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코로나 '4차유행' 예견했다…"잘못된 정부 메시지 탓"

유수인 / 기사승인 : 2021-07-08 11: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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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르게 방역완화 기대감 키워…거리두기 강화, 백신 접종 계속돼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1000명대를 넘기며 현행 거리두기가 일주일 더 연장된 가운데 7일 오후 서울 자양동 건대 인근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1.07.07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이틀 연속 1200명대를 기록하면서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섣부른 방역 완화 메시지가 화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275명 발생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 20일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최다 규모다.

이틀 연속 1200명대 확진자도 처음이다.

이에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4차 유행이) 예견된 일이었다. 매일 400~500명대 확진자가 나오고 100명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는데도 느슨한 거리두기, 백신 접종 인센티브 등을 추진하려 했다. 불씨가 안 잡혔는데 부채질을 한 것”이라며 “델타를 포함한 변이 바이러스 문제도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는 근거가 없다면서 전문가들의 우려를 무시했다”고 질타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시그널을 잘못 줘서 국민들의 기대가 높았던 건데 환자가 갑자기 느니 방역수칙을 준수해달라고 태세전환을 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자신들이 세운 거리두기 기준도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 탓을 하고 있다. 이전에는 2주 동안 보고 (거리두기 격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하더니 이제는 1주, 2~3일 두고 본다고 한다. 저절로 상황이 호전되길 바라며 미봉책으로 적당히 하는 태도는 ‘인디언 기우제’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거리두기 단계를 확 올리면 확진자 수는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정부의 반성이나 국민에 대한 사과 없이는 갈 수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확진자 수 급증은) 이미 예견했고 심각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이 이를 예견하는 것은 느슨한 방역 정책에 대해 경고하기 위해서인데, 그 경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었다”며 “현 상황은 정부의 메시지 관리 실패로부터 발생했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태에서 방역 긴장도가 풀어졌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대부분 국가에서도 백신 접종 후 방역 완화되면서 비슷한 코를 밟고 있다. 우리도 알면서 당한 꼴”이라며 “당장 확진자 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공법밖에는 없다.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원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지금의 확산세를 꺾기 위해서는 거리두기 강화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다만 궁극적인 예방은 백신을 통해 가능하기 때문에 예방접종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교수는 “환자 발생이 안정적으로 갈 거라고 보진 않았다. 확진자 수가 많아지는 시기가 올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했던 시점보다 빨리 와서 걱정”이라며 “현재 발생 수로만 보면 상황이 굉장히 좋지 않고 그 수가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12월 3차 유행 당시 정점을 넘어섰는데 지금이 정점이 아니고 더 올라갈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상대적인 중증도가 낮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리두기는 일정수준의 불편함과 피해를 감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마스크 쓰기야 익숙해졌지만 생업을 이어가는 사람들 입장에서 (거리두기 준수는) 쉽지 않다. 개인의 관점에서도 모임, 만남을 가지려는 욕구가 있었을 거고 거기에 정부의 방역완화 메시지, 기대감이 같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환자 발생 수준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약물학적/비약물학적 중재가 있는데, 거리두기 단계를 어떻게 하든지, 어떤 지침을 적용하든지 간에 방역수칙이 강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약물학적 중재인 백신은 바로 효과가 발휘되지 않는다. 당장 3000만명분의 백신이 있어서 오늘 접종한다고 해도 1회 접종 효과를 보려면 10일이 걸리고, 2회 접종을 완료하려면 한 달이 걸린다. 백신은 앞으로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거리두기 단계를 더 올려야 하느냐, 유지해야 하느냐에 있어서는 고민이 많을 테지만 현 수준을 유지했을 때 환자 발생이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 궁극적으로는 백신으로 해결해야 하고 그래서 예방접종은 지속돼야 하지만, 그건 앞으로의 일이기 때문에 지금은 거리두기, 방역수칙 강화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