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어린이 접종 시도 속속… 우리나라는?

기사승인 2021-07-29 07:00:03
- + 인쇄
코로나19 백신 어린이 접종 시도 속속… 우리나라는?
고3 수험생이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 백신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2021.7.19.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아동·청소년 대상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의 윤곽이 나오지 않고 있다.

12세 이상에게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은 확보됐지만, 이들에 대한 접종을 추진할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해외 주요 국가들은 12세 이상에 대한 접종을 진행하고 있으며, 5~11세를 접종 대상에 포함시킨 사례도 등장했다.

국내에서 접종된 백신 4종(모더나, 화이자,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가운데 12세 이상을 대상으로 허가된 백신은 화이자가 유일하다. 화이자를 제외한 나머지 3종 백신은 모두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허가됐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희귀혈전증 발생 위험성을 고려해 접종 권고 연령이 30세 이상으로 설정됐다가 최근 50세 이상으로 상향조정됐다. 

화이자 백신은 당초 16세 이상으로 허가됐지만, 이달 16일 12세 이상으로 변경 허가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2차 접종한 뒤 7일까지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은 1983명(백신군 1005명, 위약군 978명)을 대상으로 예방효과를 평가한 뒤 이 연령대에서 백신의 안전성이 16세 이상과 전반적으로 유사한 것으로 확인했다. 

모더나 백신도 곧 12세 이상에게 접종할 수 있을 전망이다. 27일 식약처는 GC녹십자가 ‘모더나 코비드-19백신주’ 투여 연령을 기존 18세 이상에서 12세 이상으로 확대하기 위한 허가 변경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GC녹십자는 모더나 코비드-19백신주의 국내 허가와 유통을 담당한다. GC녹십자는 연령 확대의 근거로 미국에서 수행한 12세∼17세 청소년 3732명 대상 임상시험 자료를 제출했다. 이 자료에는 임상시험 결과 코로나19 감염 예방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화이자 백신의 허가 사항을 고려하면, 12세 이상에 대한 접종을 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내 최연소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은 18세다. 보건 당국이 대학 수학능력시험의 정상적인 진행을 위해 고등학교 3학년과 재수생 등 학교밖 수험생을 접종 대상에 포함시키면서다. 이들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해외의 상황은 우리나라와 다르다. 유럽에서는 12세 이상 아동·청소년에게 백신을 접종한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 23일 모더나 백신의 12세~17세 접종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아일랜드는 오는 9월까지 12~15세 대상 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프랑스, 그리스, 덴마크 보건 당국도 접종 개시 연령을 12세로 설정하고 아동·청소년에게도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도 12세 이상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동시에 12세 미만에 대한 접종을 대비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23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화이자 백신 2억회 접종분을 추가 구매한 목적에 대해 “우리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왔다”며 “12세 이하 어린이 접종 및 부스터샷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는 12세 미만에게도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5∼11세 기저질환자에게 모더나와 같은 mRNA플랫폼에 기반한 화이자 백신을 활용해 백신을 접종한다. 원래 이스라엘 보건 당국이 허가한 화이자 백신의 접종 가능 연령은 12세 이상이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12세 미만 아동 가운데 △극심한 비만 △중증의 만성 폐 질환 △면역 기능의 심각한 저하 △신경발달 장애 △출혈성 심부전 등의 질환이 있는 일부를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접종 여부와 세부 계획을 논의 중이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0일 “일반 국민 백신접종을 진행하면서, 접종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이들에 대한 접종은 관계 전문가와 논의해 9월 이전에 계획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 청장이 언급한 논의 대상은 12세 미만 소아, 12~18세 청소년, 임신부 등이다. 정 청장은 “코로나19 발생 현황, 위중증 환자 현황, 예방접종 경험에 따른 효과와 안전성 데이터를 분석하고 국민들의 접종 의향성도 조사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astleowner@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