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조용한 혁신···급진적 인사 대신 안정

'포스트 권영수'에 권봉석···4인의 부회장 체제
40대 젊은 피 임원 대거 발탁···신임 상무의 62%

기사승인 2021-11-25 18: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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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대부분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을 유임시켰다.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구광모 회장은 '안정'을 택했다. 구 회장은 직접 관할하는 (주)LG의 수장에 권봉석 LG전자 사장을 선임하는 등 안정적인 혁신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구광모, 조용한 혁신···급진적 인사 대신 안정
구광모 회장    LG
LG그룹은 25일 (주)LG를 비롯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에서 2022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사룡(四龍) 체제를 구축했다.

권봉석 부회장은 포스트 권영수 역할을 수행하며 구 회장을 보좌하고 그룹의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역할도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구광모, 조용한 혁신···급진적 인사 대신 안정
권봉석 부회장    LG
(주)LG는 "권봉석 부회장은 LG전자 대표로 선택과 집중, 사업 체질 개선을 통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 LG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 준비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에 권영수 부회장으로 내정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실시한 이후 '구 회장 중심의 급진적이고 파격적인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었으나, 권봉석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권 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전보 인사 시킨 것 말고는 차석용·신학철 모두 자리를 지켰다. 다만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181명)를 통해 젊은 인재를 전진 배치, 미래 준비를 강화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전체 승진자의 절반 이상이 40대 젊은 임원으로 채웠다는 점이다. 신임 임원 상무 132명 가운데 62%(82명)가 40대다. 최연소 임원은 올해 41세인 80년생 신정은 LG전자 상무다. 신 상무는 차량용 5G 텔레매틱스 선행개발을 통한 신규 수주 기여 성과를 인정받아 발탁 승진했다고 그룹은 설명했다.

LG는 이번 인사에 대해 "이번 임원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2018년 구광모 대표 취임 이후 실시한 네 번의 임원 인사 가운데 최대 규모인 132명의 신임 상무를 대거 발탁한 것"이라며 "올해 양호한 성과를 기반으로 잠재력과 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재를 과감히 기용해 '고객가치'와 '미래준비'를 도전적으로 실행하고, 특히 상무층을 두텁게 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사업가를 육성하고 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한 포석"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또 하나 두드러지는 변화는 여성 인재의 대거 발탁이다. LG는 여성 전무 1명 승진, 신규 상무 선임 8명 등 여성 임원 기조를 유지했다. LG의 여성 임원 비중은 2018년 말 3.5%(29명)에서 2021년 말 6.2%(55명)로 2배 가까이 확대됐다.

외부 영입도 눈에 띈다. LG는 올 한해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 온라인사업담당 전무로 데이비드강 전(前) 스페이스브랜드 글로벌마케팅 부사장 등 총 28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2018년 구 회장 취임 이후 외부 인재 영입은 총 79명이다.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