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 백신 개발 임상 활발…'면역가교연구' 공감대 형성 관건

SK바이오 3상, 제넥신 2/3상 승인

기사승인 2021-08-17 05: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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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 백신 개발 임상 활발…'면역가교연구' 공감대 형성 관건
고3 수험생이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 백신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을 마친 뒤 이상 반응 모니터링 대기실에서 타이머를 들고 대기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코로나19 장기화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안정적인 백신 수급에 일부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각국이 국민의 백신 접종률 확대 및 부스터 샷을 위한 백신 추가 확보에 주력하고 있고, 백신 공급 물량과 가격이 개발사 중심으로 결정되고 있다. 이에 안정적인 백신 확보를 위한 우리 정부의 최선의 노력뿐만 아니라, 신속한 국산 백신 개발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이에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은 국내외 코로나19 백신 개발 동향 및 국산 백신 개발 가속화 방안을 담은 브리프를 16일 발간했다. 

브리프에 따르면, 현재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한 국내 개발사는 총 7개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8월 10일 본격적으로 임상3상에 진입했다. 제넥신은 지난 7월 5일 인도네시아에서 임상2/3상을 승인받았고, 유바이오로직스와 진원생명과학도 올해 12월 임상3상 진입이 목표다.

임상3상은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증하기 위한 단계로, 제넥신은 전통적인 위약임상, SK바이오사이언스는 비교임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셀리드, 진원생명과학, 유바이로로직스 등도 비교임상 진행을 계획하고 있다. 

임상3상을 비교임상으로 진행할 경우, 전통적 방식의 임상시험에 비해 대상자를 수만 명에서 수천 명으로 줄여 개발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고, 대조군도 기 허가 백신을 투약받을 수 있어 위약 투여로 인한 윤리적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비교임상에서 대조백신으로 활용할 기 허가 백신의 확보가 매우 어렵고, 아직 코로나19 면역대리지표(ICP)가 확립돼 있지 않아 면역가교연구 결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대규모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이 어렵고, 국산 백신 개발이 시급한 우리나라 상황을 감안할 때 이러한 혁신적 임상시험은 충분히 실효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전통적인 위약대조 임상시험 방식의 대안으로 비교임상과 면역가교연구를 통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수행 중이다.

프랑스 제약사 발네바사(社)는 아스트라제네카를 대조백신으로 자사의 후보물질 VLA2001에 대한 비교임상으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영국 NIHR의 지원을 받아 영국 26개 사이트에서 지난 4월 착수하였으며, 6월 초까지 1달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약 4000명의 대상자 모집을 완료한 상태다.

면역가교연구(Immuno Bridging Study)를 통한 긴급사용승인 사례도 있다. 지난 7월 19일 대만 식품의약국(FDA)은 자체 승인 기준에 따라 임상2상 데이터로만 대만 제약사 메디젠社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MVC-COV1901’를 긴급사용승인했다.

대만과 베트남에서 모집한 3700명의 임상2상 참여자에서 95.5%의 혈청전환율을 보여 코로나19에 대한 특정 항체를 생성했음을 확인했고,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 200명으로 구성된 코호트와 비교하여 3.4배의 중화항체 농도를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대만에서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으며, 현재 파라과이에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배병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이사장은 “위약대조 임상시험에 비해 비교임상과 면역가교연구 방식의 임상3상은 임상시험 소요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어, 국내 백신 개발사에 기회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코로나19의 면역대리지표(ICP) 확립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되며, 현재 대조백신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 허가 백신 확보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에 코로나19의 면역대리지표(ICP)가 빠른 시일 내에 확립되거나, 실제 임상자료(RWD, Real World Data)에 기반한 면역가교연구 결과를 허가 자료로 활용하는데 국제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면 차세대 백신을 포함한 국산 백신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 임상자료 기반의 면역가교연구 모델을 구축하고 코호트 연구를 통해 과학적인 근거를 확보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해 볼 시점”이라며 “이와 별도로 국산 백신의 다국가 임상이 가능한 후보국가를 조사해 총 32개국을 선정했고, 국산 백신·치료제 연구참여를 희망하는 13개 국가 33명의 연구자를 선정했다”고 전했다. 

참고로, 정부는 지난 5일 ‘K-글로벌 백신허브화 비전 및 전략’ 발표를 통해 내년 상반기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 진입이 예상되는 임상3상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1667억 원을 임상3상에 집중 지원하고, 백신 개발에 꼭 필요한 임상시험 참여자모집 지원을 위해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온·오프라인 홍보를 확대하고, 임상시험 참여증명서 신설 및 자원봉사시간 인정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신속한 임상3상 진입을 위해 3상 임상시험계획 승인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하고, 국가지정 중앙임상시험심사위원회를 가동해 다기관 통합심사를 추진하며, 비교임상 지원을 위해 대조백신 확보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suin9271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