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봉지서 기름 뽑아낸다’...SK지오센트릭 ‘도시유전’의 재발견

SK지오센트릭, 친환경 도시유전 연구개발
환경과학기술원, 열분해 자체 기술 및 친환경 소재 개발
국내외 협력 통해 선도적 기술 확보 집중
열분해유 기술 가진 국내업체와 협력...11월부터 상업 생산 목표

기사승인 2021-10-19 16: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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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봉지서 기름 뽑아낸다’...SK지오센트릭 ‘도시유전’의 재발견
에코크레이션의 열분해 기술이 적용된 뉴에코원 공장 엔지니어가 열분해유 생산 설비를 시험 가동하고 있다. 사진제공=SK지오센트릭

[쿠키뉴스] 황인성 기자 = “오염도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염된 라면 봉지에서도 충분히 기름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SK지오센트릭과 협업을 진행 중인 전범금 에코크레이션 대표 말이다. 

전 대표는 “재활용 되지 않고 소각·매립되던 폐플라스틱도 SK지오센트릭과 함께 추진하는 화학적 재활용(Chemical Recycle)을 통해 기름으로 재탄생할 수 있어 환경 오염도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SK지오센트릭은 18일 그린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의 핵심 거점인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과 친환경 비즈니스 파트너 중 하나인 ‘에코크레이션’ 열분해유 공장을 공개했다.


‘라면 봉지서 기름 뽑아낸다’...SK지오센트릭 ‘도시유전’의 재발견
재활용수지가 적용된 단일재질 친환경 플라스틱 용기에 대해 설명하는 함형택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친환경제품솔루션센터장. 사진제공=SK지오센트릭

SK이노베이션 환경기술원은 SK지오센트릭이 추진하는 폐플라스틱 사업 방향성과 핵심 기술을 소개했다. 폐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핵심으로 불리는 열분해유 기술과 현재 생산하고 있는 친환경 소재를 선보였다.

함형택 SK이노베이션 환경기술원 친환경제품솔루션센터장은 “친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SK지오센트릭이 추진하려는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당사가 생산한 플라스틱을 100% 재활용하고, 더 나아가 친환경 제품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면 봉지서 기름 뽑아낸다’...SK지오센트릭 ‘도시유전’의 재발견
박민규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PL이 폐플라스틱 열분해 후처리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SK지오센트릭

환경과학기술원은 열분해유 후처리 기술을 개발 중이다. 열분해유를 만드는 기술은 많지만 열분해유를 정유·석유 공정에 원료유로 투입하기 위해서는 불순물 제거가 필수적이다. 불순물을 포함한 열분해유를 투입할 경우 대기 오염 물질 배출, 설비 부식 등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박민규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PL은 “현재 생산되는 열분해유는 불순물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 석유화학 공정 투입 시 부식, 폭발 위험성이 있다”며 “불순물 제거하는 공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후처리 공정에 수소를 첨가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후처리 기술 개발 중이다”고 설명했다.

환경과학기술원은 SK지오센트릭과 함께 후처리 기술을 개발·적용해 열분해유를 친환경 연료유로 변모시켰다. 지난달 30일에는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원료유로 투입해 성공했다.

환경기술원은 연구실 개발 단계인 후처리 기술을 내년 1분기에는 100억원을 투자해 데모 플랜트로 확대한다. 2024년 상반기에는 10·15만톤 규모 상업 플랜트 준공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자체 기술 개발과 함께 필요한 외부 기술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미국 열분해 전문업체 브라이트마크와 사업 협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술과 자체 기술이 결합한 대규모 열분해유 공장을 울산에 건설하고 2024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간 20만톤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해 연간 약 108만 배럴의 열분해유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은 국내 열분해 업체인 에코크레이션과 지난 3월 폐플라스틱 열분해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 8월에는 에코크레이션 지분 25%를 확보했고, 11월 상업 생산을 목표로 시험 가동 중이다.

이날 방문한 뉴에코원 열분해유 공장이 현재 시험 가동 중인 곳으로 이곳에서 생산된 열분해유는 전량 SK지오센트릭에 공급된다. 

SK지오센트릭의 국내 파트너사인 에코크레이션은 환경부가 인증한 국내 열분해 기술 보유 및 설비 엔지니어링 업체다. 촉매탑을 활용한 촉매제어기술 등 독자 기술을 갖고 있고 중요 핵심 공정에 기반한 열분해 플랜트 개발에 성공해 NET(New Excellent Technology) 인증을 받았다.

김지연 에코크레이션 이사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상용화뿐만 아니라 고순도 열분해유를 생산해 SK지오센트릭 공정에 투입함으로써 친환경 및 ESG 경영에서 양사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향후 SK지오센트릭과 함께 열분해유를 환경 분야 혁신 제품으로 지정 등록될 수 있도록 협력해 탄소 중립에 기여하고 폐플라스틱 순환 경제 구축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라면 봉지서 기름 뽑아낸다’...SK지오센트릭 ‘도시유전’의 재발견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스템과 현황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전범근 에코크레이션 대표. 사진=황인성 기자

에코크레이션은 국내 기술로 만든 열분해유 공정에 자신감을 보였다.

전 대표는 “우리 열분해유 공정은 타사보다 생산수율, 안전성, 대기오염 우려 등에 있어 압도적인 우위를 갖고 있다”며 “기존에 소각·매립되던 저급 폐플라스틱도 열분해로 품질 높은 열분해유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열분해 공정 과정에서 생기는 염화수소를 80% 이상 제거해 대기오염을 줄일 뿐 아니라 왁스 등 유기물 찌꺼기도 제거해 고품질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며 “석유화학 주원료인 나프타도 안정적으로 분리 생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is11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