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스케치] "배터리 사업 분리 괜찮다...주주환원·배터리 안전성 힘 써달라"

소액주주 반대 여론 불구...차분한 분위기 진행
김준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 검토...올해 말·내년 초 방향성 정해질 것"
주주들, 배터리 화재 이슈에 따른 안전성 제고 당부도

기사승인 2021-09-16 14: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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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스케치]
SK이노베이션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 개정 및 배터리사업·석유개발사업 분사 승인 안건을 의결했다. 주주들에게 인사말 전하는 김준 총괄사장의 모습.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쿠키뉴스] 황인성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부문 물적분할에 성공했다.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이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표하면서 반발했지만, 예상대로 원안 의결됐다.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에 따라 입장이 제한돼 대다수 주주는 전자투표로 미리 의결권을 행사했지만, 이날 주총장을 찾은 이들도 꽤 됐다. 본회의장 입장 제한 인원은 40명으로 정원을 넘기자 온라인 중계석에 앉아 총회를 지켜보는 주주들도 여럿 있었다.

이날 주총장을 찾은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의 최대 관심사는 ‘주주환원 정책’이었다.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배터리 부문 물적분할에 반대했지만, 의결이 뒤집힐 거라고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주총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김준 총괄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주주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밝혔다.

김 사장은 “회사는 지속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올해 실적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 배당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 실적이 가시화되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연간 실적, 재무구조 등을 종합 고려해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물적분할 안건 의결에 앞서 진행된 주주 발언 시간에 관련된 질문이 이어졌다.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배당을 현금이 아닌 다른 것으로 할 수 있도록 한 개정안은 향후 물적분할 된 배터리 사업의 주식을 (주주들에게) 줄 수 있다는 의미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현물 배당 방식을 추가한 것은 향후 주주환원 정책 결정 시 배당의 재원을 다양하게 고려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마련한 차원”이라며,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답변을 주지 못한 점 양해 바란다”고 답했다.

글로벌 배터리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 SK이노베이션는 이번 물적분할을 통해 대규모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한편, 반발하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신설 배터리 자회사 등 보유 주식 일부를 주주에 배당하는 방안을 열어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날 주총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하는 배터리의 품질 제고를 위한 당부 발언도 있었다. 최근 글로벌 배터리사에서 생산한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리콜 사태를 맞았는데 SK이노베이션은 안정성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믿을 수 있는 배터리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었다.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최근 배터리 화재에 대한 이슈가 있는데 SK가 만드는 배터리는 안전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배터리로 평가됐으면 한다”면서 “주주들을 위해 제발 배터리에서 불이 안 나도록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his11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