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흥시, 이번엔 '풋살구장 특혜' 의혹

30억 원짜리 건물 기부받고 수백억 원대 땅 내줘

입력 2021-06-24 14: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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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시흥시, 이번엔 '풋살구장 특혜' 의혹
시흥시가 공공을 위해 기부채납 받았다는 클럽하우스(위)와 풋살구장(아래)         박진영 기자

[시흥=쿠키뉴스 박진영 기자] 웨이브파크사업 특혜의혹을 받고 있는 경기도 시흥시가 이번에는 '풋살구장 특혜의혹'에 휩싸이고 있다.  

정왕동 1799-4번지의 풋살구장은 시흥시의 공공청사 부지다. 이번에도 시흥시는 땅이 필요한 특정 민간업자를 위해 시민의 재산(행정재산)을 무상으로 내줘 상업적 목적에 사용케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시흥시는 이 땅에 철골조로 된 지상 2층, 연면적 700㎡ 가설건축물(클럽하우스)과 풋살구장 총 5면(4620㎡)을 짓게 해 기부채납하겠다며 지난해 9월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당시 활용된 법적 근거 역시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7조 '기부채납'이며, 채납할 시설물 예상가격은 총 30억 원으로 클럽하우스 9억 원과 풋살구장 21억 원이다. 결국 시흥시는 같은해 8월 이 가설건축물을 사용승인해 기부받고 4년 4개월의 무상사용·수익허가를 내줬다.

◆ 운동장이 건축물?…건축물대장의 기재 및 관리 등에 관한 규칙, 부동산 등기법 위반

시흥시는 풋살구장 5면(운동장)을 건축물이라며 건축물대장을 만들었다. 이 운동장에는 인조잔디와 폴대, 그물망 등이 설치됐다. 이는 건축법에서 정하는 가설건축물도 공작물도 아니다. 그럼에도 시흥시는 이 운동장에 설치된 구조물을 주건축물이라며 건축물대장을 생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건물 등기부등본을 만들었다. 

시흥시 건축과 담당자도 "이 풋살구장 시설은 공작물도 건축물도 아니다. 전임자가 인·허가를 내준 것으로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근 지자체 건축과 관계자들도 하나같이 "이 풋살구장은 일반건축물로 볼 수 없다"고 단언했다.

시흥시가 이런 무리수를 둔 이유는 소유권이 이전돼야 기부채납을 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데 건축물대장이 생성돼야, 이를 근거로 소유관계를 증빙하는 등기부등본을 등기소에서 만들 수 있다. 연면적 700㎡인 부속건축물(클럽하우스)로는 감정평가 시 기부가액이 적어 정작 필요한 운동장 4620㎡를 민간업자가 필요한 기간만큼 무상사용 허가를 내줄 수 없을까봐 이런 꼼수를 부린 것으로 보인다.

[단독] 시흥시, 이번엔 '풋살구장 특혜' 의혹

◆ 시가 앞장서 건축법, 공유재산법, 주차장법 위반

건축물대장에 부속건축물로 등재된 클럽하우스의 용도는 1층 기타 운동시설(577.55㎡)과 휴게음식점(56.81㎡), 2층 기타 운동시설(274.85㎡)이다. 하지만 현재 이 클럽하우스의 대부분은 빵과 커피를 파는 카페로 사용되고 있다. 

시가 기부를 빙자한 불법 용도변경을 통해 공익 목적의 시설을 상행위에 제공한 셈이다. 건축법상 불법 용도변경의 책임은 소유자에게 있다. 그런데 이 기부된 건물의 소유자는 시흥시이기에 시장이 건축법을 위반했다는 질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시행령 제7조 제4항은 '토지의 면적이 30%를 초과해 증감'된 경우에는 시의회의 재의결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제3차 수시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에 따르면, 이 풋살장에 제공된 토지 면적은 전체 1만9345.9㎡(5852평) 중 7500㎡(2269평)다. 

이 풋살장은 면적 7500㎡에 풋살구장 5면과 부속건축물, 조경, 공지를 조성했고, 따로 주차장 부지를 시로부터 받았다. 풋살장에 필요한 주차대수는 56대이며, 현재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면적은 약 3800㎡다. 따라서 이 주차장 면적 증가로 최초 시의회에서 의결받았던 사업면적이 30%를 초과하게 된다.

또한 풋살장에 딸린 주차장은 무상으로 제공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 인근 부동산 중개사무소에 따르면, 이 지역 시세는 대략 평당(3.3㎡) 1500만 원에서 2000만 원이다. 그러므로 시는 최소 170억 원 정도의 특혜를 민간사업자에게 추가로 준 셈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주차장 없는 건축물은 없다. 이 풋살장은 주차장 없는 조그만 카페와 운동장 설치물을 시에 기부했다. 그리고 시는 주차장 부지를 따로 내준 것도 모자라 운동장과 기부받은 행정재산(카페)을 이 민간업자로 하여금 상업적 목적에 이용토록 하고 있다. 

[단독] 시흥시, 이번엔 '풋살구장 특혜' 의혹

현재 이 풋살장은 ㈜HMS가 HM 풋살파크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하고 있으며, 이 회사는 15개 풋살장을 전국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시흥시에는 17개의 풋살장이 있고, 시민들은 이들 풋살장을 무료로 이용한다.

인근 부동산 중개사 A씨는 "이 지역 위반건축물에 대한 단속은 철저히 하면서, 정작 시는 불법 용도변경으로 특정업체의 배만 불려주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안선희 시흥시의원은 "결국 시는 기부받은 것이 없고, 시가 민간업자에게 기부한 것"이라며 "풋살장 제안을 박춘호 시의장이 했다고 공무원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의장은 "앞으로 4년 정도는 그 부지에 대한 특별한 계획이 없으니까 풋살장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지역 사무실에서 협의는 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나는) 풋살장과 전혀 관계없다"고 말했다. 

시흥시 소유인 행정재산인 클럽하우스는 지금 대부분 카페로, 풋살구장은 시민들이 돈을 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운동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웨이브파크 사업과 마찬가지로 시장 직속 기관인 미래전략담당관이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서는 시민들 재산인 행정재산을 상업적 목적의 카페와 운동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기업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며 관련 정보 공개에 미온적이다.

bigma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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