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DEStudio “배티플, 개미굴 보고 영감 받았죠” [GIGDC 2021]

문대찬 / 기사승인 : 2021-09-20 07: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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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GDC 2021 중·고등부 금상 수상작 TEDEStudio0의 '배티플'.   GIGDC 제공

[편집자주] 글로벌 인디 게임제작 경진대회(GIGDC)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며, 한국게임개발자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다. GIGDC는 참신한 기획력과 실력을 갖춘 인디게임 개발자의 등용문이 되어왔다. GIGDC 역대 수상작 가운데는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와 ‘산나비’ 등 게이머들의 이목을 모은 게임도 있다. 이번 GIGDC 2021에서는 총 430여개의 지원작 가운데 25개의 작품이 선정됐다. 인터뷰를 통해 수상작과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게이머에게 전하고자 한다.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 GIGDC 2021 중·고등부 금상을 수상한 TEDEStuido의 ‘배티플’은 모바일 플랫포머(발판이 등장하는 액션 장르) 게임이다. 탐험 욕구를 자극하는 적절한 난이도와 유저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수십 갈래의 스테이지, 여기에 ‘스핀’이라는 고유의 기능까지 더해 차별화 된 매력을 뽐낸다.

TEDEStuodio는 아산시에 위치한 설화고등학교 1학년 김진혁(17⋅팀장), 이유성(17⋅게임 디자인), 조준오(17⋅음악 제작) 등 3명으로 구성된 소수정예다. 올해로 결성 4년차를 맞은 TEDEStuodio는 인디게임 경진대회 첫 도전 만에 금상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17일 전화 인터뷰에서 “게임 개발을 계속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 같다”며 기뻐한 김 팀장은 “게임이 중독물이라는 얘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좋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예쁘게 아트(Art)를 만들어주고, 스테이지 디자인까지 신경써주는 이유성 팀원과 좋은 음악 만들어주고 있는 조준오 팀원, 무능력한 프로그래머이자 팀장을 맡고 있는 김진혁으로 이뤄진 TEDEStudio입니다. TEDEStuido는 ‘테라바이트(terabyte) 아이디어’의 줄임말이에요. 아이디어가 무한하다는 건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테라바이트만큼 많은 용량의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요. 엄청 색다른 게임보다는 기존 장르를 비틀어 색다른 시스템의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의미입니다.

팀 결성 배경이 궁금합니다.

제가 초등학생 때부터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린 나이, 초기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부담 없는 쪽을 선택하려다 보니 소프트웨어가 눈에 들어왔고 제가 좋아하는 게임 개발 쪽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그러다 중학교에 진학해 유성이를 처음 만났어요. 그림 그리는 걸 보고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서 팀을 만들 생각으로 게임 프로그래밍 공부를 했고, 개발 실력이 어느 정도 올라오고 나서는 함께 개발을 해보자고 제안해서 팀이 결성됐어요. 이후에는 작업물에 사운드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고, 때마침 음악을 하려고 한다는 준오를 만나서 지금의 TEDEStuido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왼쪽부터 디자인 담당 이유성, 팀장 김진혁, 음악 담당 조준오.   TEDEStudio 제공

GIGDC 2021 중고등부 제작부분 금상을 수상했어요. 소감을 들려주세요.

인디게임 경진대회에 작품을 낸 건 GIGDC가 처음이에요. 처음 게임을 제출 했을 때 조금 더 잘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아서 후회도 많이 했어요. 팀원들과 서로 격려하면서 ‘아무 상이나 탔으면 좋겠다’고 말하곤 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금상이라는 큰 상을 수상하게 돼 기뻤어요.

수상작이 발표되는 날에 GIGDC 홈페이지에 수상자 명단이 올라온다고 하더라고요. 그 날 아침부터 계속 새로고침 버튼을 누르면서 우리 이름을 찾아봤어요. 학교가 끝나고서 명단에 우리 이름과 게임이 있는 걸 확인하고 정말 기뻤어요. 아직도 기억에 남을 만큼 정말 행복해요. 

이번에 수상한 ‘배티플’은 어떤 게임인가요?

메트로배니아(게임 캐슬배니아와 유사한 던전 탐색 액션 장르)와 플랫포머 장르를 결합한 조금은 익숙하지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이에요. 개미굴을 보고 영감을 받았는데, 여러 갈래로 스테이지가 나뉘어 있어 도착지점도 여러 개가 있는 것이 특징이에요. 그래픽도 수려하고 ‘스핀’이라는 캐릭터의 특수 기능 덕에 유저들이 보다 색다른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어요. 

여기서 말하는 ‘스핀’은 일반 점프와는 무엇이 다른 건가요?

공개한 영상과는 다르게 현재는 ‘스핀’의 기능이 많이 변경 되고 있는 상태에요. 예전에는 하늘에서 살짝 체공을 할 수 있는 기능이었는데 지금은 공격이랑 이동, 체공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여러 가지 플레이 방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 중이에요. 360도 어느 방향이든 대쉬를 하면서 몬스터나 대포알 같은 투사체를 튕겨내고, 플레이어도 함께 튕겨나가는 그런 방식이 될 거에요. 

‘배티플’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요?

처음 개발하는 게임이라 어떤 식으로 체계를 잡으면서 개발을 해야 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나마 제일 만들기 쉬운 장르가 플랫포머라고 생각했어요. 연습용으로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유성 팀원이 높은 퀄리티의 작업물을 가져와서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하게 됐죠.

그런데 플랫포머 장르는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과잉되어 있고, 본인만의 정체성이 필요한 어려운 장르더라고요. 처음에 기획했던 건 귀여운 고양이었고 이밖에 다른 캐릭터도 준비했었는데 다 폐기처분을 하고 현재의 금발머리 소녀가 캐릭터가 됐어요. 그 후에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하기로 결심하고 팀원들과 주기적으로 회의를 거치며 만들다보니까 배티플이라는 게임이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건 대중들에게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플랫폼이 모바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훌륭한 모바일 플랫포머 게임이 많지만 다양한 콘텐츠와 색다른 경험, 높은 수준의 콘트롤을 요구하는 게임은 부족하다고 생각한 점도 모바일을 선택한 이유에요.

[GIGDC제작부문] 배티플 플레이 영상

다른 게임과 차별화 된 ‘배티플’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앞서 말한 ‘스핀’이라는 기능이 강점이에요. 하나의 시스템으로 여러 방식의 플레이가 가능해지죠. 또 영상에선 보여주지 않지만 모바일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액션이 가미된 플랫포머 보스전을 기획 중이에요. 탐험 욕구를 자극시키는, 개미굴을 연상시키는 스테이지 디자인에 수집 요소 등을 첨가해서 같은 스테이지를 여러 번 플레이할 수 있는 동기도 부여하고자 해요. 같은 스테이지를 플레이하고 있어도 다른 스테이지를 플레이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스테이지 디자인도 강점입니다.

‘배티플’을 개발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을 것 같아요.

멘탈 관리는 인디게임 개발팀들이 공감할 만한 어려움일 거예요. 저도 어디선가 들었거든요. 아무리 의욕이 넘치더라도 개발을 하면서 몇 년이 지나면 ‘우리가 잘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힘들어진다고요. 그래서 회의가 끝난 뒤 팀원들한테 ‘이쯤 되면 우리 게임이 잘 될까 라는 생각에 많이 힘들 거다’라며 격려 아닌 격려를 해줬는데 저부터 무너졌어요.

덩달아 팀원들도 무너지면서 개발에 정체기가 있었어요. 그래도 중간중간 회의는 계속 가지려고 노력했는데, 본인도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이유성 팀원이 작업물을 지속적으로 가져오고 조금이라도 보여줬던 게 팀 유지에 도움이 정말 많이 됐어요. 유성이에겐 고마운 마음이 있어요. 정말 힘든 시간들이었는데 이번 수상으로 우리팀 모두 동력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아요. 

개발 과정에서 느낀 건 마인드를 재정비하는 방법이나 방식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최대한 낙천적으로 생각하고, 지치고 힘들어도 작업을 세팅하고 조금이라도 작업하려고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사람들은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감상하기도 하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감상하고, 소설도 읽고 노래도 들으면서 문화생활을 해요. 게임은 이러한 문화 콘텐츠를 모두 아우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아직까지도 ‘게임이 중독물이다’라는 얘기가 나오는 게 제일 아쉬워요. 그런 말들이 조금은 덜 나오도록, 나오지 않도록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