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두산의 희망마저 꺾었다.

KT 위즈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쏠(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두산 베어스와 3차전을 3대 1로 승리했다.

1·2차전에 이어 3차전까지 잡은 KT는 이제 창단 첫 우승까지 단 1승만 남겨뒀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3차전을 모두 이긴 팀이 우승에 실패한 경우는 없었다. 두산은 벼랑 끝에 몰렸다. 2020년 한국시리즈 4차전부터 이날 경기까지 한국시리즈에서 6연패를 당하며 구단 자체 최다 연패의 불명예 기록을 떠안았다.

KT는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5.2이닝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베테랑 박경수는 결승 홈런을 포함해 2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내내 휴식을 취했던 아리엘 미란다가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두산은 미란다가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도 KT의 타선을 묶어 승리를 기대해 봤지만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벼랑 끝으로 몰렸다.

경기 초반은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KT 데스파이네와 두산 선발 미란다 모두 호투하며 쉽게 점수를 주지 않았다. 양 팀은 4회까지 득점을 내지 못했다.

0대 0 균형은 5회에 깨졌다. KT는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박경수가 미란다의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 홈런은 결승 득점이 됐다.

KT도 두산의 마운드를 제때 공략하지 못했다. 6회초 두산의 2번째 투수 이영햐를 상대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는데, 호잉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장성우가 병살타를 기록하면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KT는 7회에 다시 치고 나갔다. 7회초 배정대의 볼넷과 도루, 박경수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후속타자 심우준이 유격수 땅볼을 쳤지만 병살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1사 1, 3루의 찬스가 계속됐다.

두산은 이영하 대신 홍건희를 올렸지만 결과는 패착이었다. KT는 조용호가 홍건희를 상대로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때려내 1점을 더했다. 이어 황재균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해 3대 0으로 달아났다.

KT는 고영표를 올리며 승부수를 던졌다.

7회말을 삼자범퇴로 끝낸 고영표는 8회말 2사 2루에서 안재석에 중전 적시타를 맞아 두산에 추격하는 점수를 줬다. 하지만 페르난데스를 1루 땅볼로 잡고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았다.

9회말 마운드를 이어받은 KT 마무리 투수 김재윤은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고 팀 승리를 지켰다. 김재윤은 1차전에 이어 이번 시리즈 두 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두산의 타선은 이날도 침묵했다. 그나마 제 컨디션을 자랑하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마저 이날 3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한국시리즈 4차전은 오는 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