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서 빛 속으로 들어온 댄서들… ‘스우파’가 남긴 것

기사승인 2021-10-25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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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에서 빛 속으로 들어온 댄서들… ‘스우파’가 남긴 것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포스터. Mnet 제공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 열풍을 빼놓고 2021년을 설명할 수 없게 됐다. 한 편의 예능 프로그램이 던진 돌은 곳곳에 파문을 일으켰다. 무대 뒤편에 존재했던 댄서들의 자리가 맨 앞 가운데로 바뀌었다. 수많은 사람들을 댄스 챌린지에 참여하게 했고, 매회 오래 남을 명대사가 나왔다. 프로그램 내에서 펼쳐진 워스트-베스트, 팬덤과 순위 싸움의 의미는 흐려지고, 프로그램 밖에서 댄서들이 모두 승리하는 서사가 그려졌다. 지난 8월말부터 두 달간, ‘스우파’에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 ‘3억뷰’

많이 봤다. 지난 8월24일 ‘스우파’ 첫 방송 시청률은 0.8%(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였다. 시청률은 한 회 만에 1.9%로 뛰어올랐다. 결승 진출팀을 가린 8회 방송(10월19일)은 2.9%까지 기록했다. CJ ENM이 발표하는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에선 7주 연속 1위에 올랐고, 방송 7회 만에 유튜브 영상 총 조회수 3억뷰를 돌파했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팬들은 좋아하는 댄서가 가수들과 함께 꾸민 과거 무대 영상을 ‘발굴’하고 있다. 홀리뱅 허니제이가 과거 가수 박재범과 공연에서 함께했던 유튜브 직캠 영상엔 ‘스우파’ 팬들의 댓글이 줄지어 달리며 100만 조회수를 넘기도 했다.

□ ‘#heymama’

많이 참여했다. ‘스우파’에서 웨이비 노제가 안무를 짠 ‘헤이 마마’(Hey Mama)는 올해 가장 유행한 숏폼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높다. ‘헤이 마마’는 ‘스우파’ 2회에서 계급미션 경연곡으로 등장해 방송 이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챌린지 열풍의 주인공이 됐다. 배우 변요한, 김무열, 위하준 등 배우들이 ‘헤이 마마’ 댄스를 작품 흥행 공약으로 내걸며 챌린지에 뛰어들었고, 일반인들도 직접 안무 영상을 올리는 등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헤이 마마’ 챌린지는 해외까지 퍼져 틱톡 ‘#heymama’ 해시태그 조회수가 1억8000만 회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듀서 데이비드 게타(David Guetta)가 7년 전 발표한 곡인 ‘헤이 마마’는 국내 음원 차트 역주행까지 이뤄냈다.

어둠에서 빛 속으로 들어온 댄서들… ‘스우파’가 남긴 것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계급미션 스틸컷. Mnet 제공

□ ‘210만 팔로워’

인기가 많아졌다. 웨이비 노제의 SNS 팔로워는 방송 전 약 60만명에서 최근 약 210만명으로 상승했다. 팬들이 크루들을 응원하는 지하철 광고가 걸리고, 일부 댄서는 광고가 밀려들고 있다. ‘스우파’ 밖에서 가수들과 함께 일하는 무대 역시 화제가 됐다. 지난달 9일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방송된 가수 이하이의 ‘빨간 립스틱’ 무대에 오른 프라우드먼 모니카의 직캠 유튜브 영상은 200만 조회수를 넘었고, 현아&던 ‘핑퐁’ 무대에 오른 원트 엠마의 직캠 유튜브 영상은 440만회 조회수를 돌파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환영받고 있다. 훅 아이키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했고, 모니카는 MBC ‘놀면 뭐하니’에 등장했다. 댄서들은 ‘스우파’ 스핀오프로 제작되는 Mnet ‘스트릿 걸스 파이터’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 ‘악마의 편집’

구설이 많았다. 프로그램을 대하는 제작진의 태도가 특히 문제시 됐다. 무대 준비 과정을 보여주는 내용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거나, 특정 멤버가 비난받는 상황을 제작진이 편집으로 만들어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하차하면서 남기는 ‘굿바이 영상’을 한 팀만 빼놓고 방송했고, 전체 분량도 상대적으로 적어 해당 팀을 일부러 홀대한다는 논란도 빚었다. 탈락 팀 후보를 1등 팀이 선정하게 하고, 굳이 워스트 댄서를 지목하게 하는 등 지나치게 출연자들의 갈등을 유도하는 진행 방식도 비판받았다. 댄서들을 연예인 뒤가 아닌 무대 중앙에 세우는 취지와 달리, 또 연예인들을 섭외해 미션을 진행하는 규칙 역시 제작진이 자신들이 만든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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