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우범기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

내년 지방선거, 전주에 거대한 변화의 바람 ‘예고’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 전주⋅완주통합 더는 미룰 수 없어”

입력 2021-09-17 13: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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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우범기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
우범기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

[쿠키뉴스] 박용주 기자 =전북도가 2년 연속 8조원대 국가예산 확보 성과를 거둔 가운데 전국 지자체의 정부를 상대로 한 예산 확보 각축전 현장 최전선에서 전북 몫을 확실히 지켜낸 공무원으로 송하진 도지사와 함께 전력을 다한 우범기 전 정무부지사가 첫손에 꼽힌다.  

우범기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는 2년 연속 8조원대 국가예산 확보를 결정짓고, 지난 3일 정무부지사직을 내려놓고 다음 행보를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특히 우 전 정무부지사는 내년 6월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전주시장 후보군으로 손꼽히면서, 그의 다음 정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 전 정무부지사를 찾아 내년 전주시장 후보 출마 결정 여부와 전주의 내일을 위한 정책구상 등을 들어봤다. 

­-내년 지방선거에 전주시장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최근 전북도 정무부지사직에서 물러나셨는데 어떻게 지내시는가.

“정무부지사직을 내려놓고 마음 편히 쉬고 싶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바삐 지내고 있다. 관사를 나와 이삿짐도 정리하고 퇴임 인사를 전하느라 많은 사람을 만났다. 추석명절을 앞두고 인사드릴 분들도 많아 추석에도 쉴 틈 없이 바삐 지낼 것 같다. 아무래도 편히 쉴 인생은 아니고, 하루도 쉴 새 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 함께 일해야만 하는 운명을 타고 난 것 같다. 
추석연휴에도 우리사회 곳곳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고향 전북과 전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치행보를 깊이 고민해볼 생각이다.” 

­-전북도 정무부지사로 일하면서 중앙관계의 인맥을 풀가동, 정부 부처를 설득해 많은 국가예산을 확보하고 대기업 투자유치에도 혁혁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정고시(35회)에 합격해 경제기획원, 기획재정부에서 예산과 기획업무를 담당하면서도 심중에는 늘 고향 전북이 먼저였다. 고향 사람들을 만나면 없던 힘도 났고, 고향 전북을 위한 일이라면 만사 제치고 달려들 정도로 신이 났다.   
2014년 광주 경제부시장으로 일할 때도 고향인 전북에 더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같은 호남에서도 전북이 더 소외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런 까닭에 고향 전북으로 돌아와 전북도 정무부지사로 일하면서 더 큰 힘을 낼 수 있었다. 고향을 위한 일을 하는데 누구라도 신이 나지 않겠는가. 
전북도 정무부지사로 일하면서 SK컨소시엄과 GS글로벌 등 대기업 투자를 확정지었고, 올해는 쿠팡과 일진하이솔루스, 두산퓨얼셀, 천보 등 기업투자유치 협약도 이끌어냈다. 
또한 지방자치 재정 분권을 위해 교부세율 최소 2% 인상과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지방이양예산의 보전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가적 위기에 어려운 여건에서도 2년 연속 8조원 이상 국가예산 확보를 목표로 열심히 뛰었고, 지난 3일 국회에 제출한 정부예산안에 전북 예산 반영규모가 8조원을 상회하는 성과도 거뒀다.”

­-전북도 정무부지사로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송하진 도지사의 부름을 받아 2019년 9월 정무부지사로 부임해 하루도 맘 편히 쉴 새 없이 열심히 뛰었고, 2년 연속 8조원대 국가예산 확보 성과를 이뤄냈다. 
현대조선소 군산공장 가동 중단에 이은 한국GM 군산공장 철수로 지역경제에 직격탄을 맞은 군산에 광주에 이어 ‘전북 군산형 일자리’를 이끌어낸 것도 큰 보람으로 남았다. 
새만금을 중심으로 굵직한 대기업 투자유치와 미래 경제지형에 대비한 전북의 산단 대개조를 발판으로 전북경제도 탄탄한 성장 기반을 갖춰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고창군과 부안군을 잇는 국도 77호선 유일한 단절구간에 노을대교 건설도 기재부 예타를 통과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전북도는 올해 도전한 국가공모사업도 대부분 선정돼 역대 최대 규모로 국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만금공항 건립에 들어가는 예산도 올해 140억원 규모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예산이 필수적이라는 정무적 판단에서 정부를 설득해 내년 예산에는 200억원이 넘는 규모로 담아냈다. 
전북학 연구의 거점이 될 ‘전라유학진흥원’ 예산도 전남에 ‘호남학진흥원’이 있다는 이유로 정부에서는 반대 의견 주를 이뤘는데도 국회 단계에서 예산 반영을 이뤄냈다. 
올해도 전주시 신규사업으로 한지마을 조성 용역비(1억원)를 요구했다가 기재부에 난색을 표했는데도 끈질기게 설득해 한지마을 프로그램 운영비로 5억원을 예산에 반영시켰다. 
다만 전북도민 숙원사업으로 추진한 제3금융중심지 지정, 남원공공의대 등과 관련한 현안은 뒤로 미뤄져 아쉬움으로 남는다.”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만들어진 현대차 ‘캐스퍼’가 인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전북 군산형 일자리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는가.

“광주형 일자리는 제가 2014년 광주광역시 경제부지사로 일하면서 처음 시작한 프로젝트로 문재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광주형 일자리로 만든 ‘캐스퍼’가 대통령도 인터넷으로 구매를 예약할 정도로 인기를 끄는데 기쁨도 보람도 크다. 
전북 군산형 일자리는 광주형 일자리와 다른 방향에서 지역상생형 일자리 성공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전북 군산형 일자리는 전국 최초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양대노총이 참여하는 상생형 일자리 모델로 (주)명신 군산공장과 새만금 산업단지에 전기차 완성차 4개사와 부품사 1개사가 참여해 2024년까지 5171억원을 투자해 24만대의 전기차 생산과 1700여명의 일자리 창출이 이뤄지게 된다. 
군산형 일자리로 대기업은 아니어도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중심으로 친환경 전기차를 생산, 미래 자동차시장의 판도를 바꿀 전기차가 전북경제에 강력한 성장 엔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무엇보다도 군산형 일자리는 양대 노총의 합의로 이뤄내 지역상생형 일자리모델로 전북경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우범기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
우범기 전 정무부지사는 퇴임에 앞서 지난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에 더불어민주당 전주시장 후보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내년 지방선거를 8개월여 앞두고 있다. 전주시장 후보군 중 우 전 정무부지사가 행정력에서 만큼은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 전주시장 선거에 출마 결심은 굳혔는지.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재정부에서 예산과 기획업무를 맡아 일할 때도 고향 전북을 위한 일이라면 언제나 ‘1순위’로 생각했고, 전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특히 광주광역시 경제부지사로 일하면서 같은 호남인데도 전북은 제몫을 지켜내기 못하고 소외되는 현실이 안타까웠고, 고향 전북을 위한 정치에 뜻을 품었다. 
깊은 고민 끝에 전북의 중심인 전주에 거대한 변화가 일어날 때 전북이 더 큰 성장세를 이어갈 있다는 결론을 내렸고, 내년 지방선거에 더불어민주당 전주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할 뜻을 세웠다. 우선은 전주의 미래를 위한 정책구상을 다듬고, 많은 시민들과 만나 전주에 거대한 변화를 일으켜낼 공약을 준비해 공식적인 출마 선언은 10월 중순으로 계획하고 있다.”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개발 현안 해결
전주완주통합 문제도 차기 시장의 숙제 ‘정면 돌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전주시장 후보 경선에서 무엇이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지.  

“오랜 기간 깊은 고민 끝에 전주의 거대한 변화를 위해 시장 출마를 결심한 만큼,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비켜가지 않을 각오다.  
본선보다 치열한 선거전이 될 민주당의 후보 경선은 전주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개발공약과 정책대결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수 시장의 바통을 이어받게 될 차기 시장이 마주하게 될 최대 현안은 대한방직 전주공장부지 개발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을 털어내고, 도시개발에 속도를 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업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개발사업은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사업과도 맞물려 해법을 찾아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곳에 들어서는 백화점이든, 쇼핑몰이든 전국적인 규모를 갖추고 호텔다운 호텔이 들어서야 도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컨벤션센터도 최소한 광주의 김대중컨벤션센터 규모로 지어야 마이스(MICE)산업의 경쟁력을 갖춰 전국 지자체와 겨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전주의 해묵은 현안을 풀어내기 위해 더 많이 공부하고 많은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해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전주시와 완주군 통합 문제도 다음 시장 임기 중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광주광역시가 호남의 중심 도시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지난 1986년 인근 광산군과 송정시를 통합해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광주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광주와 광산군 통합으로 광산구가 된 일대는 급속도로 팽창, 광주 경제력의 상당 부분을 광산구가 차지하고 있다. 
충북 청주도 1980년대만 해도 전주보다 인구가 적은 도시였는데 청원군과 통합으로 인구 80만 도시가 됐고, 경제력이 집중되면서 급속한 팽창으로 인구 100만의 메트로시티가 될 날도 멀지 않았다. 
전주시와 완주군이 통합하면 전주의 경제력과 인적자산도 상당 부분 완주군으로 흡수, 완주의 인구는 급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완주통합은 완주가 전주에 통합되는 것이 아니라, 전주와 완주의 경쟁력이 합쳐져 행정도, 지역경제도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신의 한수’가 될 것으로 본다. 도시가 팽창하면 전주의 인구가 완주로 흡수돼 완주의 경제력도 커지고, 전주와 완주가 더 큰 경제력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새만금공항 건설도 중앙에서는‘공항 배후에 백만도시가 없는데 국제공항은 말이 안 된다’경제논리로 반대했는데, 전주완주통합이 이뤄지면 새만금공항 배후 100만 도시가 들어서게 된다.  
전주와 완주가 통합하면 행정수도 세종시에서도 30분이면 오갈 수 있는 도시가 되고, 전국적으로 방문객들의 왕래도 잦아져 도시에 활력을 더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주의 상징 ‘호남제일문’ 인근 도로는 지하로 
지상에는 월드컵경기장으로 이어지는 녹지공원 

-정무부지사 퇴임을 앞두고 기자간담회에서 ‘호남제일문’ 인근 도로를 지하로 연결하고, 지상에는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과 함께 팔복동 산단도 서울 구로구와 같은 방식으로 재개발 정책구상을 제시하셨다.  

“전주한옥마을과 함께 호남제일문도 전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키워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청년들이 주로 쓰는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진을 보면 전주는 보통 한옥마을 여행 사진이 대부분인데 호남제일문을 중심으로 도시공간을 재구성하면 북부권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 서울에서 충청을 거쳐 전라도를 들어가는 호남의 관문인 호남제일문 일대 도로를 지하로 넣고, 지상은 녹지공원으로 조성하면 월드컵경기장과 이어지는 전주의 중앙공원으로 북부권 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편안히 산책할 수 있는 공원이 될 것이다. 전주완주통합이 이뤄지면 삼례와도 가까운 전주 북부권에 시너지 효과는 더 커질 전망이다.  
팔복동 산업단지도 울산, 서울 구로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조성된 공단이다. 서울의 구로는 천지개벽이 일어났지만 팔복동 산단은 그대로다.  단기적으로 쉽지는 않겠지만 팔복동 산단을 바꾸기 위해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
기업투자 규제를 과감히 풀어 공장도 서울의 구로와 같이 빌딩형 공장으로 세워지면 그만큼 넓어진 일대 부지에 광장도, 공원도, 주차장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차기 전주시장이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과 지역경제 성장을 위한 과제는.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업무를 맡아 일할 때도 낙후된 전주시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전주를 다시 전라도의 수도로 일으켜 세워야 한다.
전주에는 소소한 변화가 아닌,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필요하다. 그런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이루기 위해서는 당장 막혔던 물꼬를 트는 것이 중요하다.
전주를 다시 전라도 수도로 우뚝 세우려면 전주완주통합이 가장 빠른 길이 될 것이다. 전주완주통합으로 도시성장의 물꼬를 트고, 지역경제에도 물꼬를 트고, 관광산업에도 물꼬를 트면 전주와 완주 전역으로 그 물길이 넘쳐흐르고 전주시민과 완주군민, 전북도민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전주완주통합에 따른 전주시청 이전 문제도 지역의 경쟁을 거쳐 봉동, 삼례, 이서 어디로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주의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이룰 수 있는 물꼬를 트는 정책구상과 공약 개발에 주력하겠다.” 

-­끝으로 전주시민과 전북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전주시도 전북도도 시대 흐름에 맞춰 변해야 잘 살 수 있다. 더 이상 다른 지역의 성장을 부러운 눈으로만 볼 수 없다. 전주시를 전라도의 수도로 우뚝 세우기 위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시민들과 함께 변화의 물결을 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저부터 전주에 거대한 변화를 이끌 깃발을 들겠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힘든 시기를 다함께 힘을 합쳐 굳건히 견뎌내고, 전북경제에도 다시금 온기가 솟아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올 추석은 가족도 만나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마음만이라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넉넉하고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길 바란다.”

한편, 우범기 전 정무부지사는 전북 부안 출신으로 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전주해성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행정고시(35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 경제기획원, 기획재정부에서 예산과 기획업무를 담당했다. 통계청 기획조정관, 광주시 경제부시장, 기획재정부 장기전략국장, 민주당 예산 결산 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전북도 정무부지사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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