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끝까지 유쾌했던 퍽즈 “클리드야, 행운을 빌어”

기사승인 2021-10-26 01:20:21
- + 인쇄
[롤드컵] 끝까지 유쾌했던 퍽즈 “클리드야, 행운을 빌어”
클라우드 나인의 미드라이너 '퍽즈' 루카 페르코비치.   라이엇 게임즈 제공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 악동은 패배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클라우드 나인(C9)은 25일 오후 9시(한국시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2021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젠지e스포츠와의 8강전에서 0대 3으로 완패했다. 8강 조추첨 결과 발표 뒤 환호성까지 내지르며 드러낸 자신감이 무색할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였다.

특히 젠지의 미드라이너 ‘비디디’ 곽보성을 “8강에서 제일 약한 미드라이너”로 평하며 도발했던 ‘퍽즈’ 루카 페르코비치는 곽보성에게 경기 내내 압도당해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퍽즈’는 “젠지는 우리가 배정 받을 수 있는 가장 약한 팀임에는 분명했다. 담원 기아나 T1은 너무 강해 보이고 RNG도 강한 평가를 받는 팀이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RNG가 가장 약한 팀이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특유의 익살을 잃지 않았다.

그는 “당시 우리에겐 굉장히 좋은 조 추첨 결과처럼 보였지만, 젠지의 경기력이 좋았다. 젠지가 더 잘하는 팀이었던 것 같다”면서도 “경기에 임할 땐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프로라면 응당 갖춰야 하는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뭇 진지한 어투로 자신의 가치관을 전했다. 

‘퍽즈’는 “우리가 1경기를 이겼다면 경기가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직스와 야스오 전략에 젠지가 두려움을 가질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우리 조합에 대처 방안을 갖고 있었고 예상치 못한 픽을 가져왔던 것 같다”며 “3세트도 우리가 이겨야 했던 경기였지만 이미 0대 2로 뒤진 상황이었고, 그런 상황에서 누구든지 실수를 범할 수 있다. 우리가 이기지 못했던 게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보여주고 싶었던 게 많았는데 아쉽다”고 말끝을 흐렸다. 

지난해까지 유럽 G2 e스포츠에서 원거리 딜러로 뛴 ‘퍽즈’는 올해 C9으로 이적하며 자신의 본 포지션인 미드라이너로 복귀했다. 그는 “포지션도 바꾸고 유럽에서 북미로 이적하는 변화가 있었다. 가족과 친구 없이 아예 새로운 대륙에서 생활을 시작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꽤나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올 시즌을 돌아봤다. 

이어 “서머 시즌은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회복해서 롤드컵까지 온 게 자랑스럽다”면서 “오늘 내가 2세트에 실수를 많이 했다. 경기를 끝나고 복기를 많이 했다. 지금은 많이 지친 상태다. 휴식을 취하면서 멘탈을 리셋하고, 올 시즌에서 배운 점을 토대로 내년에 또 나아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웃음기를 빼고 진지하게 인터뷰를 이어가던 ‘퍽즈’는 악연이 깊은 ‘클리드’ 김태민(젠지)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다시금 장난기를 발동시켰다. ‘퍽즈’는 2019년 MSI부터 올해 롤드컵까지 국제대회에서 김태민과 총 4차례 맞붙어 3승 1패를 거뒀다. ‘퍽즈’는 “클리드에게 행운을 빈다. (4강 상대인) EDG를 꼭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결승에서 담원 기아나 T1을 만나 떨어질 것 같지만 파이팅이다”라며 웃었다. 

한편 ‘퍽즈’는 LoL e스포츠계의 대표적인 악동으로 꼽힌다. 특히 한국 팀들과의 맞대결에서 거침없는 도발과 트래시 토크를 벌여 국내 팬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선수다. 

mdc05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