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도 비판한 '쥴리 벽화' 글씨 삭제…여당 지지자들 "누구 편?" 부글

중고서점 측 흰색 페인트로 '쥴리의 남자들' '영부인의 꿈' 등 문구 지워

기사승인 2021-07-30 16: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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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도 비판한 '쥴리 벽화' 글씨 삭제…여당 지지자들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외벽에 그려진 대권 주자 윤석열 예비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를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차로 막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한 '줄리 벽화' 속 문구들이 30일 논란 속에 지워졌다. '쥴리 벽화'를 둘러싸고 야권은 물론 여권까지 비판에 나서자 친여(親與) 성향 커뮤니티 회원들은 "의리 없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0일 이 벽화가 그려진 종로구 소재 한 중고서점 측은 건물 외벽에 그려진 벽화 속 논란이 된 문구들을 흰색 페인트로 덮었다. 

문구가 삭제되기 전 벽화에는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와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 등이 적혔었다. 

쥴리는 '쥴리'는 김씨가 유흥업소 접객원 출신이라는 루머에서 나오는 이름이다. 앞서 김씨는 지난달 30일 뉴스버스와의 인터뷰에서 "쥴리를 하고 싶어도 할 시간이 없다. 쥴리를 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사람"이라며 소문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윤 전 총장도 "아내는 술 마시고 흥청거리는 것을 싫어한다"며 일축한 바 있다. 

쥴리 벽화에 일부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환호하는 모습을 보이자 민주당은 여성 혐오, 인권 침해적인 행위를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일각에선 배후설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이용빈 대변인 명의의 공식 논평을 내고 "후보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결혼 전 사생활을 폭로한 벽화 설치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시민은 누구나 정치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지만 누군가의 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분열과 증오를 일으키고 혐오의 정치를 만드는 행위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도 쓴소리를 했다. 이재명 캠프의 남영희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쥴리 벽화는 금도를 넘은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이날 MBN에 출연해 "조금 민망하고 말씀드리기 거북하다"고 말했다.

김두관 의원도 전날 CBS 한판승부에 출연해 "가끔 열성 지지자들이 국민 정서를 뛰어넘는 오버를 하는 케이스들이 많이 있는데 그 부분은 지도부에서 적절하게 제어를 해 줘야 한다"며 "동거설 문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라서 존중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 여당 지지자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친여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한 회원은 "쥴리 방어하듯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도 방어했어야 한다"며 "참으로 한심하고 한편으론 (지지해주는) 국민이 우습나 싶다"고 했다. 

민주당이 '쥴리 벽화'를 비판했다는 기사를 공유한 글에는 "의리없는 건 민주당의 최대 약점" "차라리 입 다물고 가만히 있는데 좋았다" "지지자들과 거리두기" "강성문파, 강성지지자, 대깨문, 그들이 지지자를 보는 시선" "일반인이 법망 내에서 표현하는 것까지 정치인들한테 혼나야 하나. 민주당 분위기 요즘 왜 이러나" 등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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