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과 2021년… 군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나 [‘D.P.’ 현실의 날③]

기사승인 2021-09-04 06: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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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과 2021년… 군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나 [‘D.P.’ 현실의 날③]
넷플릭스 'D.P.' 스틸컷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넷플릭스 드라마 ‘D.P.’는 군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폭력과 가혹행위를 그대로 보여줘 충격을 안긴다. 끔찍한 장면의 연속이다. 못 박힌 벽에 밀쳐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 입에 가래침을 뱉으며 '로열젤리'라고 한다. 근무 중 심심하다며 자위행위를 시키고, 왁싱을 시켜준다며 라이터로 체모를 태운다. 코를 곤다는 이유로 방독면을 씌워 물고문까지 한다. 이는 극 중 병사들이 탈영한 이유로 그려진다.

‘D.P.’를 연출한 한준희 감독은 각종 군 관련 사고가 일어난 2014년을 드라마 배경으로 설정했다. 당시 군대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지금은 어떨까. 7년 동안 뭐라도 바뀌긴 했을까. 2014년과 2021년에 들여다볼 수 있는 군 관련 주요 사건을 정리했다.


□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 (2014년 3~4월)

육군 28사단의 故 윤승주 일병이 2014년 4월 네 명의 선임병들에게 폭행, 가혹행위를 당한 끝에 사망한 사건. 그는 같은해 3월 초부터 사고가 발생한 4월6일까지 매일 물리적, 정신적 폭력을 폭행당했다. 폭행으로 다리를 절뚝거리면 절뚝거린다고 다시 폭행했고, 새벽 3시까지 기마자세로 있으라 했다. 강제로 치약 한 통을 먹이고, 누워서 물 1.5리터를 강제로 먹였다. 바닥에 가래침을 핥아 먹으라 하고, 허벅지 멍을 지우려고 성기에 안티푸라민을 바르게 했다. 4월6일 윤 일병이 냉동음식을 먹던 중 폭행당해 침을 흘리고 실금하며 쓰러지자, 꾀병이라며 뺨, 배와 가슴 부위를 폭행해 결국 심장이 멈췄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가해자들은 입을 맞춰 증거를 인멸하려고 했다. 2016년 주범인 이 병장에게 징역 40년, 나머지 공범들에겐 징역 7년이 선고됐다.


□ 임 병장 총기난사 사건 (2014년 6월)

육군 22사단 GOP에서 전역을 3개월 앞둔 임도빈 병장이 집단 따돌림을 견디다 못해 K-2 소총과 실탄 60여 발을 소지하고 총기난사 후 탈영한 사건. 군은 탈영 이틀 만인 2014년 6월23일 자살을 시도하려던 임 병장을 생포했다. B급 관심병사였던 임 병장은 상하 계급 모두에게 따돌림 받는 계급열외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병장은 조사 과정에서 자신을 놀리는 별명인 해골 그림을 그려놓고, 간부들도 4주 동안 하루 16시간 근무를 시키고, 뒤통수를 때리고 돌을 던지는 등 따돌림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임 병장은 2016년 2월 대법원에 의해 사형 선고가 확정됐다.


□ 공군 성추행 피해 사건 (2021년 3월)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의 여성 부사관 이 중사가 상사에게 강제추행을 당한 후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 이 중사는 3월2일 회식 참석 직후 남성 상관인 장 중사에게 강제추행을 당했고, 피해 사실을 신고했으나 조직적인 은폐와 2차 가해로 고통받았다. 2달 휴가 끝에 복귀했으나 남자친구와 혼인 신고를 마친 뒤 다음날인 5월22일 오전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 공군 집단폭행 사건 (2021년 4~8월)

공군 제18전투비행단에서 다수 선임병들이 후임병 1명을 상대로 4개월간 집단폭행과 성추행, 감금 등 가혹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 군인권센터는 선임병들이 피해자를 용접가스 보관창고에 끌고 가 “너가 죽었으면 좋겠다”며 감금하고, 박스 조각에 불을 붙여 던졌다고 폭로했다. 또 피해자의 전투화에 알코올 손소독제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거나, 다른 병사들 앞에서 상의를 걷은 상태로 SNS에서 유행하는 춤을 출 것을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타 도중 피해자의 양쪽 다리를 잡고 생활관 내를 끌고 다녔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지난달 공군본부 보통군사법원은 주요 가해자로 지목된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동생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려 가해자 6명의 강력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 공군 전기드릴 가혹행위 사건 (2021년 4~7월)

공군교육사령부 조교 A, B 두 사람이 3개월간 후임병들을 괴롭히며 가혹행위를 저지른 사건. 다수의 후임병을 상대로 폭행을 저지르고 유사 성행위를 강요했다. 지난 7월에는 부대 사무실에서 후임병의 항문에 십자 날이 달린 전기드릴을 갖다 대는 등 가혹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군은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에 소극적으로 대응했고, 피해자 중 한 명은 6개월째 정신과 치료약을 복용 중이다. 가해자들은 지난 3월, 8월 강등 전역했다. 현재 A는 민간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고, B는 군사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A는 전기드릴 가혹행위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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