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술자리 의혹 "사과할 일 아니"라는 국립중앙의료원장…여·야 "태도 잘못됐다" [국감 2021]

유수인 / 기사승인 : 2021-10-14 16:29:41
- + 인쇄

국정감사서 '음압병동 술자리' 논란 문제 제기

국정감사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화면 캡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최근 불거진 병원 내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일관하자 여야 의원들이 강하게 질타했다. 

이종성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국정감사 오전 질의에서 최근 불거진 '음압병실 술자리' 의혹을 언급하며 "작년 12월 음압격리병동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공공병원, 그것도 음압격리병동에 술병이 올라와 있었을 수 있었는지 국민들은 의아해 한다"면서 "작년 12월 초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던 시기이다. 심지어 술자리에 참여했던 모 실장은 직후 음주 진료를 했다는 이야기까지 있다. 사실이냐"고 물었다.

또 이 의원은 "술자리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평소에도 술자리를 좋아하는 것 같다"면서 "2018년 의료원에서 일하는 간호사가 마약을 하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튿날 사고 수습도 안 된 상황에서 보건복지부 국장, 과장, 교수들과 술자리를 가졌고 또 불과 열흘 뒤에 지방 선거를 지원한다면서 민주당 술파티에 참석했다는 기사가 있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낙하산 인사, 대통령의 측근, 문 정부 실세. 이런 구설들로 인해 의료원이 공공의료의 불신만 키웠다는 평가가 있고 그 책임은 원장님의 무능에 있다고 이야기를 하는게 동의하느냐"라면서 "대통령이 특별히 채용할 정도면 탁월한 운영 능력을 발휘했어야 함에도 초유의 사태로 국민의 분노, 공공의료에 대한 불신을 야기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과,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고 했다.

하지만 정 원장은 "거기에 대해 사과할 용의는 없다. 와인 1병이 있었다. 와인 1병이 놓여 있다는 이유로 술자리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라면서 "(음주 진료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 민주당 술자리 파티도 사실이 아니다. 아는 의원님들도 계시겠지만 제가 술을 못 한다. 의료원이 가지고 있는 한계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임에는 틀림 없지만 비방과 명예훼손, 과장 등의 어떤 프레임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일부는 정정 보도를 요구했었고, 술자리 부분도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후 질의에서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정 원장님은 작년 12월 저녁식사 자리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 당당하게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라면서 "그때는 동부구치소발 감염자가 늘어서 하루에 2000명씩 생길 때이다. 이때 (술자리는) 정말 적절치 않다. 아까 너무 당당하게 말씀하시던데 저나 원장님이나 공직자이다. 공직자는 내 의사보다 보이는 눈이 더 중요하다. 남들이 볼 때 어떻게 보겠느냐. 그러니까 각성하고 반성하라는 현수막이 내걸리고 그렇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 부분에 대해서 하실 말씀은 많겠지만 의료원의 최고 책임자가 누구냐. 원장님이다. 사람들이 왔으면 돌려 보내도록 해야 하고 양해를 구해야 하는데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 않느냐. 그 부분에 있어서는 사과를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했다. 

이에 정 원장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 사과하라면 충분히 사과할 수 있지만 그날 모임은 새 의료진들이 정말 엄중한 시기에 저녁 한번, 밥 한법 나가서 먹을 수 없는 상황에서 (식사자리를 가진 것인데) 술판을 벌렸다고 의심하고 과장·왜곡한 것에 대해서는 명백히 인권 침해이고 모독이다라는 의견을 드리는 거다. 그것이 팩트이고 소상히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그런 모양을 누가 만든 거냐. 국민이 볼 때는 충분히 거기(술자리)에 대한 의심을 가진다. 그러면 그런 모양을 안 가지면 될일 아니냐"라면서 "그런 모양은 안 보이게 하는 게 맞고 있어도 피해야 하는 게 맞다. 우리 모두가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감정적으로 할 얘기가 아니"라고 꼬집었다. 

이후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도 "그래서 정 원장님은 해당 사건이 잘못된 일이고 사과할 일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지만 정 원장은 "사과할 일이 아니다. 팩트와 다르기 때문에 소상히 설명했고, 와인병 하나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 술판, 술자리라고 표현하는 것은 대단히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거듭 부정했다. 

이에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수장은 본인이 잘못을 따지는 위치가 아니다. 그 많은 의료원 직원들 중 한 분이 잘못해도 수장이 책임을 져야 하는 거다"라며 "억울할 수도 있다. 직원들의 단합과 회식을 위해서 (식사자리가) 필요하다고도 본다. 장소도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나가서 외식을 할 수 없고 하니까 도시락을 배달받아 먹을 수도 있지만 때와 장소라는 게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와인이든 맥주든 그 자리에 술이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재가 있는 거다. 그 와인병이 하나 있는 것만으로도 여러 가지 음해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러면 나름대로 이유가 있더라도 술병이 있어서 오해를 산 데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정 원장의 태도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감을 받는 피감기관의 태도에 대해서 지적을 해야 할 것 같다. 정 원장님께서는 억울하실거다. 또 내부 제보에 의해서 발생한 일에 대해 부당하다고 생각할 거고 지금도 마음 속으로는 동의가 안 될 것"이라며 "그런데 문제는 국민이 보기에 격리병동,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대응을 책임지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그러한 회식을 벌였다는 것. 거기에 와인 한 병이 있었다는 것이다. 딱 공격하기 좋은 거 아니냐"고 했다.

그는 "문제에 대해서 인정하라고 하는 것을 억울하다고 계속 항변하는데 여기가 사적인 자리가 아니지 않느냐. 국감이라고 하는 것은 어쨌든 간에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서 묻는 건데 자꾸 아니라고 이야기하면 국감이냐"면서 "원장님의 태도를 개선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진 후 김 위원장은 "국감이기 때문에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시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앞서서) 여쭤본 것은 이 사건이 바람직한 일이었느냐, 아니었느냐. 결과적으로 잘 되었느냐 아니냐. 관리 책임자로서 이런 일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대한 답을 물은 것"이라며 "그런데 그 답을 못 들었다고 생각한다. 정 원장님이 보이시는 직무 태도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판단할지에 대해서는 달리 의논을 하겠다"고 말했다.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