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오디션…우리의 소리를 찾아 나선 연예계

기사승인 2021-08-20 07: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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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오디션…우리의 소리를 찾아 나선 연예계
MBN ‘K-소리로 싹 가능, 조선판스타’ 방송화면.
[쿠키뉴스] 김예슬 기자 = 트로트 일변도를 걷던 연예계에 국악 바람이 불고 있다. 방송과 가요 두 분야에서 국악을 활용한 콘텐츠가 늘어나며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최근 방송가는 국악과 연계된 콘텐츠를 연이어 편성하고 있다. 최근까지 트로트 오디션이 방송가를 장악했다면, 이제는 그 흐름을 국악이 이어받은 모양새다. KBS는 이달 초 3부작 음악 프로그램 ‘조선팝, 드랍 더 비트’를 방송했고 MBN은 국악 오디션 ‘K-소리로 싹 가능, 조선판스타’(이하 조선판스타)를 방영 중이다. JTBC는 국악 경연 프로그램 ‘풍류대장 - 힙한 소리꾼들의 전쟁’(이하 풍류대장)을 다음달 선보일 예정이다.

연예계에서 국악이 조명받기 시작한 건 오래되지 않았다. 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가 MZ세대에게 호응을 얻고,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가 솔로곡 ‘대취타’를 발표해 국내를 넘어 전 세계 팬들에게까지 인기를 얻었다. 여기에, 트로트가 주류 장르로 떠오르며 대중문화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장년층이 새로운 소비층으로 급부상해 전통 가요로도 관심이 이어졌다.
K팝·오디션…우리의 소리를 찾아 나선 연예계
국악 소재를 차용해 글로벌 팬들에 좋은 반응을 얻은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위)와 그룹 스트레이 키즈. 슈가 ‘대취타’ 뮤직비디오 캡처,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14일 첫 방송된 ‘조선판스타’는 퓨전 국악 오디션을 표방하며 야심찬 포문을 열었다. 배우, 가수부터 국립창극단원, 소리꾼 등 다채로운 참가자들이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합주 등 신선한 시도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조선판스타’의 임현기 음악감독은 쿠키뉴스에 “판소리는 정해진 틀이 있는 만큼 정해진 선에서 편곡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둔다”면서 “국악의 본질을 존중하면서도 시청자가 국악을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판스타’의 후발주자로 나서는 ‘풍류대장’은 대중가요와 국악의 크로스오버를 내걸었다. 예능 장르인 만큼 국악을 무겁지 않게 다루려는 방송가의 노력이 엿보인다.

대중성을 우선 과제로 두는 방송과 달리, K팝은 국악을 더욱 과감히 활용해 호응을 이끌어낸다. 슈가는 지난해 발표한 ‘대취타’에 동명의 전통악곡을 그대로 차용해 화제를 모았다. 국립국악원이 2016년에 올린 대취타 해설 영상은 슈가의 ‘대취타’ 발매 후 방탄소년단 팬들의 성지가 됐다. 그룹 스트레이 키즈는 국악과 접목한 신곡 ‘소리꾼’ 발매를 예고, 국내외 팬들에게 전통 음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K팝의 파급효과를 잘 보여주는 예다.

국악계는 이 같은 흐름을 환영하되, 일시적인 것에 그쳐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 국악 관계자는 “대중이 국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만큼 장기적으로 국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콘텐츠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K팝 가수들의 경우, 국악을 원형 그대로 활용해 글로벌 팬들에게 우리 고유의 문화를 알리는 등 새로운 형태의 국위 선양을 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국악 소스를 활용한 시도가 많아지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ye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