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의 종전선언, 김정은에 보내는 마지막 추석 선물인가?”

이영수 / 기사승인 : 2021-09-22 13: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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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민 이사장, 文대통령 종전선언 부적절 이유 조목조목 지적
“남북미중 복합적 상황에 맞지 않고,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도 없어”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제공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종전선언의 메시지를 전하는 그 포괄적 대상은 전 세계지만, 메시지의 주 타겟은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다. 그런데 왠지 틀에 박힌 쇼업 수준으로 생각되어선지 아무런 반향(反響)이 없다. 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은 전체적으로 타이밍이 안 맞는 부적절한 제안이다.”

DJ적자이자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 발표한 종전선언을 이같이 평가했다.

장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제76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 전문은 매우 흥미로운 내용들로 가득 차있다. 그 가운데는 깜짝 놀랄 만한 내용도 담겨 있지만, 이제는 그저 평범한 공염불(空念佛)에 불과한 희소성이 떨어진 담론도 있다. 그것이 바로 종전선언”이라고 소개했다.

장 이사장은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에 대해 “첫째, 문 대통령의 임기말이라는 점에서 국내적, 국제적으로 큰 파워를 얻기가 힘들다. 둘째, 그동안 남북한간의 대화가 중단되었다는 점에서 종전선언 제안은 협상할 타이밍이 아니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셋째, 종전선언의 메시지 논리 구성과 전개 방식도 아귀가 안 맞고 타이밍도 부적절하다는 점이다. 종전선언의 제안이 국제사회로부터 효과적인 결실을 맺으려면 정전체제를 종전체제로 전환시켜 평화체제를 담보할 수 있는 북한의 핵 제거가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최소한 김정은의 핵포기 선언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유엔의 특별사찰을 받겠다는 자기 고백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IAEA의 핵사찰, 핵감시, 핵제거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핵제거를 위한 구체적이고도 선행적인 액션플랜이 없이 단 한방에 한국을 집어 삼킬 수 있는 가공(可恐)할 북한의 핵무기를 방치한 채, 미국을 끌어들여 종전선언을 제안하자는 것은 한국의 무장해제를 선언하자는 것이나 다름없는 특별한 이적행위(利敵行爲)이다. 이것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정상외교가 아니라 북한을 이롭게 하기 위한 대리행위(代理行爲)이다. 북한에 보내는 마지막 추석 선물인가?”라며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이 일정한 효력을 가지려면 최소한 그동안에 종전선언에 대한 담론을 놓고 남북, 북미, 미중, 남‧북‧미‧중간의 소통과 대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돼 왔어야만 했다. 종전선언을 놓고 꾸준한 협상 끝에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30주년을 맞아 문재인-김정은의 유엔 종전 동시 선언이 제안형식으로 나왔어야 했다. 이런 일괄적인 준비도 계획도 없는 상태에서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은 단순한 쇼업이고 헛구호로 들린다”고 덧붙였다.

또 “넷째,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인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핫스팟은 공포의 질병 바이러스로부터의 자유와 해방이다. 지금 어떤 세계인들이 한반도의 종전선언 이슈에 관심을 갖겠는가. 이슈 제안의 타이밍이 부적절하다. 다섯째,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은 현 미중관계의 복잡한 상황인식도 부족하며, 남북, 미중, 남북미중의 복합적 상황에 맞지도 않고, 그렇다고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도 없는 다소 엉뚱한 ‘매가리 없는 메아리뿐인 메시지’이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비핵화와 공동번영의 한반도를 건설하기 위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꾸준히 추진해왔고, 국제사회의 지지 속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판문점선언, 9·19 평양공동선언과 군사합의,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싱가포르 선언이란 역사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오늘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하며,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밝히면서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서 ‘올해는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에 가입한 지 30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고 밝히면서 ‘남북한과 주변국들이 함께 협력할 때 한반도에 평화를 확고하게 정착시키고 동북아시아 전체의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며, 그것은 훗날, 협력으로 평화를 이룬 한반도 모델이라 불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상의 내용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포인트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이사장은 “ 첫째, 지금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 둘째, 문 대통령은 유엔 종전선언 제안을 내놓기 전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났고 이 점은 동맹국 미국으로 하여금 깊은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다는 점. 셋째, 문 대통령이 그동안 비핵화와 공동번영의 한반도를 건설하기 위해 꾸준히 추진해 왔다고 자랑해 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북한 핵위협제거에 속수무책이었고 무익한 정책이었고 북한 핵주권을 강화시켜 주었다는 점. 넷째, 문 대통령은 지난 4년 임기동안 북한 비핵화를 위한 단 한차례의 원칙, 전략, 정책 등을 포함한 마스터 플랜을 제시해 본 적이 없다는 점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 이사장은 “그동안 문 대통령의 대북외교가 실패한 이유는 세 가지 이유 때”이라며 “첫째, 북한에 이용만 당하고 북한을 이용할 줄 모르는 대북전략 부재, 북한 무지, 외교 무지 때문이다. 둘째, 미국의 신뢰를 완전히 잃었기 때문이다. 셋째, 미국은 지금 초당적으로 문재인 정부, 북한, 중국에 대해서 신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문 대통령만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제76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은 북한을 위한 외교이지 한국을 위한 외교는 아니다. 더군다나 한국의 동맹국인 미국에게는 불청객으로 보일 것이며 기분 나쁜 소리로 들릴 것이다. 아마도 미국은 이런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도 않을지도 모른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이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과의 회동이후에 나왔기 때문이다. 지금 문 대통령은 미중관계가 어떤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지에 대한 겨자씨만한 인식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두 번 다시 이런 외교무지의 대통령을 경험한 나라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임기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자꾸 정치적 선전용으로 남북문제를 활용할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이제 그동안 헝클어 놓았던 남북문제를 차분히 추스려 나가면서 후임 대통령에게 인수인계 준비를 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전했다.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