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역세권청년주택’ 만족하는 2030...그만하라는 주민들 

조계원 / 기사승인 : 2021-07-24 06: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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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역세권청년주택 용산베르디움 6개월
청년들 "임대료 비싼면 있지만 주변 대비 저렴,
사소한 불편에도 전체적으로 만족"
주민들 "청년주택 들어오고 치안 불안해져,
임대주택 분양돼 동네 안정화 됐으면"

용산 역세권청년주택 입주민들은 역에서 가깝다는 점을 입주 장점으로 꼽았다.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지옥고'(지하방·옥탑방·고시원)에 고통받고 있는 2030 청년들을 위해 서울시는 핵심 과제로 역세권청년주택 사업을 추진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역세권청년주택 사업은 이제 본궤도에 올라 정책의 혜택을 받는 수혜자들이 나오고 있다. 1호로 공급된 용산베르디움 프렌즈의 경우 지난 2월 입주가 시작돼 다음 달이면 입주 반년이 된다. 입주민들에게 역세권청년주택의 장단점을 들어보고,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 봤다. 

역세권청년주택 사업은 서울시 청년주택정책의 일환으로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대학생을 비롯해 신혼부부 등 청년들의 주거수요가 높은 역세권에 임대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사업으로, 공공과 민간이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특징이 있다. 

서울시가 건물 높이를 결정하는 용적률을 높여주면 역세권 토지주와 건설사는 주택을 지어 100% 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 완공된 건물의 10~25%는 서울시가 공공임대 물량으로 확보해 운영하고, 나머지 물량은 민간 측에서 민간 임대로 제공한다. 

임대료는 공공임대 물량과 민간임대 물량에 따라 차이가 존재한다. 역세권청년주택 1호 용산베르디움 프렌즈의 경우 이 차이가 3배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서울시는 민간임대 물량 일부를 사들여 공공임대 물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청년의 임대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원순 전 시장은 2022년까지 이 같은 역세권청년주택 8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올해까지 입주가 예정된 물량은 공공임대 1488가구, 민간임대 6262가구로 총 7750가구다. 내년 입주가 예정된 물량까지 합치면 총 1만 가구 정도가 실제 공급될 예정이다.


◇임대료 부담 있지만 청년들 ‘만족한다’ 

▲용산베르디움 프렌즈 중앙통로로 이동하는 청년들 

역세권청년주택에 입주한 청년들은 생활에 만족하고 있을까. 특히 민간임대의 경우 다소 임대료가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청년들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22일 용산베르디움 프렌즈에서 만난 청년들은 임대료에 대체로 만족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간 임대료가 공공 임대료에 비해 비싸기는 하지만 역세권 신축이라는 점에서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19㎡(6평) 타입 민간임대에 거주하는 20대 청년은 “매월 임대료 12만원에 전기와 수도비를 포함해 관리비 7만원 정도를 납부하고 있다”며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시내에서 이 정도 (주택에서) 살 수 있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용산베르디움 프렌즈의 경우 전용면적 19~39㎡인 청년 주택과 44~49㎡인 신혼부부 주택으로 구분된다. 19㎡ 타입의 청년용 주택은 공공임대의 경우 임대보증금을 최대로 올려 1209만원을 내면 월 임대료가 4만1500원으로 낮아진다. 민간임대는 임대보증금을 8316만까지 올릴 수 있으며, 이때 월 임대료는 12만원이다. 

공공임대와 민간임대의 임대료 차이가 크고, 청년들이 거액의 임대보증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반응도 없지는 않았다. 신혼부부 민간임대 주택에 거주하는 30대 초반의 청년은 “임대보증금을 마련하는 게 조금 부담이 되기는 한다”며 “대출을 받아도 완전 무자본에서 들어오기는 쉽지 않다. 나도 들어올 때 부모님 도움을 조금 받았다”고 설명했다. 

49㎡(15평) 타입의 민감임대 신혼부부 주택은 월 임대료를 최저 수준인 30만원으로 낮추기 위해 임대보증금을 1억9707만원까지 내야 한다. 서울시는 이에 보증금 대출 및 대출 이자 지원 등의 금융지원과 함께 민간임대를 매입해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30대 초반의 청년은 “주변 방 3개짜리 아파트에 비해서는 임대료가 저렴한 편”이라며 “신축이고 지하철에서 가깝다는 점을 생각하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점은 임대주택 옆 기찻길 소음 

▲용산베르디움 프렌즈 옆에는 기찻길이 존재한다. 

청년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부분도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임대주택 옆을 지나가는 기찻길 소음. 창문을 닫으면 소음이 덜하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여름철 창문을 열어야만 하는 사정이 있었다. 

19㎡ 타입에 거주하는 또 다른 청년은 “19 타입은 모두 비슷할 것”이라며 “기찻길을 바라보고 있는 가구는 에어컨을 틀기 위해 실외기실 창문을 열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외기실 창문을 열게 되면 기찻길 소음이 무시 못할 정도로 들린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이는 다른 타입의 가구들도 동일하게 제기했다. 용산베르디움 프렌즈는 에어컨 실외기가 건물 내부에 설치되어있어 공통적으로 에어컨 가동을 위해 창문을 열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이라면 누구나 걱정하는 퇴거 시 주택 원상복구 비용을 우려하는 반응도 있었다. 더욱이 신축 건물에 빌트인도 모두 새 제품인 만큼 원상복구 비용이 과도하게 나올 수 있다는 우려다. 이밖에 입주민 커뮤니티에 간혹 쥐 나 벌레가 나온다는 불만이나, 하자보수가 느리다는 불만이 올라온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지역 주민들 생각은, 여전한 반발 여론 

▲용산베르디움 프렌즈 맞은편에 위치한 상가. 용산베르디움 프렌즈 좌우로는 아파트 단지들이 위치한다.

청년임대주택 입주민들이 대체로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가운데 임대주택 건설을 반대하던 인근 주민들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청년들이 들아와 살기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난 시점의 주민들의 반응은 다소 온도차가 있었다. 

먼저 청년임대주택에 부정적인 반응은 여전했다. 손자와 길에 나와있던 노인은 “주민들은 동네에 애착을 가지고 지낼 사람을 원하지 금방 떠날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며 “아무래도 임차인보다는 집주인이 있어야 동네에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이 들어와 살다 보니 치안도 안 좋아졌다”면서 “최근 밤 시간에 청년들끼리 칼부림을 하는 사건이 있어 경찰들이 출동했다”고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노인은 “주민들은 임대주택이 분양돼 주인을 찾아가길 바란다”며 임대주택으로 계속 운영되는 데 반대했다. 

역세권 청년 주택에 거주하는 청년 가운데 주민들의 반발에 공감하는 사람도 있었다. 30대 청년은 “수혜자 입장에서 청년주택이 더 확대되기를 원하지만 내 집 근처에 임대주택이 들어선다면 좋아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주민들의 반발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한편에서는 ‘임대주택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왔다. 용산베르디움 프렌즈 맞은편에 존재하는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임대주택이라고 주민들이 나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많은 주민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청년주택 공급, 주민 반발 풀어야 할 과제 

▲서울시는 사진의 골목길 안쪽에 남영역 역세권청년임대주택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조계원 기자

역세권청년주택을 두고 나오는 주민 반발 문제는 비단 용산베르디움 프렌즈만 풀어야 할 문제는 아니다. 인근에 추진 중인 남영역 역세권청년임대주택 역시 주민들이 반발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지 주민들은 대로변도 아닌 주택가 가운데 역세권청년임대주택을 건설하는 계획에 반대하며, 집단 민원을 제기한 상태. 

남영역 역세권청년임대주택 인근 공인중개소 대표는 “청년 주택을 짓는 것도 좋지만 지역 주민들과 협의는 해야 할 것 아니냐”며 “주민들이 단체로 민원을 제기해도 개선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일방통행식 사업 추진은 결국 문제를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커지는 주민 반발 문제는 결국 역세권청년주택의 추진 자체를 위협하는 상황까지 왔다. 주민 민원에 시달리는 서울시가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의 사업 권한을 25개 자치구에 위임한 것, 자치구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만큼 현재도 공급이 부족한 청년주택 사업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역세권청년주택의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주민 설득 작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 구청 관계자는 “전임 서울시장 시절 역세권청년주택을 무리하게 추진한 측면이 있다”며 “주민들의 불만은 언젠가 터질 문제 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청년과 주민들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