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방위사업청의 ‘허술한’ 계약… 軍 신형 방탄복 판매 결국 ‘불기소’

최기창 / 기사승인 : 2021-11-05 13:5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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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이베이’에 신형 방탄복 올라와
조명희 “방위사업청 사실상 수수방관… 특수계약조건 개선 시급”

국방부가 조명희 의원에 제출한 자료 일부.   조명희 의원실 제공

지난해 국군의 신형방탄복이 미국 온라인 유통기업 ‘이베이’에서 판매돼 논란이 된 이후 국방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올해 6월 해당 사건과 관련해 불기소(각하)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방위사업청의 계약 조건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방위사업청과 신형방탄복 계약을 체결한 A사는 같은 해 4월 미국에 위치한 성능시험 평가기관에 제품을 발송했다. 다음 달인 5월에는 시험기관으로부터 시험 성적서를 받았다. 이후 평가기관으로부터 방탄복을 전량 폐기했다는 공문도 받았다.

그러나 해당 제품 중 1벌이 ‘이베이’에 올라왔다. 결국 지난해 10월 국방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다만 경찰은 올해 6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국방부 측은 이를 폐기 과정에서 유출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조명희 의원실 제공

해당 사건이 일어난 배경에는 방위사업청의 허술한 계약 조건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신형방탄복 관련 방위사업청 계약조건(물품제조 구매 계약특수조건 표준)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불합격품을 회수 후 비군사화하도록 했다. 그러나 합격품에 관해서는 별도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업체와 성능 평가 기관이 임의 폐기 절차를 진행한 이유다. 

조 의원은 “이번 신형방탄복 건을 비롯한 각종 군용품 민간 매매는 엄연한 불법”이라며 “검사 불합격품은 회수하고 있으면서 정작 합격품은 나 몰라라 하는 방위사업청 특수계약조건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도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등 관련 기관은 사실상 수수방관했다”며 “군용품 유출은 안보와 직결된 문제인 만큼 관련 기관 모두가 책임지는 종합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