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재킷 입고 틱톡하는 정세균…여권 후보들 "날려버려, 꼰대 이미지"

틱톡하는 정세균·박용진, 롤하는 이낙연
젊은층과 소통 위해 'MZ세대 따라잡기'
누리꾼들 "멋지다" "애쓴다" 반응 제각각

기사승인 2021-06-17 15: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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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재킷 입고 틱톡하는 정세균…여권 후보들
정세균 전 국무총리 틱톡 갈무리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마술사, 해리포터, 검은 가죽재킷, 선글라스, 금반지'

여권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소셜미디어 '틱톡'에 올린 독도 홍보 영상이 화제다. 4·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정부와 여당에 등 돌린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따라잡기'에 나서며 소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선 다양한 반응을 쏟아지고 있다. 

17일 온라인에서는 정 전 총리가 전날 '틱톡'에 올린 독도 홍보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상 속 정 전 총리는 앞에 놓인 카메라를 향해 손뼉을 친다. 그러자 정 전 총리의 복장이 마술사 모습으로 변했다가 반짝이 의상 등으로 시시각각 변하더니 영화 해리포터 속 의상으로 변신한다. 이어 검은색 가죽 재킷을 입고 검은 선글라스를 낀 모습으로 변했다가 카우보이 복장으로 또 바뀐다. 마지막으로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문구가 쓰인 흰색 티셔츠를 입고 영상이 끝난다. 

정 전 총리는 이 영상에 "독도가 우리땅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면 춤추고 노래라도 하겠다"고 썼다. 해시태크(검색어)로 '#dokdo' '#tokyoolympics' '#ioc' 등을 붙였다. 

최근 도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기한 데 따른 국민적 반감이 커진 가운데 나온 독도 홍보 영상이다. 정 전 총리는 틱톡 영상을 통해 독도가 우리영토라는 점을 해외에 알리고, 동시에 도쿄올림픽을 개최하는 일본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로 보인다. 

틱톡은 짧은 영상을 공유하는 앱으로 젊은 층에 인기가 높다. 만 70세인 정 전 총리(1950년생)도 틱톡에 등장해 기존 정치인의 모습과는 차별된 이미지를 선보였다. 

이는 4·7재보궐선거에서 결정적 승부처가 됐던 2030대 민심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030세대가 정치권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가운데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민의힘에서 30대 수장이 된 이준석 대표가 젊은세대의 뜨거운 지지를 받는데 대한 위기의식도 읽힌다. 

이를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이미지 변신을 위한 노력과 독도 문제를 전 세계에 알린다는 점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칭찬이 나오지만, 댓글 반응만 보면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 더 많다. 

일부 누리꾼들은 "독도를 지키려는 마음이 대단하다" "외국에도 (이 영상이) 많이 떴으면 좋겠다" "독도 관련 강경한 발언 잘 들었다. 감사하다"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한 누리꾼은 "요즘 젊은이들이 원하는 건 젊은 층을 흉내내고 함께 놀아주는 정치인이 아니라 공정하고 양심적이며 정당한 보상을 받는 세상을 만들어 줄 정치인을 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청년들은 당장 학비, 취업, 결혼, 집 등 문제가 산적해 힘들어 죽겠으니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정치인들이) 변화시켜 달라는 건데 이건 본인들이 청년하겠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애쓴다" "안 본 눈 산다" "당은 점점 늙어가는데 겉모습만 젊게 꾸민다고 당 이미지가 젊어질까" 등 반응이 나왔다. 

가죽재킷 입고 틱톡하는 정세균…여권 후보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정 전 총리 외에도 여권 주자들은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한 행보를 늘리고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4일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대회를 위한 경기장인 종로 롤파크를 찾아 직접 체험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이 전 대표는 SNS를 통해 "게임을 공부에 방해되는 장애물로 볼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즐기는 '스포츠' 와 '산업'의 관점으로 키운다면 멋진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며 "어린 선수들이 일찍부터 실력을 쌓고 당당한 전문인으로서 경력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학교 스포츠로서 인정하고 선수들의 병역연기도 가능케 하며, 은퇴 후 진로도 열어 드리는 등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젊은 꿈과 산업을 기성의 잣대로 평가하지 않고, 커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정치의 할 일"이라고 적었다. 

최근 여권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3위를 차지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틱톡에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춤을 추는 영상을 올렸다. 

박 의원은 지난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자신이 춘 춤에 대해 "저게 화제라서 조금 부끄럽지만 저걸 찍자고 제안했던 분들이 20살"이라며 "너무 고맙게 생각하고 젊은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