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기본법 7년… 여성대표성 여전히 물음표

한성주 / 기사승인 : 2021-10-19 07: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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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픽사베이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 양성평등기본법이 제정된 지 7년이 지났지만, 여성의 과소대표 현상이 여전한 실정이다.

18일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의 법정 정부위원회 544개의 전체 위원 성비를 전수 조사한 결과, 당연직 위원을 포함한 실질적인 정부위원회 여성참여율은 31.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위원 중 여성위원 비율이 40%에 미달하는 위원회는 398개, 73.2%에 달했다.

여성 위원이 가장 희귀한 부처는 산업통상자원부였다. 34개 위원회의 전체 위원 여성참여율은 평균 22.8%에 불과해, 소관 위원회가 5개 이상인 부처 중 성비가 가장 불균형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다음으로는 금융위원회(24%), 기획재정부(24.9%), 고용노동부(27.5%) 순으로 전체 위원 여성참여율이 낮았다. 소관 위원회가 5개 미만인 부처 중 전체 여성위원 비율이 낮은 곳은 외교부(7.5%)였다.

여성위원이 없는 위원회도 8곳으로 적지 않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중케이블정비협의회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방위사업청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국내복귀기업지원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노후거점산업단지경쟁력강화추진위원회 △외교부 민관합동해외긴급구호협의회 △국토교통부 항공보안협의회 △보건복지부 첨단의료복합단지위원회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등이다. 특정 성별의 전문인력이 부족한 분야로 인정되는 위원회는 예외적으로 법정 성비 기준을 적용하지 않지만, 이들 8곳은 예외로 인정되지 않는 분야임에도 총 위원 133명이 전원 남성이었다.

특히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이외에 △투자정책전문위원회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험관리성과보상전문위원회 등의 위촉직 위원 전원이 남성으로 파악됐다. 국민연금기금운용실무평가위원회만 위촉직 14명 중 여성의원이 4명으로 30.7%(1명 공석)이었다. 

공공부문의 유리천장은 민간 기업까지 연결됐다. 국민연금공단은 여성 임원을 한명도 선임하지 않은 대기업들에 투자하고, 이들 기업의 임원 성비 불균형 문제를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여성가족부·국민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 중 올해 1분기 기준 여성임원을 한 명도 선임하지 않은 67개 기업에 대해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은 총 23조693억원에 달했다. 평균 주식보유량은 3443억원, 평균 지분율은 7.6%다. 국민연금은 이들 기업 가운데 65곳(97%)에서 의결권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임원직의 남성 독점을 문제삼지 않았다. 

내년 8월부터 시행되는 자본시장법 제165조20 '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주권상장법인이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별로 구성하는 것을 금지한다. 시행이 당장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제도와 현실 사이의 괴리가 큰 상황이다. 안소정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법률과 지자체 조례에 따라서 특정 성별이 위원회의 60%를 넘지 않도록 제도화했지만, 이 기준의 준수 여부에 따른 득실은 크지 않다”며 “조직 내에서 오래 유지되어 온 성차별적 문화를 바꾸기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공·민간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별의 치우침을 고려하지 않고 전문가 위원이나 고위직을 구성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도 여성대표성이 기업을 평가하는 중요 지표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