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월드컵 10회 연속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벤투호가 최종예선 2경기 만에 첫 승을 거두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목표였던 승점 6점 달성에 실패하면서 다가올 중동 원정에 부담을 안게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레바논과 A조 2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15분 터진 권창훈의 결승골로 1대 0 승리를 거뒀다.

지난 2일 이라크와 1차전에서 0대 0으로 비겼던 한국은 레바논을 꺾고 1승 1무(승점 4점)를 기록, 2연승을 달린 이란(승점 6점)에 이어 조 2위에 자리했다.

1차전에서 다소 부진한 한국은 레바논전을 앞두고 남태희와 손흥민이 부상을 입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100% 전력이 아닌 상황에서 한국은 황희찬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었다. 황희찬은 특유의 저돌적 드리블을 앞세워 왼쪽 측면 공격을 이끌었고, 좁은 공간에서 수비의 견제를 이겨내는 기술도 돋보였다. 레프트백 홍철과 호흡도 인상적이었다. 공수에서 서로 위치를 바꿔가며 경기를 풀어갔다.

하이라이트는 후반 15분 선제 결승골 장면이었다. 황희찬은 역습 상황에서 레바논 수비진의 전열이 흐트러진 틈을 파고들었다. 이어 페널티지역 안에 있던 권창훈의 위치를 확인한 뒤 정확한 패스로 골을 이끌어냈다. 손흥민 없이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벤투호였다. 벤투 감독도 레바논전 이후 “2경기 동안 상대에게 득점을 내주지 않았고, 승점 4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골 결정력에 대해서 아쉽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한 수 아래인 이라크와 레바논 모두 밀집 수비를 펼쳐 득점을 올리기 쉽지 않았다고 해도, 세밀함이 떨어지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특히 2경기에서 이라크전(15개)과 레바논전(20개)에서 총 35개의 슈팅 수를 기록했는데, 유효 슈팅은 이라크전 5개, 레바논전 7개에 불과했다. 슈팅의 정확도가 떨어졌고 마무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공격 효율이 굉장히 떨어졌던 셈이다.

소속팀 토트넘에서 3경기 2골을 터트리며 펄펄 날고 있는 손흥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점도 아쉬웠다는 평이다. 이외에도 빌드업 과정에서 잦은 패스와 트래핑 미스로 득점 기회가 무산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권창훈의 골을 제외하면 여전히 공격수들의 정확도는 떨어졌다. 벤투 감독은 이 점을 두고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며 이례적으로 공격진을 질책했다.

대표팀은 앞으로 계속해서 홈과 원정을 오가야 하는 힘든 일정을 앞두고 있다. 당장 다음달 예정된 최종예선에선 시리아를 홈으로 불러들인 뒤 12일에는 이란 원정길에 오른다. 이란은 같은 날 열린 이라크와 예선 2차전에서 3대 0 승리를 거뒀다. A조 6개 팀 중 유일한 2승 국가로 1위로 올라섰다.

이란 원정 경기가 최종예선 초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무더운 날씨와 함께 익숙지 않은 잔디 상태, 극성인 관중까지 있어 최악의 원정이 될 전망이다. 더욱이 이란은 한국의 천적이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 9승 9무 13패로 열세다. 특히 2011년 이후 6경기(2승 4패)에서 승리가 없다. 이란 원정은 2무 5패로 참담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어려운 일정인데 지금과 동일한 경기력이면 앞으로 좋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숙제를 떠안은 벤투호에 10월에는 달라져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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