통 ‘삼차신경통’

삼차신경통은 얼굴 한쪽에 발생하는 통증이다. 삼차신경은 얼굴과 머리에서 오는 통각과 온도 감각을 뇌에 전달하는 뇌신경이다. 이 신경이 손상되면 얼굴 감각에 이상이 생기고, 씹기 근육이 약화할 수 있다. 

삼차신경통의 원인은 반측성 안면경련과 동일하다. 허 교수는 “참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는 순간적으로 얼굴을 움찔거리게 된다”며 “통증은 말하거나 음식을 씹을 때, 양치할 때 유발되기도 하고, 아무런 자극이 없을 때도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송곳처럼 날카로운 물건으로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 한쪽 얼굴에만 갑자기 나타나 몇 초에서 몇 분간 지속된다. 통증은 하루종일 지속하기보다 반복되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수면 중에는 대부분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삼차신경통의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비약물 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항경련제가 쓰인다. 신경의 민감도를 둔화시켜 통증의 강도를 떨어트리는 원리다. 초기에는 90% 정도의 제통 효과가 있다. 약물 부작용으로 졸음이나 어지럼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원인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 복용해야 통증이 조절된다. 

비약물 치료는 수술적 방법인 미세혈관 감압술이 대표적이다. 이 수술은 원인적인 치료로 완치율이 가장 높은 장점이 있지만 전신마취와 수술에 따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얼굴 피부를 통한 경피적 시술방법으로 고주파 열치료에 의한 신경 소작술, 글리세롤 약물을 이용한 소작술, 풍선 압박등의 방법이 이용된다. 이 치료법들은 전신마취가 필요 없고 수술에 비해 비교적 간단한 시술이란 장점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며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감마 나이프’나 ‘노발리스’ 등의 방사선 수술도 적용이 가능하며 방사선 수술은 가장 비침습적 치료지만 초기 치료 효과가 조금 낮고 재발률이 높은 단점이 있다. 이처럼 각 치료마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환자의 연령, 상태 등을 고려해 전문의와 상의해 가장 적합한 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

허 교수는 “갑작스러운 눈꺼풀 떨림이나 얼굴 통증은 뇌신경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기며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