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호소’ KT직원, 극단 선택

KT “노동청 조사의뢰·엄중조치…구조조정 무관”

기사승인 2021-09-23 11: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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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호소’ KT직원, 극단 선택

[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KT직원이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물과 KT새노조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15일 새벽 생을 마감했다. 

KT새노조는 전날(22일) 성명을 내고 “최근 KT 동부산지사에 근무하던 직원이 직장내 괴롭힘으로 지난 9월 15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의 유족의 강력한 사회적 문제제기가 있었고, 그 내용이 새노조에도 접수 됐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청원글을 올린 유족은 “집에서 유서가 발견됐는데 유서 내용도 평소 아버지의 불만을 토로 하실 때도 항상 특정인물만 지목하고 있었다”면서 “새로운 나이 어린 팀장이 부임했는데 저희 아버지에게 인격 모독성 발언과 오래전 일을 들춰 직원들에게 뒷담화를 하며 주변 직원들까지 아버지를 냉대하게 만들었다”고 썼다.

그러면서 “‘출근하는 게 너무 지옥 같다’, ‘사람이 싫다, 무섭다’”고 했고 “도대체 어떤 사람이 아버지를 이렇게 괴롭히는가 하는 의문이 들게 만들었고, 가끔 밤에 혼자 우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KT새노조는 구조조정 압박이 고인을 사지로 내몬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그가 속한 부서는 연휴 직전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걸로 알려졌다. 

KT새노조는 성명에서 “고인이 근무하던 부서가 추석 직전 졸속 합의되어 논란이 된 구조조정 대상 부서로 알려져 있다”며 “자신이 구조조정 대상이라는 사실 또한 고인에게 커다란 충격이었으리라는 게 KT 내부의 여론이다"고 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팀장과 지사장은 사과는커녕 사건을 회피하려는 행동을 보여 비난은 커지고 있다. 사건 당일에도 팀장은 고인이 출근을 안 했다는 이유로 유족을 닦달한 걸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동일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적고 있다”며 “KT 측의 진심어린 사과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 한다”고 말했다. 

KT는 “자체 조사는 물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고용노동청에도 조사를 의뢰했다”며 “사실 관계 규명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조조정도 고용안정을 위한 재배치일 뿐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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