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호’ 출항 1주일… 흔들린 ‘빅 텐트’, 고개 든 ‘자강론’

이준석 대표 취임 동시에 ‘유승민계’ 등장
‘자강론’ 힘 싣는 발언 이어져… 윤석열‧안철수 등 외부 세력엔 ‘대립각’
김종인, 범야권 후보 향해 ‘쓴소리’

기사승인 2021-06-19 06: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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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호’ 출항 1주일… 흔들린 ‘빅 텐트’, 고개 든 ‘자강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이준석 신임 당대표가 국민의힘 지휘봉을 잡은 지도 약 한 주가 됐다. 이러한 가운데 앞으로 대선을 치러야 할 이 대표가 일찌감치 ‘국민의힘 자강론’을 외치며 외부 인재 영입 차단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국민의당과의 통합 과정에서 불거진 ‘당명 변경’과 관련해 “당의 이미지가 전반적으로 좋은 상태에서 당명을 변경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국민의힘 자강론’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4.7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을 겪은 이 대표가 대선 과정에서 사실상 현재 국민의힘 소속 대권 후보들을 위한 초기 구도를 구축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최근 당내 대표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 등의 발걸음이 최근 빨라진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유 전 의원의 경우 ‘유승민계’인 이 대표 당선 이후 언론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하태경 의원의 대선출마 선언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외부 세력과의 갈등으로도 드러난다. 취임한 지 단 1주일이 지났을 뿐이지만 이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는 물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 외부세력과 대립각을 세웠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향해 “아마추어 티가 난다. 아직은 준비가 안 됐다. 이미 입당을 해야 했는데 지금도 조금 늦었다”고 혹평했다. 홍 의원 복당에 관해서는 “걸림돌이 될 만한 것이 없다”면서도 “충분히 논의한 후에 결정할 것”이라며 입장을 유보했다. 

이와 맞물려 보궐선거 이후 잠행하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 나서 화제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KBS 여의도 사사건건에 출연해 범야권 후보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우선 윤 전 총장을 향해 “윤 총장의 지지율은 정치인으로서 얻은 지지율이 아니다. 이를 유지하고 확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5월 중순쯤에 확실한 입장을 천명했으면 본인의 입지가 훨씬 더 좋아졌을 것”이라며 “자꾸 애매한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에 일반 국민으로부터 상당한 빈축을 살 수밖에 없는 처신을 했다. 그런 비판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기 나름대로 확고한 입장을 정리를 해서 본인 입으로 국민한테 얘기했어야 했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측이 언급한 ‘민심투어’ 관련해서는 “국민들이 너무나 현명하다. 인위적으로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시대가 바뀌었다. 과거와 같은 정치 행태를 보이는 것은 국민들에게 짜증만 나게 한다”고 말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에 관해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본인이 구체적으로 천명을 안 했다. 대권을 향하는 사람은 본인이 해야 하는 이유를 열정적으로 얘기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경제대통령’을 밀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서는 “경제를 공부한 사람은 틀림없지만 실질적으로 국가를 통치하는 데 있어서의 경제와 이론상의 경제는 별개”라고 평가했다.

반면 여권 유력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는 높은 점수를 줬다. 김 전 위원장은 이 지사를 향해 “지금 민주당 내에서는 대통령이 되기 위한 준비를 제일 많이 한 사람”이라며 “이슈로 선점한 기본소득은 대통령 선거에서 하나의 핫 이슈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결국 범야권 후보들이 경쟁을 통해 정권교체를 향한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사실상 빅텐트론에 힘을 실은 셈이다. 특히 단순한 국민의힘 자강론으로는 어려울 수 있다는 비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 선거는 정당이 중요하다”면서도 “다음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을 보고 투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밖에 있는 사람도 자기의 지지도를 바탕으로 세를 확고하게 확장하면 선거를 치를 수 있다. 결국 야당도 정권교체를 위해 가장 유력한 후보하고 합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mobydic@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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