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의 계기 됐다”…사조산업, 임시주총 터닝포인트 삼을까

이인우 사조그룹 부회장 “소액주주 단체 활동에 반성…변화하는 기업 될 것”
이창주 사조산업 대표이사 “ESG 경영 준비 중…내년 11월 IR 계획”
소액주주연대 “분쟁 더 남았다…회계 장부 소송 결과 기다릴 것”

기사승인 2021-09-14 20: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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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의 계기 됐다”…사조산업, 임시주총 터닝포인트 삼을까
14일 사조산업 임시주총에 등장한 이인우 사조그룹 부회장이 소액주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신민경 기자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이번을 계기로 반성하겠습니다.”

14일 서울 중구의 롯데손해보험빌딩 21층 강당에서는 사조산업 임시주주총회가 열렸다. 사측의 승리였다. 분위기가 사측으로 기울자 주총장에 등장한 이인우 사조그룹 부회장은 소액주주 단체 행동을 계기로 반성했다며 변화하는 사조그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사조그룹 임시주총은 사측의 완승이었다. 첫 번째 찬반 투표 안건은 이사회가 제안한 ‘감사위원회 구성 등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이었다.

앞서 사조산업 측은 △감사위원회 구성으로 감사위원회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 △감사위원회는 3인 이상의 이사회로 구성한다 △감사위원회 총위원의 3분의2 이상은 사외이사여야 하고 사외이사가 아닌 위원은 관계법령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는 내용의 정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임시주총을 앞두고 사조산업은 지난달 30일 정관 변경을 임시주총 의안에 올렸다. 쟁점은 2항이었다. ‘감사위원회는 3인 이상의 위원으로 구성하며 감사위원 전원은 사외이사로 한다’는 내용이다.
“반성의 계기 됐다”…사조산업, 임시주총 터닝포인트 삼을까
이날 임시주총 의장을 맡은 이창주 사조산업 대표이사는 첫 번째 의안이 가결됐다고 검표 결과를 발표했다. / 신민경 기자

이날 해당 안건 투표 결과는 가결이었다. 이날 임시주총 의장을 맡은 이창주 사조산업 대표이사는 “3분의 1 이상 편성으로 가결됐다”고 발표했다.

정관 변경이 가능해지면서 소액주주가 제안한 2개 안건은 자동 폐기됐다. 앞서 소액주주 측은 △서면투표 등 정관 일부 변경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 등이다. 이로써 개별 3%룰을 적용해 사조산업 오너가 경영권을 견제하려고 했던 소액주주 측 계획은 어렵게 됐다.

다음 의안은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이다. 후보는 두 명이었다. △이사회가 추천한 안영식 대성삼경회계법인 공인회계사 △소액주주연대가 추천한 송종국 소액주주연대 대표 등이다. 투표 결과 안영식 공인회계사가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일괄 투표로 이뤄진 다음 의안에서도 사측은 분위기를 이끌었다. 주주가 제안한 △이사 주진우 해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박길수 해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한상균 해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정학수 해임의 건 △사외이사 강원모 선임의 건 △사외이사 심재식 선임의 건 △사외이사 설현천 선임의 건 △사회이사 임성근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강원모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심재식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설현천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임성근 선임의 건 △배당가능이익을 재원으로 한 주식소각 목적의 자기주식 취득(20만주) 결의의 건 등의 의안 모두 사측 뜻대로 부결됐다.
“반성의 계기 됐다”…사조산업, 임시주총 터닝포인트 삼을까
이날 임시주총에서 발언권을 한 소액주주가 사조그룹 오너가 방만경영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 신민경 기자.

다만 사측의 여유는 없었다. 뿔난 소액주주들 때문이다. 이날 주총장에 참석한 다수의 소액주주는 “상장한 주식회사를 가지고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오너가 행동을 멈춰야 한다”며 “남양유업과 묶여 식품업계 대표 오너리스크 회사로 사조산업이 거론되고 있는 점에 대해 경영진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질타가 이어지자 이창주 사조산업 대표이사는 “현재 사조산업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위한 준비 단계에 있다”며 “IR(Investor Relations)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11월을 목표로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R은 주식시장에서 기업의 우량성을 확보해 나가기 위해서 투자자들만을 대상으로 기업의 경영활동 및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자 할 때 작성하는 양식이다.

상장회사 및 코스닥 등록된 회사에서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활동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비상장 회사들도 투자유치의 일환으로 기업의 재무정보까지 공개하고 있다. 일반 관계사 및 고객사에게 홍보를 목적으로 회사의 장점 및 비전만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장단점 모두 공개해 투자의 객관적인 지표를 제시하고자 하는 특징이 있다. 

이창주 사조산업 대표이사는 “더 나은 사조그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더 공정하고 투명한 사조그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인우 사조그룹 부회장은 소액주주들과 마주 앉았다. 첫 마디는 반성이었다. 그는 “그간의 과오를 인정한다. 그간 IR을 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조산업과 소액주주 간 분쟁은 또 남았다. 회계장부 소송이다. 공시에 따르면 송종국 외 123명의 소액주주들은 서울서부지방법원에 회계장부 등 열람 허용 가처분신청을 낸 상태다. 이날 주총장에서 송종국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부당한 합병 등의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며 “회계장부 열람을 통해 부당 경영의 증거를 확보한 뒤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mk503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