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펜트하우스’ 오윤희, 제겐 애증이었죠” [쿠키인터뷰]

김예슬 / 기사승인 : 2021-09-20 06: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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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진. 인컴퍼니 제공
[쿠키뉴스] 김예슬 기자 = “정말 큰 사랑을 받았어요. 초등학생들이 저를 오윤희라고 부를 정도라니까요!”

SBS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마친 배우 유진은 홀가분해 보였다. 선과 악을 넘나드는 오윤희 역은 연기 베테랑인 그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어려움으로 다가왔던 순간들은 극을 마친 지금, 후련함과 뿌듯함으로 남았다. 최근 쿠키뉴스와 화상 인터뷰로 만난 유진은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한다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오윤희는 입체적인 인물이다. 우연한 기회로 입성한 헤라팰리스에서 딸 배로나(김현수)의 성공을 위해, 가난에서 벗어나 딸을 지켜내기 위해 악착같이 행동한다. 악의 축 주단태(엄기준)의 비밀을 파헤치던 그는 천서진(김소연) 딸 하은별(최예빈)을 구하고도 천서진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 이 과정에서 오윤희는 극심한 감정 기복부터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는 등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연기로 표현해야 하는 유진은, 그래서 늘 고민이 많았다.

“오윤희는 매회 변하는 캐릭터였어요.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내재된 성격도 달랐고요. 변화에 적응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어요. 이해되지 않는 행동도 많았지만 그래서 더 고민하고 연구하며 노력을 기울였죠. 100% 이해하지 못한 장면도 있었어요. 하지만 후반에는 제가 ‘오윤희화’돼서 그 행동이 납득되더라고요. 특히 모성애가 돋보이는 장면은 유진으로서 이해됐어요.”
SBS ‘펜트하우스 3’ 방송화면 캡처

순탄치 않았던 작업은 결국 유진에게 많은 걸 안겨줬다. “어린아이들도 나를 알아본다”며 웃던 유진은 “이제야 인기가 실감 난다”며 흡족해했다. 지난 2016년 선보였던 KBS2 ‘부탁해요 엄마’ 이후 결혼과 육아로 긴 공백기를 가졌던 그다. ‘펜트하우스’ 시리즈로 유진은 또 한 번 연기의 단맛과 쓴맛, 매운맛을 톡톡히 봤다. 화려한 복귀전을 치른 셈이다.

“오랜만에 컴백인 데다 캐릭터도 어렵다 보니 출연 여부를 꽤 고민했어요. 하지만 도전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죠. 초반엔 오윤희에 대한 비판이 많았지만 후반엔 응원해주는 분들이 많아져서 힘을 낼 수 있었어요. 공백 끝에 출연한 드라마가 큰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고, 쉽지 않던 오윤희 캐릭터를 제가 맡아 연기할 수 있어서 기뻤어요. 열심히 했으니까, 도전에 후회는 없어요.”

‘펜트하우스’의 큰 축이었던 오윤희는 시즌 3 시작 후 4회 만에 허무한 최후를 맞아 아쉬움을 안겼다.하지만 유진은 “헛된 죽음보단 현실적인 결말이라 생각한다”면서 “죽으니까 시청자 입장에서 드라마를 볼 수 있어 즐거웠다”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뒤이어 덧붙인 “잘 죽은 것 같다”는 너스레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이 같은 표현의 밑바탕에는 후련함이 있었다. 
배우 유진. 인컴퍼니 제공

“‘펜트하우스’에는 감정의 최대치를 보여줘야 하는 신이 많았어요. 덕분에 연기하며 후련함과 희열이 컸죠. 자극적인 드라마에 극한을 오가는 캐릭터라 기억에 남는 순간이 여럿 있어요. 끝마치고 ‘이 어려운 걸 내가 해냈구나’라는 성취감도 생겼고요. 다른 작품보다도 더 큰 감정이 몰아치는 기분이에요. 큰 숙제를 마쳤구나 싶죠.”


지난 1997년 1세대 아이돌 그룹 S.E.S.로 데뷔한 유진은 이후 연기자로 변신에 성공했다. 배우 인생 두 번째 드라마인 SBS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로 연기의 재미를 느낀 유진은, 그후로도 여전히 연기하는 맛에 흠뻑 빠져있다. 강렬한 의미로 남은 ‘펜트하우스’에서 앞으로 연기 인생을 함께할 새 동력을 얻었다. 

“오윤희는 제게 애증이에요. 그를 이해하고 연기하면서 애착이 생겼어요. 물론 옹호하기 힘든 인생을 살았으니 달갑진 않죠. 하지만 애증을 느낄 만큼 즐거웠고,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이번 작품으로 가장 크게 배운 건 도전정신이에요. 어려운 캐릭터를 해봤으니, 이젠 그 어떤 캐릭터도 주저않고 해봐야겠다는 용기가 생겼죠. 연기의 새로운 맛과 재미를 느꼈으니까, 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펜트하우스’ 같은 작품을 또 해봐도 재미있겠죠? 하하.”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