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초읽기...넘어야 할 것들

김동운 / 기사승인 : 2021-10-20 0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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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주가 1만2000원 돌파…내부등급법 적용으로 ‘실탄 확보’ 까지
정치권, 예보의 주주권 행사 필요 주장…김태현 사장 “최종판결 보고 조치”

사진=우리은행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우리금융그룹이 민영화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부진을 겪었던 우리금융이 올해 들어 양호한 실적을 보이는데다  내부등급법 도입 등 ‘호재’가 겹치면서 지분 매각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정치권에서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위한 주주권 행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하면서 ‘악재’도 동시에 겹치게 됐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 지분 최대 10%를 매각하기로 하고, 지난 8일 지분 매각을 위한 투자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했다.

예보는 우리금융 지분의 15.1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국민연금보험공단 9.8% ▲우리사주조합 8.75% ▲노비스1호유한회사(IMMPE) 5.62%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지분 매각에 성공하면 예보는 보유 지분이 5.13%로 내려가면서 최대주주 지위에서 내려가게 된다. 여기에 예보의 지분을 민간이 가져가며 우리금융의 민영화가 이뤄진다. 지난 2001년 공적자금이 투입돼 예보가 최대주주가 된 이후 20년 만이다.

우리금융은 그간 민영화를 숙원사업으로 삼아온 만큼 주가 부양에 힘쓰고 있다.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 위해선 적정 주가에 안착되야 한다. 예보가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우리금융의 적정 주가는 1만2000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19일 기준 우리금융의 종가는 1만2350원으로, 적정 주가를 넘겼다.

또한 우리금융은 연내 내부등급법 도입이 예정돼 있다. 내부등급법은 바젤Ⅱ부터 자본규제 체계의 민감도를 높이고 은행의 리스크 관리기법 개선을 촉진할 목적으로 도입됐는데, 내부등급법이 도입될 경우 자본비율이 크게 상승한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의 자본비율은 11%대 후반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비율이 높아지면 비은행 인수·합병(M&A) 여력 증가로 이어진다. 비은행계열사가 부족하다 평가받는 우리금융으로서 ‘실탄’이 넉넉해지는 셈이다.

이같은 호재가 이어지면서 예보의 우리금융 지분매각에 많은 금융사들이 참여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에 따르면 LOI를 제출해 인수전에 참여한 곳은 금융회사, 사모펀드, 해외투자자 등 총 18곳이다. 이 중 ▲KT ▲호반건설 ▲이베스트증권 ▲우리사주조합 ▲유진PE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방식은 매각 예정가격을 상회하는 입찰자들 중 가격 순 희망 가격 및 물량대로 여러 명에게 낙찰시키는 ‘희망수량 경쟁입찰’이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예보에게 우리금융을 상대로 한 주주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우리금융에게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치권에서 최대주주인 예보에게 DLF 사태와 관련해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예보 국정감사에서 “국민의 재산에 손해가 발생했다면 손해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공공기관의 책무이며, 예보가 손 회장을 상대로 다중대표소송을 제기할 의무가 있다”며 “손 회장에게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의무가 있었지만, 결국 이를 소홀히 해 우리은행에 손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회사의 이사가 법령 위반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면 회사가 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주가 회사 대신 이사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제도를 ‘주주대표소송’이라고 한다. 다중대표소송은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이사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예금보험공사가 손 전 행장의 감시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우리은행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해 손 전 행장에게 다중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

다만 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1심 판결만으로 행동하기 보단 법원의 최종적인 판단이 나오면 그 결과를 보고 예보가 주주로서 취해야 할 마땅한 사정이 있다면 여러가지 실익을 보고 조치를 취하겠다”며 “현재 구체적으로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1심 판결만으로 조치를 취하기는 아무리 주주라해도 무리가 있다”고 유보된 입장을 취했다.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